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건축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자연이다. 자연에 대한 탐구는 미래 사회를 바꾸는 다양한 기술과 접목된다. 단순히 형태적 모티브를 따오는 단계를 넘어 생물의 기본 구조와 원리, 메커니즘을 건축에 끌어들이고 있다.

황인상 기자 his@

친환경 건축은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우리 나름의 도전이다. 도로를 정비하거나, 건축물을 재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차원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최세진 원광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친환경 고성능 콘크리트 개발에 매진해왔다. 최세진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2018년도 IAAM ‘올해의 메달’ 수상자
콘크리트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양산하는 주범 중 하나다. 콘크리트의 핵심 재료인 시멘트는 1t을 생산할 때마다 0.8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대표적 ‘기후 악당’으로 꼽힌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28%는 건물에서, 11%는 건설 산업에서 발생했다. 건설 산업 발생분의 대부분(전체의 8%)은 시멘트 생산에서 나왔다. 전 세계 곳곳에서 도시와 건물은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 역시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세진 교수는 고로슬래그와 플라이애시와 같은 산업부산물에 주목하고, 신소재를 가미함으로써 콘크리트의 성능을 개량하여 인장강도와 인성을 보다 강하게 하고, 균열 및 부식을 줄인 비정질금속섬유 활용 연구에 대한 성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전자·화학·기계 등을 접목한 융·복합 시도와 콘크리트 자체를 스스로 보완·치료할 수 있는 셀프힐링콘크리트 연구에 이르기까지 관련 연구를 함께 수행해왔다.

▲ 최세진 교수

최세진 원광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국내 대표산업인 철강산업에서 발생되는 고로슬래그는 연간 1400만톤, 화력발전소 부산물인 플라이애시는 연간 800만 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 산업부산물은 매립에도 한계가 있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콘크리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산업부산물인 고로슬래그와 플라이애시 등을 활용하면 시멘트를 사용할 때와 달리 CO2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점에서 친환경 콘크리트의 소재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일반 콘크리트에 적용할 때 강도 및 내구성 문제 등으로 시멘트의 일부를 소량 대체하여 사용하던 수준을 최세진 교수팀은 50% 이상 대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최근에는 70-80% 이상까지 대체 가능하게 되었고, 시멘트만 넣은 콘크리트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한 친환경 콘크리트를 개발해냈다. 실제로 포스코 등 대기업에서는 이 기술을 적용해본 결과 시멘트만 넣은 콘크리트보다 CO2 배출량을 수백 톤 이상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세진 교수는 2018년도 국제첨단소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dvanced Materials, IAAM)의 ‘올해의 메달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철강부산물인 펠로니켈슬래그 분말 활용 시멘트 복합체 특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친환경 콘크리트 정착 위해 인재 양성에 심혈
공공기관심의·자문위원, 논문심사위원, 학술단체 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는 최세진 교수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인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등재에 이어 ‘마르퀴즈 후즈 후’에 연이어 등재되는 등 세계적 석학으로도 인정받는 인물이다. 2018 알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2018 Albert Nelson Marquis Lifetime Achievement Award)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던 최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에 총 200여건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20여건의 특허와 신기술 등록도 마쳤다 U.C.Berkeley, 삼표 연구소,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및 (주)포스코 건축연구그룹을 거쳐 지난 2015년부터 원광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최세진 교수는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에 원광대학교 학생들은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가 개최한 ‘건설순환자원디지털 포스터 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대상’ 수상은 물론 대한건축학회의 ‘우수졸업논문상’ 수상과 한국건축시공학회의 ‘최우수학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건설순환자원 인재지도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거두었다. 최 교수는 “아직 국내 친환경 콘크리트가 제대로 정착되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면서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인정받는 그날까지 저희 원광대 건축공학과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