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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 11조7000억원 통과
새해 예산 집행 2개월여 만에 이례적으로 추경 편성
2020년 04월 06일 (월) 00:20:5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2월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특단의 대책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이번 추경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확산 당시 추경 편성액(11조5000억원)과 맞먹는 ‘슈퍼추경’이다. 정부는 추경이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긴급재정경제명령권도 검토하기로 했다.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은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 경제상의 위기에서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대통령이 발동하는 권한이다.

정부, 코로나19 종합경기대책 패키지 발표
지난 2월25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코로나19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추경 편성 등 재정 지원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자영업자·수출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임대료로 고통받는 중소기업·자영업자를 위해 임대료 인하 등과 관련한 건물주·자영업자 세제혜택도 추경에 포함키로 했다. 당·정·청은 국회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우면 긴급재정경제명령도 검토키로 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가 열릴 수 있다면 국회에서 추경을 빨리 처리하고, 열리지 않는 상황이면 야당과 협의해 긴급재정경제명령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당초 추경이 아닌 2조8000억원 규모의 재해대책 예비비를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23일 추경 편성 검토를 지시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며칠 간 지역사회로의 전파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심각단계로 격상하면서 추경을 포함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의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이번 주 발표할 행정부 자체의 지원방안에 더해 추경문제를 포함, 당·정·청 협의를 통해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28일 추경을 뒷받침할 코로나19 종합경기대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패키지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가전제품 구매금액 환급 ▲소비쿠폰 지급 ▲임대료 부담 경감 방안 등 추경 예산 편성에 대한 검토 내용이 포함됐다. 추경을 통해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제대로 지원하는 효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10조~15조원의 ‘슈퍼추경’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 때는 세입부족분 보존분 5조6000억원을 포함해 11조6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새해 예산 집행이 시작된 지 2개월여 만에 추경이 편성된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1분기에 추경이 편성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과 199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이다. 이번이 네 번째다. 막대한 재정투입은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추경 재원 중 10조3000억원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9.8%에서 41.2%로 올라간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도 3.5%에서 4.1%로 확대돼 1998년(4.7%) 이후 처음으로 4%를 넘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에 따른 방역과 피해극복 지원, 경기를 최소한은 떠받쳐야 하는 문제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적자 국채 발행에 기대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코로나19 추경은 3無 졸속추경”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코로나19 추경’을 두고 “코로나 직접대응예산이 0.7%에 불과한 무(無)국민, 무의지, 무대응 등 3무 졸속추경”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3월5일 통합당 예결특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의 문제점과 정부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통합당 예결특위원들 대표해 이종배 통합당 의원은 “우한 코로나19 첫 발생 43일 만에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는 참담한 상황의 원인은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중국발 입국 개방, 마스크 공급 무대책 등 초기대응에 실패하고 국민불안을 가중시킨 슈퍼전파자는 문재인 정부임을 부정할 수 없다”며 “추경안 심의 전 정부의 진심 어린 대국민 사과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11조 7000억원 규모로 책정된 추경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그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코로나 조기종식 의지도 미흡하며, 코로나 직접대응예산이 0.7%에 불과한 무국민, 무의지, 무대응 등 3무 졸속추경이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는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로 2조 3000억원을 추경에 반영했다고 하나 2조 2000억원은 의료기관 손실보상 등 사후정산 비용이다”면서 “감염병 전문병원, 음압병실, 구급차 확충 등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추경예산은 800억원으로 전체 추경규모의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한 코로나19가 종식돼야만 소비도 회복되고 소상공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선(先)코로나19 종식 후(後)경제회복’이라는 단순한 원칙도 지키지 못하고 마스크 생산·보급 확대, 가정에서의 아이돌봄대책 등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한 국민 없는 추경을 편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은 대부분 대출·융자인 점 ▲대부경북 지역 지원이 전체 추경의 5.3%인 점 ▲예비비는 신속하게 집행하지 않으면서 추경타령만 하고 있는 점 ▲우한 코로나19를 빌미로 추경에 3조 2000억원 규모의 얌체 세입경정을 포함한 점 등을 비판했다. 통합당은 문제점을 바로잡은 추경으로 바꾸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는 ▲마스크 생산 설비 도입 통한 공급 2배 확대 방안 ▲휴교·휴원에 따르면 가정돌봄 지원 방안 마련 ▲코로나 검사비용 국가 책임 ▲음압병실 2000개까지 확대 ▲대구·경북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지원에서 국고지원방식 전환 등을 내놨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지난 3월7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약 11조 70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국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마스크 수급이나 민생 대책 등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어려운 국민에게 빚을 내서 버텨보라는 식의 졸속 추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은 ‘내가 힘들 때 내 손을 잡아주는구나’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라며 “우리당에서 문제점을 바로잡아 국민의 마음을 반영하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추경으로 바꾸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야, 추경안 심사 두고 상임위 곳곳서 공방
여야가 코로나19 추경안 심사를 위해 국회 상임위원회를 일제히 가동한 가운데 상임위 곳곳에서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정부가 국회의 제출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으로는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경기 부양이 어렵다며 추경 확대를 주장했다. 재계를 중심으로 추경 규모를 40조원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반면 야당은 추경에 코로나19 대처 대신 상품권 배포 등 총선용·현금 살포성 예산이 과다하게 포함됐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기획재정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원회의 전체회의에 대부분 불참했다. 추경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10일 국회에서는 추경 심사를 위해 기획재정위원회를 비롯해 ▲교육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총 6개 상임위가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여야는 상임위 개최 전부터 지도부간 신경전을 벌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가 추경 심사 과정에서 코로나19 피해자와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지원 금액을 현실화한다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등으로 모든 국민에게 100만원씩 퍼주자는 말이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명분으로 선동되고 있다”며 “한 마디로 4·15 총선용 현금 살포”라고 반박했다. 11조7000억 규모의 이번 추경안은 세출 확대분 8조5000억원과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 경정분 3조2000억원으로 구성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참석한 기재위에서 여당 의원들은 추경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기준 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등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정부의 대책이 더 과감해야 한다”며 “추경 규모를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편성한 29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추경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특히 야당은 코로나19 추경에 세수 부족을 메우는 세입경정이 포함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세입경정은 정부의 세수전망 자체가 틀렸다는 점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나경원 통합당 의원은 “추경 자체가 잘못됐고 실효성 역시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기재위에서 여야는 간이과세 적용 매출 기준을 놓고도 시각 차이를 보였다. 간이과세는 영세 자영업자의 납세 편의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다. 정부와 여당은 간이과세 적용 매출 기준을 현행 48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매출 기준을 1억원으로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복지위에서도 팽팽히 맞섰다. 여당은 2차 추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우리 국민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침체된 경기 탓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특히 취약계층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지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은 우리 국민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비해 너무 턱없이 부족하다”고 추가 추경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야당은 추경에 불필요한 예산이 포함됐다고 비꼬았다. 김명연 통합당 의원은 “추경에 왜 노인일자리 지원이 포함됐느냐”며 “일자리 참여자에게 소비상품권(쿠폰) 인센티브 1281억원을 주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대체 무슨 대책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자위와 행안위 등에서는 야당인 통합당 의원들이 2명, 1명만 참석했다.

정세균 총리 “정부가 제출한 추경 금액 충분하지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정부가 제출한 11조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현재 정부에서 제출한 추경금액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회에 증액을 요청했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상공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는데 현재 추경규모로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묻자 이같이 답하며 “이 문제에 대해 필요한 요구가 있을 텐데 예결위원님들이 잘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경제회복이 지연돼 더 큰 비용이 초래될 수 있다”며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부는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3조2000억원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경정이다. 나머지 8조5000억원은 세출확대다. 성일종 통합당 의원은 마스크 수급 대란을 비판하면서 “마스크 하나 제대로 대응을 못하면서 세계적인 코로나19 모범 사례라고 자랑하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 총리는 “마스크 문제는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온 일로 ‘신천지’ 전까지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후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꼭 필요한 분들께 먼저 마스크가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래통합당은 추경 규모 확대에 반대했다. 대신 감세를 통한 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근로자들의 실질소득 확대, 그리고 대구경북 등 피해가 심한 부분에 대한 핀셋 지원을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3월13일 “일시적 추경 증액과 피해복구 지원, 쿠폰 나눠주기 등은 효과가 한시적이고 제한적”이라며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정 예산 투입되는 똑똑한 추경안 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6조원 이상의 추경 규모 늘리기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대신 피해 자영업자와 기업, 근로자 등에 대한 감세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황 대표는 “무조건 더 걷어서 더 쓸 생각을 하기보다는, 덜 걷어 민간에 돈이 돌도록 하는 게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라며 “법인세율 인하와 구간 단순화 등으로 기업에 묶인 자금을 시장에 풀 수 있도록 하는 의미있는 경제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종 세금 폭탄도 대폭 제거해 국민들의 실질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며 “최저임금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고 52시간 예외도 확대해 시장의 활기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경제부총리 해임까지 거론하며 추경 증액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국가재정법 위반이라는 비판도 더해졌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수정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 승인을 받은 후 수정예산을 다시 제출하길 바란다”며 국가재정법 35조 준수를 촉구했다. 또 통합당의 추경 심의 원칙으로 마스크 문제 해결, 치료 역량 강화, 대구경북 취약계층 집중, 아이돌봄 강화 등을 꼽았다. 한편, 지난 3월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추경안에 합의했다. 추경안 규모는 원안인 11조7000억원을 유지하는 대신 일부 사업의 예산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대구·경북(TK) 지역 지원 예산을 1조원 가량 증액하기로 했다. 이들은 “추경안 중 세입경정 일부,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에서 일부를 삭감해 3조원이 약간 넘는 재원을 마련했다”며 “이 가운데 약 1조원을 TK지역에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생당 간사인 김광수 의원은 “총액은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예결위의 설명에 따르면 3당 간사는 정부안에 3조2000억원 가량으로 편성된 세입경정 규모를 8000억원 수준으로 줄여 2조4000억원을, 일부 세출 사업 삭감으로 7000억원 등 총 3조1000억원가량의 재원을 마련했다. 3조1000억원 가운데 1조원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TK지역에 추가 편성했고, 나머지 2조1000억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민생안정 사업, 감염병 대응 사업 등에서 증액됐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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