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나은 동양의 기인’, ‘화실의 평수를 줄이면서도 불우 청소년 돕기에 앞장서는 정겨운 멋쟁이’, ‘올해 국내 최다 작품 판매 실적을 낸 인기 화가’,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마음속에서 작품을 완성하는 화가’ 등 신동권 화백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하지만 정작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수식어는 ‘태양을 그리는 신동권 화백’이다.

▲ 신동백 화백은 지난 2005년 ECAL(유럽예술가도서관협회)과 미국 뮤지엄 오브 아메리카가 뽑은 ‘국제 현대미술가 20인’에 아시아 화가 중 유일하게 선정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서양화가다.

신동백 화백은 지난 2005년 ECAL(유럽예술가도서관협회)과 미국 뮤지엄 오브 아메리카가 뽑은 ‘국제 현대미술가 20인’에 아시아 화가 중 유일하게 선정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서양화가다. 그는 1977년 3월 가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5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으며, 아세아 현대미술전(1985년, 일본 동경), 중국 건국 50주년 기념 초대전(1999년, 중국 CCTV 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초대전 400여 차례를 가졌다. 서울 반포동의 낡고 오래된 상가에서 40여년의 세월과 인생을 태양과 함께 살아온 신 화백은 “누구든지 내 작품을 보고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라며 오늘도 ‘태양’ 그리기에 매달린다.

살아있는 전설을 만들어가는 외고집의 화가
태양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온 화가는 전 세계에 신동권 화백뿐일 것이다. 생전 조병화 시인은 그에게 “인간은 태양에서 나와 태양으로 돌아가는 그 짧은 여정을 살다가는 존재다”라는 시 구절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솟아오르는 태양과 함께 나무를 그려온 것으로 유명한 신 화백은 “강렬한 태양과 나무의 대비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말해준다”며 “미래의 꿈을 나타내는 게 예술의 목적이란 생각에 희망과 꿈을 작품 속에 담았다”고 전한다. 이에 한 평론가는 그의 작품에 대해 “신 화백은 태양을 그리는 화가”라면서 “보는 이들의 가슴 밑바닥을 뜨거운 긴장감으로 끓어오르게 한다”고 평했다. 신 화백의 작업실에는 완성된 작품들은 물론 이제 막 밑 작업을 끝낸 캔버스 등 온통 태양 작품들로 가득하다. 그가 그리는 태양은 믿음, 소망, 사랑. 그림의 주요 소재인 태양과 나무는 단정하게 일직선상에 존재하나 동일한 평면에 놓인 이들 모티브는 그만의 독특한 색채원근법에 의해 어느새 높낮이를 지닌 운율을 띄며 단조로움을 벗어던진다. 또한, 작품 하나하나에는 색깔과 질감에 따라 매우 독특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붉거나 때론 시리도록 푸르게 채색된 태양은 따사로운 안온함보다는 안개를 걷고 솟아오르며 용틀임을 치는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래서 누구라도 장엄하고도 환상적인 분위기의 그림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된다. 더구나 울창한 거목이나 인간 군무를 배경으로 둥근 해가 붉게 떠오르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라도 희망의 선물을 한 아름 받아든 기쁨에 사로잡힌다.

▲ 신동권-일출-신,망,애 15F(65.1 cm x 53cm) 아크릴

미술의 대중화를 위한 외로운 여정
신동권 화백은 현실의 부조리에 타협하지 않은 꿋꿋한 전업작가다. 그래서인지 절대 세계와 호흡하는 화가의 기백이 그대로 작품에 배어 있다. 세상에 기웃거리지 않고 오로지 작업에만 전념해온 신 화백은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붓질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회원이 만들어준 ‘태사모’(태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팬 카페를 통해 항상 회원들과 교감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는다. 신 화백은 “함께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확대되어야 예술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 국민의 미학적 수준이 높지 않은 이유도 있겠으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 재벌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선전 또는 과시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미술의 대중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 화백은 “대중들과의 그림에 대한 이해와 공감, 이 아름다움의 공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예술가”라며 “신진작가들은 지금 힘들더라도 과거 어렵게 작업하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룬 중진, 원로작가들을 생각해 작업 활동에 매진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전쟁과 시대적 아픔 때문에 의식주에 치중한 나머지 예술 분야를 등한시하는 풍토와 미술작품이 극소수만의 향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갖는 일부 대중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그는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중들과 함께 나누어야 할 문화로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우리나라도 프랑스 등 유럽 국가처럼 문화선진국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 이한우-아름다운 우리강산 10F(52cm x 43cm) 유채

대한민국 대표 작가들 작품을 한 눈에
대한민국 최고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오는 11월 11일 개최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미술지도자협회(회장 신동권)가 주최하는 ‘한국미술의 대표작가 초대전 - 오늘’이 11월 11일(수)부터 17일(화)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1,2,3,4실 전관에서 열리는 것. 90대의 노령임에도 붓을 놓지 않고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두하, 김종하, 조병현, 이억영 화백을 비롯한 이한우, 박돈, 안영목, 추연근, 김일랑, 최광선, 우희춘, 최예태 화백 등 7,80대 원로화가들과 한국미술의 대표적인 5,60대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동ㆍ서양화를 망라하여 대한민국의 미술계를 대표하는 원로화가와 중견작가들 130여명이 초대되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 미술의 대표작들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초대전을 준비한 한국미술지도협회장을 맡고 있는 신동권 화백은 “원로화가와 중견화가들의 서로 다른 기법, 서로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 조화를 이루면서 관람자의 흥미기 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모처럼 동ㆍ서양화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한 자리에서 모인 것은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는 신 화백이 화단의 변화을 위해서 작가 스스로의 변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신 화백은 “미술을 통한 국민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미술의 대중화와 각계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전시가 오늘의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전시장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은 포털아트와 갤러리 레지나 등 후원자들에게 매우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 우희춘-분청사기(조선15세기말) (47cm x 50cm) 한지,수간채색

신동권 화백은 태양을 훔친 화가다. 가난한 이웃을 도우려 한 장발장 보다 더 간 큰 도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세상에서 이처럼 위대한 도둑이 또 있을까 한다. 하늘의 태양을 훔쳐 캔버스에 옮긴 그는 우리와 함께 동시대인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위안을 느낀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태양의 열정을 다시 가슴 속에 부활시켜 준 신동권 화백. 그의 태양은 오늘도 말갛고 찬란하게 솟아오른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