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2월 23일(한국시간)사상 처음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정식안건으로 채택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권한을 넘어선것’이라며강력히 반발하며 이는 북한을 음해하려는 계략이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정책에 일본과 EU가 결탁해 결의안을 조작해 유엔에 제출했다" 고 했다.  

▲ 유영옥 (경기대 명예교수,국가보훈안보연구원장, 북한학)

북한은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인권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가 분류한‘인권탑압국’중 2014년 현재,43년 연속‘최악의 인권 탄압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은 2004년에, 일본은 2006년에 “북한 인권법”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 국회도 2005년 17대 국회에서 김문수 의원 등에 의해 북한인권법을 처음 발의 했으나 당시 여당인 열린 우리당의 반대로 자동폐기 된 바 있다. 그러다가 18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돼 외교통상통일위를 통과하기는 했으나 법제사법위 문턱에 걸려 다시 표류 중이다. 정치권의 입장이 이렇다 보니 일반 국민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리 만무하다. 이번 국회에서도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특별혁신위원장과 하태경의원, 그리고 탈북자들이 함께 국회의 북한인권법 연 내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일성부터 3대로 이어지는 북한 인권은 조선로동당과 국방위원회주도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반인도적인 범죄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한 인권탄압의 핵심은 주민공포와 감시정치, 강압과 처벌을 번갈아 사용하며 주민들이 북한체제나 3김에 대한 어떤 비난도 못하게 하고 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강제실종은 물론 정치범 수용소로 끌고 가거나 공개처형으로 공포정치를 하며 북한주민들을 복종하게하고 있다.
  식량문제에 있어서도 차별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조선로동당은 정치적 충성심을 강요하기 위해 북한주민들을 수십 개 층으로 분류하고 그들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핵심계층에 우선적으로 배분하고 있다. 북한은 식량을 배급제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당국의 눈 밖에 나거나 적대계층으로 분류되면 식량배급을 받을 수 없다. 조선로동당 간부나 평양에 거주하는자만이 식량배급에 우선권을 가진다. 당국에 의한 전적인 식량의존은 세계역사상 그 유례 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김정은 정권이후 북한 인권은 더욱 열악해 지고 있다. 그는 취약한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는 등 주민들의 시민적, 정치적 자유에 관한 개선 조짐은 전혀 볼 수 없고 대신 수백만 명의 아사자와 곳곳을 떠돌며 걸식하는 꽃제비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는 20만이 넘는 주민들이 죽지 못해 나무뿌리와 쥐 등을 잡아먹으며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
  정치범으로 분류되면 이들에게는 연좌제가 적용되어 3대까지 처벌받는다. 북한은 과거 15년간 남북 경협에 몸담았던 주요 간부들을 대남 정세를 잘못 분석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된 책임을 물어 처형을 단행했고, 대남 사업을 담당했던 통일전선부 부부장 최승철 등 고위 인사들은 물론 북한의 실세였던 김정은의 고무부 장성택과 그 일행까지도 무참하게 처형당했는가 하면 그의 추종세력들을 불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어 이들은 언제 처형될지 몰라 불안에 덜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장씨가 처행 된지 5일후인 작년 12월 17일, 김정일 2주기아침에 고모 김경희가 김정은을 맹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북한여성들은 출산할 때 배가고파 본인이 낳는 애기의 태를 먹는다. 북한사람들은 이러한 것이 수십 년 이어지고 있어 일반적인 관례라고 여기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보면 북한의 인권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인권상황에도 북한주민들이 북한정권에 항거하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북한 주민들이 인권이 무엇인가를 모르며 이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를 내세우며 인권이 개선되어가고 있는 중국과는 달리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정치,사회, 문화, 법률, 종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지정학적으로 볼 때 북한은 중국 구소련 등의 사회주의 국가들과 인접해 있으며 북한공안당국의 철저한 통제 정책으로 인민들의 불만이 외부로 표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최고지도자의 교체경험이 없는 북한주민들을 어릴 때부터 주체사상을 주입하여 공산주의자들로 만들어 3김을 신격화시켜 주민들이 추종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는 달리 단일민족으로 민족갈등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으로부터도 내정간섭을 받지 않고 3김의 통치방식에 저항할 수 없도록 교육해왔을 뿐만 아니라 폐쇄체제로 북한 주민들이 한곳에 모여 집회를 조직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항인데도 우리는 북한의 인권을 방조하고 있다.

  위와 같은 열악한 북한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북한주민들에게 인권이 무엇인가를 알려야한다. 북한당국의 폐쇄체제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 북한주민들은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이 어떠한 것들인가를 알려 이들이 세계인권법이 보장하는 천부적 내지는 법적범위 내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각국은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북한의 재판제도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도록 하여야 하며 “사형 제도”를 폐지하도록 하여야한다. 북한주민들이 3김을 욕하거나 주체사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일정한 법률상의 절차도 없이 사형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는 일이 일상적으로 되어있다.국제사회는 북한에 압력을 가해 정당한 법에 의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국제사회는 각 국가 간에 공조체제를 강화하여 북한당국이 인권문제를 개선하도록 압력을 가해야한다. 북한당국의 간부들은 반인도적인 행위를 하고도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국제범죄행사법”을 적용하여 처벌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북한당국에 제제를 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엔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범죄를 “국제 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은 물론 유엔에 “북한 인권재판소”를 설치하여 북한주민들의 인권상황을 철저히 조사하여 가해자들에게는 엄중한 처벌을 하여야 한다.

  한편 노벨상 후보까지 거론되던 유명 시인은 카다피에 대해서는 극찬하면서도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면서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며 수많은 탈북자와 꽃제비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새 시대의 양심가라고 자청하던 모 교수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전대미문의 독재자라고 마음대로 입을 놀리면서도 북한 정권의 3대에 이은 폭정과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죽을 때까지 입을 굳게 다물기도 했다.
 특히 사사건건 노동, 교육, 환경문제 등의 인권을 운운하면서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일부 “북한운동가”들의 북한 인권에 대한 의식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용산 참사”,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대표되는 가난한 자와 노동자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목숨 건 투쟁을 하는 이들이 어떻게 아우스비치 수용소와 같다고 표현하면서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포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무관심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힌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배달민족이며 같은 인간이면서도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궁핍 속에서 인권을 탄압당하고 있다. 인권이 결여된 집단주의적 품성은 개인주의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남한과의 동화를 근본적으로 파괴할지도 모르며 정신적 통합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통일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인권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에서 10년째 낮잠 자고 있는 북한 인권법을 통과 시켜 북한주민들의 인권개선에 그 첫걸음을 내디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