▲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해마다 5월이면 청계천을 하얗게 물들이는 이팝나무가 서울의 명물이 되고 있다. 이제는 매우 익숙한 풍경이지만 이팝나무는 당초 서울에 살던 나무는 아니다.

이팝나무는 자연적으로 분포하는 한계선이 전라북도 전주지역인 대표적인 남부지방 나무이다.

이런 남부지방 나무가 서울에서도 왕성하게 자라고 있을까? 그 비밀은 기후변화이다. 현재의 서울 기온은 1970년대 전주의 기온과 같아졌기 때문이다.

지구는 현재 조금씩 그 온도가 상승하는 기후변화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는 그 정도가 세계 평균보다 조금 더 심한 편이다.

기후변화는 남부지방 나무를 서울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일까? 아니다. 기후변화는 온도상승을 가져와 봄과 가을에는 가뭄, 여름철이면 폭염과 홍수를 가져온다.

또, 나무들이 병에 걸려 고사하거나, 갑작스럽게 해충이 발생하여 피해를 입는 등 자연환경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은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의 피해를 받고 있는 나무를 심는 것이다.

나무를 심게 되면 폭염과 미세먼지, 홍수 피해를 막아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기후변화를 억제해준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등이 심해지면서 우리보다 자연환경이 좋은 캐나다에서도 도시 안에 나무 두 배 더 심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는 도시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고 시민들에게 휴식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발표에 의하면 디젤 승용차 한 대가 1년간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47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나무를 심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나무를 심을 장소도 부족하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방법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 누구나 나무를 심고 가꾸기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서울시에서 3천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4월 한 달 간 시행한‘나무사랑 챌린지’가 바로 그것이다.

나무사랑 챌린지는 SNS에 반려나무 사진을 찍거나 지정 포스트에 댓글로 나무 이모티콘을 달면 민간기업에서 서울시에 나무를 후원하는 프로젝트다. 

온라인으로 참여하지만 실제 서울의 어떤 공간에 나무를 심게 되는 새로운 형태의 나무심기 운동이다.

우리는 각종 챌린지에 익숙하다. 선거철이면 선거에 참여한 사진을 SNS에 올리는 챌린지가 활성화된다.

이제는 이런 열정을 나무사랑 챌린지에 쏟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도시의 나무를 두 배로 증가시켜야 한다.

나무사랑 챌린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이 나무심기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도시숲을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진 뜻 있는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시민들도 챌린지 참여뿐만 아니라 실제로 나무를 심고 가꾸고 기금을 모으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시민과 기업이 참여하는 나무사랑 챌린지 운동이 새로운 도시녹화 운동으로 발전하여 우리 도시가 두 배 더 푸르게 되는 그런 세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