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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신약 개발 핵심경쟁력 구축할 것
2019년 11월 06일 (수) 07:49:14 최선영 기자 csy@newsmaker.or.kr

미국과 유럽은 오랫동안 제약시장을 장악해왔다. 이를 따라잡고 바이오산업을 정복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피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시간 수많은 난관을 넘었지만 실패하는 사례도 많다. 임상 실패, 선진국 허가기관의 기준 미달 등 국내 제약회사를 울리는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임상약리학이 발달하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우리나라 제약사의 신약들이 미국 등 글로벌 시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임상약리학이 힘을 보탰기에 가능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대한민국 임상약리학. 그 중심에 서 있는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서울성모병원 임상약리과 한승훈 교수를 만나보았다.

최선영 기자 csy@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산하 가톨릭계량약리학연구소(PIPET)는 신약 개발 중 최선의 개발 전략 또는 임상시험 설계 등을 제안하는 일을 수행한다. 국내 신약 개발이 양적으로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많은 국내 제약회사들이 한승훈 교수를 찾는다. 현재 한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신약은 약 200여 종, 향후 5년 동안 계획된 신약까지 합치면 약 600건에 이른다. 한 교수는 연평균 30~40건의 프로젝트를 컨설팅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개발 과정 중 확보한 데이터를 제공하면, 가톨릭계량약리학연구소가 이를 분석하고 해석해 향후 개발 계획을 제안한다. 이외에도 그는 병원에서 초기 임상시험을 직접 수행하여 신속한 신약 개발에 기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환자 특성에 따라 개별 약물의 용법과 용량을 최적화하기 위한 다양한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신약 개발의 핵심, 이제는 임상약리학에 주목할 때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선점되어있는 신약 시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지식집약적 산업이다. 개별 신약 후보 물질의 특성에 맞게 생성하는 데이터의 종류, 해당 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한 시험의 종류 등을 최적화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결과가 나온 후에는 그 결과에 맞게 다음 단계 개발 전략을 짜야 한다.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서울성모병원 임상약리과 한승훈 교수는 신약 개발에서 핵심은 후보 물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거나, 핵심 기술과 성분을 개발해 다국적 제약회사에 판매할 때도 명심할 부분이 있다.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는 신약 개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임상약리학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승훈 교수

“제약사가 제공한 데이터를 검토하여, 이로부터 그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적절히 도출할 수 없다면 추가 자료 생성을 요청합니다. 예를 들어, 임상 시작 용량이나 예상되는 유효 용량 등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가진 세포 또는 조직 실험이나 동물 실험 자료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확보된 자료를 수학적으로 해석하여, 생체 내에서 의약품의 작용을 예측해 볼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모델로 구현합니다. 이후 이 모델을 이용해 다음 개발 상황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제안하는데, 이를 ‘모델링-시뮬레이션’이라고 합니다.”
한 교수가 주로 수행하는 방법론은 임상약리학의 한 분야인 계량약리학의 영역이다. 계량약리학 자료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신약 라이센싱의 근거로 쓰이며 신약 허가의 필수 자료가 된다. 이 자료와 다양한 임상약리학 지식을 연결하여 개발 관련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것은 다국적 제약사에서 이미 보편화된 전략이다. 이들은 각 영역별로 50명 이상의 전문팀을 운영하는 등 해당 학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식산업으로써의 신약 개발에 대한 사회적 이해 필요
“계량약리학 기술과 임상약리학 지식에 대한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식산업으로써의 신약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함을 의미합니다. 가톨릭계량약리학연구소는 국내 제약사들로부터 수주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계량약리학 전문 기관 설립 멤버로서, 국내 제약회사와 바이오텍들이 개발 성공률 제고를 위해 이러한 방법론을 보다 많이 활용하시기를 추천합니다.”
한승훈 교수는 제약사 및 관련 국가 기관들이 계량약리학을 포함한 임상약리학의 가치를 깊게 공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우리나라가 신약 개발에 쏟는 관심만큼, “제대로 된” 임상약리학 전문가의 양성이 시급하다. 양질의 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아직 우수한 교육과정이나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 등이 없다. 한 교수는 국제 수준의 임상약리학 전문가 육성 커리큘럼 수립을 위한 기반 조성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완수할 수 없는 시대적 임무다. 사회 전반의 성숙도 증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다양한 분야의 관련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국의 핵심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임상약리학의 낮은 인지도와 체계적인 지원 부족은 훗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현재 의료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개인별 맞춤 의학이다. 그는 의료 및 제약업계가 요구하는 사명을 해내고자 2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관련 의료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여러 벤처회사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지식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며 대한민국이 개인별 맞춤 의학 시장을 선점하는 강국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의 열정이 대한민국 신약 역사의 뿌리가 되어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영양분이 많은 토양 위에 나무를 심어 남부럽지 않은 숲으로 가꾸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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