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표음문자(表音文字)와 표의문자(表意文字)를 같이 쓰도록 돼 있기 때문에 한글과 더불어서 한자를 공유해야 한다. 우리말의 어휘(語彙)는 70% 이상이 한자 어휘로 돼 있다. 전공 분야에서는 한자 어휘가 90%에 달하기도 한다. 한글만 쓰면 그 뜻을 알기 어렵다는 의미다.

윤담 기자 hyd@

한글만 사용하면 사고력도 빈곤해진다. 최근 많은 대학생이 쉬운 한자문 교재를 읽지 못해서 영어로 강의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른바 한글세대 대부분은 한문으로 된 고전을 독해(讀解)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전(古典)에 대한 지식을 갖추지 못한다. 고전을 통한 교양, 도덕, 체험 등의 정신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건전한 사회인으로서 의식을 갖추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자교육을 하지 않으면 나라의 문화가 무너진다.

한자·한문 전문지도사의 공부 방향 명쾌하게 제시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의 김충배 훈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단 3명밖에 없는 교육부 국가공인 한자·한문 전문지도사 ‘훈장특급’ 자격증 보유자인 김충배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 훈장은 시대가 갈수록, 언어사용이 혼란스러워질수록 우리는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그렇기에 한문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김충배 훈장

김충배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 훈장은 “한문교육은 한자의 낱자를 학습하는 단순한 암기식 한자교육에서 한걸음 더 들어간다”면서 “한자의 기본적인 것은 물론이고 사서오경(四書五經)과 같은 심화학습을 통해 글 안에 담겨 있는 의미와 선인의 지혜를 습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2010년 설립된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은 단순한 암기식 지도방법을 탈피해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인 육서와 부수 지도법으로 한자의 기본부터 한문(사서오경)에 이르기까지 한자, 한문 교육을 통해 지혜를 습득하고 인성 함량을 높여 인재를 육성하는 최상의 시스템을 운영한다. 현재 이곳에서 운영 중인 교육 과정은 전통 서당교육의 기본내용을 교육과정으로 하여 혼자서 취득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한자, 한문 전문지도사 공부의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해준다.

국가 공인 최초, 대한검정회 지정 우수모범 교육기관으로 한문전문지도사 양성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에서는 214부수자의 뜻과 육서에 대한 이해, 경서강독과 조어를 통한 심화학습 등을 거쳐 학습자에게 보다 체계적으로 한자를 교육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국가 공인 한자, 한문 전문지도사(아동, 지도사1·2급, 훈장 1·2·특급) 등 6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많은 한자, 한문 전문지도사를 배출했다. 김충배 훈장은 “고전 속에 담겨 있는 선현들의 지혜가 있다”면서 “한글도 물론 그렇지만, 선현들의 정신문화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전통문화의 계승이다.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서는 한자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성균관 서부학당 청주 분원 운영 
유년시절 한문학당에서 사서(논어, 중용, 대학, 맹자)를 강독하며 한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던 김충배 훈장. 이후 한자의 참뜻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독파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후 충북대학교 법학석사를 취득한 그는 국가공인한자, 한문전문지도사 훈장특급 자격을 취득했다. 김충배 원장은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갈등이 깊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선비정신의 회복이라고 말한다. 그가 한자·한문교육에 매달리고 있는 것도 바로 선비정신의 회복을 위해서다. 김 훈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한자를 배움으로써 인성 역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이에 지금 이 시대에도 한자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동안 21세기 4차산업을 능동적으로 준비하고 변화하는 선진사회 속에서 참신한 교육으로 바른인성을 양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4차산업 신지식인대상(한문전문지도 부문)’을 수상한 김충배 훈장은 “앞으로 전문지도사 3천명을 배출할 계획이다”면서 “한자·한문 교육은 자녀들의 인성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격증 시험 응시에 나이 제한이 없으므로 한자·한문 지도사 자격을 취득해 새롭게 인생 2막을 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한자 교육의 저변 확대와 체계성 확립을 위해 머지않아 중국과 자매결연을 통한 학술교류에도 힘쓸 것”이라며 “한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한글 사용만을 주장하는 한글 학자들과의 지속적인 학술 교류를 통해서도 선조들의 글자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충배 훈장은 “조선시대 교육기관은 성균관과 오부학당 그리고 향교로 이루어진 공교육기관과 서당과 서원으로 대표되는 사교육기관으로 구분한다. 지난 8월에 성균관 서부학당을 서울중앙연수원에서 유치하였으며, 서부학당 청주 분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학당 제도는 전국의 대도시에 펼쳐 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