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하면 1990년 초반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운동'과 외국 노동자의 유입 증가로 생성된 다문화가정은 2009년 27만 2616명에 이르렀으며, 2020년에는 74만 3416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부산남부경찰서 외사계장 경감 윤영희

다문화 가정 인구의 증가와 함께 초·중·고교의 다문화 학생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6년 9300여 명이던 다문화가정 학생수가 2012년 4만 7000여 명으로 증가했으며, 이 비율은 앞으로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한국생활 정착 지원
부산남부경찰서 경감 윤영희 외사계장이 화제다. 경성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졸업, 부산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과정, 일본 와세다대학원 법학연구원을 수료한 윤영희 계장은 부산지방경찰청 외사과와 일본경찰청 형사사국 파견을 거쳐 현재 부산남부경찰서 외사계에 근무하고 있으며, 부산동명대학교 경찰학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30여년을 경찰로 살아온 대한민국 대표 여경인 윤영희 계장은 국내 체류외국인 범죄예방 및 다문화가정 한국정착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다문화가정의 수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돕고 지원하는 일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윤영희 계장은 “다문화가정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지원 외에 지역에서 제일 가까운 이웃인 우리들이 소통과 동화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윤 계장은 지역 내 여성센터, 여성회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 외국인 도움센터를 개설 운영하여 범죄신고 핫라인을 구축, 관할 1,000여 명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한국생활 정착 및 가정폭력 등 범죄예방활동에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의 멘토·멘티결연 활동을 통한 상담창구를 확대하는 한편 1,50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범죄예방교실을 운영해 맞춤형 치안활동을 펼쳐왔다.

윤 계장은 “남부서 관할에만 1,053명의 다문화여성이 있다. 다문화가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사소통의 부재’다”며 “서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대화가 되지 않으니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쌓아두어 갈등이 증폭된다. 이로 인한 가정폭력 문제도 심각하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상처도 보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윤 계장이 멘토링을 맺었던 일본인 여성의 경우 수시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집안의 대소사까지 의논할 정도로 그를 크게 의지했고, 윤 계장은 무직이었던 멘티의 남편의 직장을 알선해주면서 가정의 안정을 찾아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윤영희 계장은 다문화가정 방문지도사 사례발표, 결혼이민여성 자조모임 한글교실 등 도움센터 2개소를 운영하면서 다문화여성 운전면허교실, 한국전통문화체험, 다문화가정 생활법률 간담회, 경찰과 외국인 커뮤니티간 소통활성화를 위한 대표자 간담회 등을 통해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 다문화자녀 한국전통문화체험

‘다문화인이 뽑은 올해의 공무원 부문’ 대상 수상
지난해 7월, 부산남부경찰서는 ‘다문화외사협력위원회’를 발족하고 다문화가정 내 가정폭력 문제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멘토 역할 및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윤 계장은 대학교수, 의사, 사업가 등 2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외사협력위원회와 함께 인권보호를 기반으로 각종 어려움을 자문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배려 깊은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윤 계장은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의 벽을 허물어 함께 나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며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정을 꾸리고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주변 분들이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윤영희 계장은 제4회 대한민국 다문화 예술대상에서 ‘다문화인이 뽑은 올해의 공무원 부문 사회봉사 대상’을 수상했다.

그간 윤 계장이 다문화 가정의 안정적인 한국생활 정착 및 범죄예방활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윤 계장의 이번 수상은 특히 다문화인이 직접 수상자로 선정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가며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는 열린 마인드로 소통의 장을 열고 있는 윤영희 계장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정착 과정 중 겪는 우울증과 관련된 자살 등의 극단적인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며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정신건강 및 범죄예방 특화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문화 다양성 확보와 문화예술을 활용한 다문화 이해증진으로 이주민을 위한 새로운 문화자산이 축적되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