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도는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아온 그림 중 하나다. 무려 1,500년 전인 527년에 그려진 달마도가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가장 오래된 달마도로, 실제로 달마도는 더 이전부터 그려졌으리라 추측된다.

윤담 기자 hyd@

언제부턴가 우리는 달마도를 ‘일종의 부적’으로써 특별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여기고 있다. 이에 일반인뿐 아니라 심지어 일부 절에서도 달마를 그려주면서 부적으로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 법용 종근스님

개개인의 소원 담은 달마도를 무료로 그려주다
“달마도는 단 한 번에 그림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노력과 인내 그리고 연습의 결실이 한 작품 한 작품에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법용 종근 법용달마문화원장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법용 종근스님은 무료로 달마도를 그려주는 것으로 특별한 수행을 하는 인물로, 지난 2011년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 팔만대장경 축제에서 초대형 달마도(가로 45ｍ, 폭 10ｍ)를 그려 주목받기도 했다. 달마대사는 인도 출신의 승려로써, 6세기경 중국에서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달마대사의 모습은 다양한 모습으로 회화(繪畵)와 되어 그려지게 된 것이 현재의 달마도다. 달마도는 몇 가지의 대표적인 특징이 있다. 우선 달마대사의 눈에는 눈꺼풀이 없는데, 전해져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달마대사가 반야(般若)의 지혜를 얻고 성불하기 위하여 마음을 닦는 수행 도중 계속 잠이 오자, 절대 눈을 감을 수 없도록 스스로 속눈썹을 뽑고, 눈꺼풀을 손톱으로 잘라내 버렸다. 이후로 달마도를 그릴 때의 달마대사는 속눈썹과 눈꺼풀이 없는 상태로 표현되며 잘린 속눈썹과 눈꺼풀이 땅에 떨어져 차(茶) 나무가 되었다 전해진다. 이처럼 대부분의 달마도는 전해져 내려오는 달마대사의 일화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인물화와는 다르게 달마대사의 특징이 부각되도록 그려진다.

20여 년 전 한 청년의 49재를 무료로 해주던 과정에서 유품인 붓과 먹을 발견해 달마도를 그리게 되면서 현재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법용 종근스님은 달마도를 통한 수행과 많은 사람들에게 달마도를 무료로 나눠주면서 희망을 심어주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보시’(불교용어-‘베풀다’의미)를 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그는 몸이 아픈 사람에게 희망의 약초를 달이듯 개개인의 소원을 담아 나이, 생일에 맞춰 각기 다른 달마도를 그려준다. 몸이 아픈 환자를 위해 산에 가서 약초를 구해 달여 주는 마음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처방하듯 법용 종근스님은 직접 달마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법용 종근스님은 “세상에는 물질보다 마음이 어려운 사람이 더 많다”며 “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등대의 등불이 되고자 10만 불자들에게 달마도 그려주기 서원을 세운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토굴수행과 만행 중 중생들의 삶의 질곡을 목격하고 희망과 용기를 그려주기 위해 참선수행의 일환으로 전국의 불자들에게 달마도를 그려주고 있다”고 말한다.

달마의 그림으로 희망의 등불 되어주다
‘법용 달마 선묵화 희망주기’ 전국 투어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법용 종근스님은 합천, 성주, 부산, 고령 등에 이어 지난해 11월 군립청송야송미술관에서 ‘희망 나눔 달마도 선묵화’ 전시회를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번 전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더불어 청송군민과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권 신장에 기여하고자 기획된 전시회로, 법용 종근 원장이 오랜 세월동안 그려온 작품 달마도 50여 점이 전시되었으며 전시회의 수익금은 형편이 어렵고 힘든 청년들을 위해 쾌척해 사회의 귀감이 됐다. 지금까지 20여 만점의 무료 달마도를 대중들에게 선사함으로써 그림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고 있는 법용 종근스님. 수십 년 동안 달마도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그는 최근 늦깎이 나이에 배움에 길로 뛰어들어 신라대학교에서 한국화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2017년 학사과정을 마친 스님은 대학원에 진학해 한국화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법용 종근스님은 “대학원에 진학해 배움이 깊어질수록 나와 같은 유년 시절을 보내는 청소년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며 “앞으로도 넓어진 시야만큼 보다 많은 청소년에게 희망을 나눠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불을 밝힌 달마대사의 소명처럼 저 역시 미력하나마 그 희망을 전하는데 앞장서 나아가겠다”면서 “비록 세상의 길이 굽이굽이 험하고 돌아갈지라도 서두르지 않고 끝까지 나아간다면 마침내 찬란한 등불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저 역시 달마의 그림으로 그 등불을 밝히고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부산 법용달마문화원장, 고령 반룡사 주석을 역임하고 있는 법용 종근스님은 작품 활동으로 울산 한글미술대전 통합대상, 부산 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