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도 녹일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가장 완벽하게 전 세대의 마음을 훔친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배우 김혜자가 <마더>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만추>, <마요네즈>, <마더>에 이은 김혜자의 네 번째 영화다. 매 작품 선보였던 경지에 오른 연기력은 물론 특히 이번 영화를 통해 ‘국민엄마’ 이미지와는 달리 우아한 노부인으로 분해 좌중을 압도하는 차가운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신세영 기자 ssy@

온 가족을 위한 선물 같은 영화로 기대를 모으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감독 김성호)의 언론, 배급 시사회가 12월 18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로 아빠와 함께 집까지 사라져 하루아침에 피자배달차를 지붕 삼아 살아가게 된 소녀가 집을 얻기 위해 도둑질을 모의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그린다. 오랜만에 돌아온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과, 특급 카메오, 무공해 어린이 군단을 비롯 천재 연기견 ‘월리’까지 환상적인 호흡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시사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성호 감독과 김혜자, 이레, 강혜정, 이천희, 이지원, 홍은택이 참석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선택한 계기와 연기호흡,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의 대화를 나누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또, ‘월리’를 연기한 개리도 참석해 귀여운 모습을 선보여 유쾌하고 웃음 넘치는 현장을 만들었다. 김성호 감독은 “완성도 높고 모든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여 지는 영화 속 기발한 장면들에 대한 질문에 “실제 지소와 지석이 나이의 딸이 있다. 아이들을 지켜봤던 관찰력이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이천희는 “영화에서 유일한 악역이다보니 아이들과 월리와 친하게 지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외로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미국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이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하고 캐릭터를 보강해 스크린에 담았다. 해체된 가족, 가난, 실업문제, 내 집 마련 등의 현실적인 소재에 휴머니즘이 가미된 위트와 유머로 녹였다. 영화는 아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재기 발랄한 소동과 생생한 캐릭터를 통해 가족, 인생,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유쾌하게 그려내며 희망을 얘기한다. 12월 31일 개봉.

# 캐릭터에 진정성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국민 엄마‘ 김혜자
대중들과 함께한 세월만큼 깊고 섬세한 연기를 통해 감동마저 전하는, ‘대배우’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이견 없는 최고의 배우. 브라운관과 스크린,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소녀 감성을 지닌 캐릭터부터 파격적인 여성상, 한국의 전형적 어머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 데 이어 <마더>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번 작품에서도 아직까지도 채 보여주지 못한 새로움을 선사하려 한다. 특유의 중후한 아름다움 속에 남모를 사연을 간직한 노부인으로 변신하여 대단한 존재감을 선보인다.

Q. <마더> 이후 5년만의 복귀인데, 이 영화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 이야기가 재미있고 아름다웠다. 순하면서 재미있기는 힘들다. 그런데 이 영화는 순하고 재밌고 아이들을 통해서 이야기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얘기한다. 또 아이들의 생각이 변해가는 모습과 그 과정이 아이답게 그려지는 게 아주 좋았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순해질 듯하다.

Q. 김성호 감독이 영화의 3대 어려움 중 최민수 씨를 들었다. 대중들이 최민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어떤 배우고, 23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소감은?
- 최민수 씨가 개성이 강하고 그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 나이도 들고 아이도 키우고 하다 보니 배우로서도 좋게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 최민수 씨를 만나보니 많이 변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배우로서 빛날 때라고 생각해서 감독이 최민수 씨를 캐스팅한다고 했을 때 100% 찬성이라고 했다.

Q. 영화에서 웃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인상적인데…
- 지인한테 시나리오를 보여줬더니 ‘노부인’을 재수 없는 역이라 했다. 그래서 김성호 감독에게 어떻게 해나가면 될지 이런 부분들을 책임져주면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외톨이가 된 노부인의 편을 들어주고 싶었다. 내가 잘해서 이 노부인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해시켜주고 싶었다.

Q.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점을 꼽는다면?
- 영화에서 아이들은 가장 재미있는 포인트다. 아이들이 돈이 필요해 개를 훔치는 작전을 꾸미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는 것을 어린아이답게 깨닫는 장면이 정말 좋았다.

Q.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꼭 봐야 하는 이유?
-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최민수 씨가 맡은 ‘노숙자’ 역을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듣게 해주고, 엄마와 딸이 투쟁하듯이 살아가는 장면 또한 보기 좋다. 이 많은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 가족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정말 아름답고 마음을 순하게 해주는 영화다. 그리고 아이들의 발칙하고 기발한 생각이 재미있어 관객들이 즐거워할 것 같다.

# 개성 넘치는 다채로운 연기를 담는 팔색조 강혜정
2001년 영화 <나비>로 데뷔해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올드보이>, <연애의 목적>, <웰컴 투 동막골> 등 장르를 막론한 독보적인 스타일의 캐릭터 구축은 물론 <올드보이>로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웰컴 투 동막골>로 청룡영화상, 대종상영화제, 대한민국영화대상 등을 휩쓸며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실제로 엄마가 된 후 엄마 역할을 맡아 물오른 연기력에 성숙함을 더했다.

Q.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소감은?
- 되게 오랜만에 영화를 함께 작업하게 되어 영광이고, 김성호 감독님께서 엄마 역할로서의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처음 이 영화 출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영화가 따뜻하다’였는데, 따뜻함을 무겁지 않게 풀어낸 것이 좋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는데, 영화 들어갈 때 김혜자 선생님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되었다.

Q. 처음 엄마 역을 맡았는데 감정연기에 있어서 힘든 점은 없었나?
- 아시다시피 이하루 양의 엄마이다. 그러다 보니 누구의 엄마로서 사는 거에 대한 괴리감을 느끼기엔 그렇게 살고 있어서 그게 엄청난 도움이 됐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감독님께서 처음으로 발견해주셨다. 사실 제 얼굴만 보면 애기엄마라는 게 잘 안 느껴지지 않나. 그거에 대한 가능성을 감독님이 봐주시고 ‘쟤는 아줌마다’라는 생각으로 이 역할 제안한 것 같다. 작품에서 제일 크게 도움을 받았던 건 사실상 극 중 (딸과 아들로 나오는) 지소와 지석이다. 이 친구들이 나를 엄마, 친엄마, 친이모처럼 따라 줘서 더 편안하게, 밀착감 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

Q. 영화에서 이레가 연기한 딸 지소와 티격 대는 장면이 많은데…
- 육아 선배들한테 물어보니까 극중 지소(이레)가 10살 정도인데 그 나이 되면 딸하고 말싸움할 때 엄마가 못 이긴다고 하더라. 아직 이레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하루랑 옥신각신하는데 ‘얘를 못 당하겠구나’ 그런 생각한다. 그것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레가 되게 잘해줬다.

Q. 3대 여배우가 함께 한 소감은?
- 정말 좋았고 영광이었다. 김혜자 선생님과 함께 한 작품에 나온다는 것이 제겐 역사 같은 일이었다. 예전부터 현재까지 선생님은 역사를 쓰신 분이라 설레고 영광스러운 작업이었고, 이레한테는 제가 누누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나중에 스타 되어도 나 잊으면 안돼’라고. 이레는 크게 될 것이 보이는 배우다.

# 천재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아역배우 이레
2013년 전국민을 울린 영화 <소원>을 통해 데뷔했다. 당시 7살의 나이라고 믿기 힘든 깊이 있는 눈빛과 풍부한 감정 연기로 천재 배우의 탄생을 알리며 대중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제4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이를 입증했다. 아역 배우 그 이상의 놀라운 집중력과 표현력을 지닌 배우로 이번 작품에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넓혔다.

Q. 대단한 어른 배우들과 함께 한 소감은?
- 이분들은 연기를 어떻게 할지, 또 같이 연기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좋기도 했는데 ‘이게 꿈일까 상상일까’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신기하고 좋기도 했다. 연기를 하다가 ‘이게 나인가’라는 느낌도 들고 이런 영화를 같이 찍을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 좋았다.

Q. 눈물연기가 인상적이던데, 어떤 생각으로 연기했는지?
- 지소는 이래서 슬프겠다. 이런 감정으로 울어야겠다 느껴지면 감정이 북받쳐서 울었기 때문에 정말 진심으로 울었다.

Q. 개를 훔치는 작전을 주도하는 역할에다 ‘월리’랑 촬영 많이 했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윌리가 되게 영리하고 똑똑하고 연기도 잘한다. 뜨거운 햇빛에서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달궈진 바닥이 뜨거웠는지 월리가 자꾸 벤치 아래로 들어가 있어서 정말 귀여웠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