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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하원 본회의 통과
상원에서는 탄핵 소추안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
2020년 01월 06일 (월) 13:21:25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해 12월18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 당한 세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이종서 기자 jslee@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상원의 탄핵심판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한국은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가 되지만, 미국은 상원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통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 상원 탄핵심판 절차 1월 초부터 본격화
미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는 의회의 크리스마스 휴회가 끝나는 올 1월 초부터 본격화 한다. 탄핵심판은 1월 말경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역사에서 하원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사례는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등 두 차례로, 모두 하원의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이 두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모두 부결돼 대통령이 탄핵 당해 쫓겨난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더욱이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과 달리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심판 부결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과반 찬성이 필요한 하원과 달리 상원은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탄핵안이 통과된다. 상원 의석은 전체 100석 중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원의 탄핵심판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주재하며, 증거를 판단하고 증인을 소환해 진술을 청취한 뒤 탄핵 재판을 진행한다. 법원의 형사재판과 비교하면 하원이 검사, 상원이 배심원 역할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법률팀을 꾸려 대응할 수 있다. 민주당은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는 2월 초 이전에 트럼프 탄핵심판이 마무리되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조사 절차가 부당했다며 상원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리한 증인을 줄소환할 경우 심판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수주가 걸릴 수 있는 상원의 심리가 끝나면 탄핵심판에 대한 표결이 이뤄진다. 만일 상원에서도 탄핵안이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임되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권력을 승계 받는다. 반면, 탄핵 위기를 넘긴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재집권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 당했지만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상원의 탄핵심판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탄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CNN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청문회를 시작한 뒤, 트럼프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탄핵에 대한 지지도는 오히려 떨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9%에서 45%로 상승했다. 또 트럼프 탄핵과 해임에 대한 지지도 역시 52%에서 46%로 떨어졌다. 최근 발표된 CNN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탄핵과 해임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5%로, 지난 11월 중순 조사 때(50%) 보다 낮아졌다. 탄핵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11월 중순 42%에서 46%로 늘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도 최근 “탄핵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모금에 호재가 됐다”고 했다. 현재까지 트럼프 캠프가 모은 재선 자금은 총 1억5000만달러(약 1750억원)인데, 탄핵조사 개시 이후 쏟아진 ‘탄핵 반대 모금’이 상당한 비율이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CNN은 “최근 몇주 간의 추세는 탄핵에 집중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여론의 변화는 미미하고 일시적일지도 모르지만, 민주당은 탄핵을 선택한 것에 대해 약간 혹은 그 이상 불안해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탄핵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명확하지가 않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공방전 한층 더 가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할 공이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공방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지난 12월19일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가 제시되지 않는 한 하원을 통과한 탄핵안을 상원으로 송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ABC, USA투데이, 더힐 등이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이 고의적으로 탄핵안을 상원에 넘기길 미루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화당이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공정한 절차를 바란다. 그들이 헌법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우리 건국자들은 헌법을 작성할 때 불량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며 “불량 대통령과 불량 상원 지도자를 동시에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점까지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매코널 대표는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오면 증인 심문이나 추가 증거 확보 없이 속전속결로 탄핵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 중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펠로시 의장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펠로시는 그의 거짓 탄핵 사기가 너무나 한심하다고 느껴서 상원에 넘기길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나오길 거부한다면 상원은 날짜를 정해서 이 모든 사기를 디폴트(불이행)시킬 수 있다! 아무일도 하지 않는 자들은 이 나라에 매우 해롭다!”고 했다. 매코널 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펠로시 의장을 비판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결국 ‘루비콘강’(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의미)을 건넜다며, 민주당은 단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그를 탄핵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은 역사상 다른 모든 하원의회가 저항해 온 유혹에 굴복하고 말았다”며 “하원 민주당은 그들의 조악한 생산물을 상원으로 송부하는 것을 심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할 테면 빨리 하라”
앞서 지난 12월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탄핵을 추진 중인 하원 민주당에 ‘할테면 빨리 하라’고 엄포를 놨다. 그는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공정한 탄핵 재판을 받아 나라를 정상화시키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어제 하원에서 역사적으로 좋지 않은 날을 보냈다. 그들에겐 탄핵 논거가 없다. 우리나라의 위신만 떨어뜨리고 있다”며 “그들은 전혀 상관치 않는다. 갈수록 미쳐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따라서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나를 탄핵하려면 지금 빨리 하라. 그러면 우리가 상원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고 우리나라를 다시 일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원 법사위원회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헌법적 근거를 논의하기 위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민주당이 섭외한 법률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사유가 될 만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지만, 공화당 측 전문가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상원의 탄핵 재판에서) 시프, 바이든 부자, 펠로시를 비롯한 많은 이들을 증언하게 하고 사상 처음으로 우리 시스템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까발릴 것”이라며 “나는 ‘적폐 청산’을 위해 당선됐고 그 일을 하고 있다!”고 언명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편파적인 탄핵 조사를 이끌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당사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역시 탄핵 조사에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의 군사원조와 백악관 회동을 대가로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의 부패 연루 수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 하원을 장악하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외국 정부에 개인적 이득을 꾀하기 위한 수사를 압박하면서 국가 안보를 위협에 빠뜨렸다며 9월부터 탄핵을 추진해 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탄핵 소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결정을 두고 ‘정치적 자살 행진’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은 것을 강조했다. CNN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하원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 결의 소추안에 대한 토론회와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미시간주(州) 선거 유세현장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이 시작되기 전 “우리가 탄핵을 당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우리가 미시간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싸우는 동안 ‘급진 좌파’ 하원은 질투와 증오, 분노에 사로잡혔다”며 “그 사람들은 미쳤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내 취임) 첫날부터 날 탄핵하려고 했다”며 “3년간 악의적인 마녀사냥과 사기, 음모를 꾸며 온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수천만명의 애국적인 미국인의 투표(결과)를 무효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오늘의 위헌적이고 당파적인 탄핵(결정)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깊은 증오와 경멸을 선언하고 있다”며 탄핵 절차를 정치적 자살 행진에 비유, 결국에는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언급하며 “미친 펠로시의 하원 민주당이 자신들을 영원한 수치의 상징으로 남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내년 미국인 수천 만명이 나타나 펠로시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데 투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탄핵안 표결에서 공화당 내에서 찬성표가 나오지 않은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모든 공화당 의원들이 우리에게 투표했다. 우리는 공화당 한 표도 지지 않았다”며 “공화당이 이렇게 모욕을 당한 적은 없지만 지금처럼 단결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항상 뭉친다. (그런데) 이번에 3명의 민주당원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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