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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 허가 취소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되지 않은 신장유래세포 검출
2019년 08월 07일 (수) 14:52:5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7월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에 대한 품목 허가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지난 5월28일 식약처가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한 지 36일만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식약처는 이날 홈페이지 행정처분정보에 의약품 제조판매품목 ‘인보사케이주’ 허가취소라는 결과를 공개했다. 식약처는 위반 내용에 대해 “허가받은 내용과 달리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아니해 국민보건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신장유래세포’가 포함된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품목허가 취소는 근거 약사법 제 31조 2항에 의한 행정행위 성립상 하자로 인한 직권 취소, 제 76조 1항,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 95조등을 근거로 했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SRT 결과 인보사 2액서 특이 유전자 검출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주성분 2액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품목허가 신청 당시 2액을 연골유래세포라고 기재했다. 허가받은 내용과 달리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만큼 인보사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 3월 말 인보사 2액 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라는 것을 파악하고,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는 이후 코오롱생명과학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에 현지조사단을 파견해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 식약처가 인보사 2액의 최초세포(Master Cell Bank), 제조용세포(Working Cell Bank) 등에 대해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실시한 결과 2액에서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gag·pol)가 검출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전 2액 세포에 삽입된 TGF-β1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것도 드러났다. TGF-β1은 연골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2액 세포에 도입한 유전자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5월28일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발표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했다. 이후 행정절차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 입장을 듣는 청문회를 지난 6월18일 개최했다.

식약처는 조사결과와 코오롱생명과학 청문회 등을 종합해 7월9일자로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취소와 관련해 성분 변경을 고의 은폐한 적이 없다며, 지난 7월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보사케이주 관련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청구 소장과 효력정지신청서를 서울행정법원 및 대전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7월3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입장문을 내고 “인보사가 품목허가 취소된 것에 대해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주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불안과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인보사 성분 변경과 관련해 조직적인 은폐와 조작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청문회에서 고의적인 조작이나 은폐는 결코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식약처가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행정소송 제기를 통해 식약처의 품목허가취소처분이 과연 적법한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투약환자들에 대한 장기추적조사, 미국 임상 3상 재개, 안전성·유효성 재확인 등 가능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며 “국민과 투약환자들의 불안과 의혹이 조기에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보사 투약 환자들 집단소송 제기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를 투약 받은 피해 환자들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2차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다. 지난 7월3일 법무법인 오킴스는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을 대리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2차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킴스는 5월28일 인보사 투여환자 244명을 대리해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오킴스는 이후 지난 6월1일부터 28일까지 한달간 피해자들을 2차로 모집했다. 2차에서는 523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오킴스 측은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주요성분을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신장유래세포로 혼입 또는 변경한 사실을 숨기고 제조 판매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환자들은 코오롱의 위법행위로 인해 종양원성이 논란이 되는 세포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투약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악성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세포가 신체에 주입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감에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킴스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오킴스 측은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취소 처분은 당연한 조치임에도 코오롱생명과학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며 “환자들은 이와 같은 코오롱의 태도에 더욱 큰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과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인보사 개발·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대국민 사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인보사 허가 취소와 관련해 지난 7월4일 기자회견을 열고 ‘투약 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안)’을 발표하면서 환자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인보사 주성분인 1액 세포의 활성화를 위한 유전자전달용 2액이 착오가 생겼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승인을 받았다”며 “품목허가가 취소돼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보사는 17년 전 작은 실험실에서 시작된 약으로 바이오 생태계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믿음과 벤처정신으로 탄생한 약”이라며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 대표는 “개발 초기 당시의 수준으로 보면 세포를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기법을 사용했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보면 부족함이 많았다”며 “과오를 용서해달라는 것은 절대로 아니고 오히려 세계 최초라는 자부심이 있었다면 더 완벽하게 검증을 거쳤어야 했다는 지적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액 세포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식약처도 안전성에는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원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과 협력해 중단 상태인 미국 임상3상을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국제적인 공신력 있는 학자와 학회, 기관을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추가로 검증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투약환자의 안전관리 대책도 소개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보사를 투약한 건수는 11년간 3853건이다.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 담당 상무는 “우려가 많은 형질전환세포의 종양원성은 방사선조사로 혈액 내에 인보사 성분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보사 2액은 애초 형질전환한 연골세포가 주성분으로 알려졌지만 형질전환 신장세포라는 게 밝혀진 상황이다. 신장세포는 무한정 반복하는 ‘종양원성’이 있다. 유 상무는 “2액의 형질전환세포는 원래 세포와 상관 없이 유전자를 변이해 형질을 전환한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약처의 권고로 형질전환세포에 방사선을 쏴 종양원성을 완전히 없앤 뒤 출고하고 있어 암으로 커질 가능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인보사 투약 환자는 15년 동안 장기추적을 하게 된다. 개인정보보호법 상 환자가 투약 병원을 통해 등록을 해야 한다. 지난 4월 시작한 환자 등록은 현재 전체 환자의 절반 수준인 1725명이다. 회사 측은 10월까지 투약환자 전수를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상무는 “병원에 상주하는 외주업체를 통해 환자등록을 지원하고 있으며 환자 문의를 맡을 콜센터도 회선을 확충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추적검사는 임상시험과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를 위한 임상시험 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해 현재 식약처가 검토를 하고 있다. 유 상무는 “환자에서 생긴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해 약과의 인과관계를 철저히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장기추적관찰을 위해 지역별 거점병원을 20여개 지정했다. 대부분 인보사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상급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이다. 유 상무는 “이들 병원과 협약을 맺어 환자 장기추적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예상 비용은 500억~6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이에 필요한 비용 800억원을 이미 1/4분기 회계에 반영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900억원에 이른다. 이우석 대표는 “진정성 있는 마음과 책임감으로 환자 여러분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인과관계가 밝혀지면 모든 책임을 질 각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 일시 보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잠정적으로 보류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잠정적으로 효력정지를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7월12일 식약처 관계자는 “법원이 절차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를 판단하기 전까지 식약처의 행정 처분에 대해 잠정적 효력정지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인보사 판매·유통 금지는 이와 상관없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앞서 식약처는 7월3일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을 확정하고 7월9일부터 효력이 발효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의 인보사 관련 처분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과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 청구 소장과 효력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은 의약품 회수·폐기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7월26일까지 효력을 일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행정법원도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효력을 7월29일까지 일시 정지한다고 식약처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전날 홈페이지에 인보사의 회수·폐기를 공지했다가 삭제했다. 당초 식약처는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따른 후속조치로 "허가받은 내용과 달리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며 의약품 회수·폐기 명령을 내린 뒤 홈페이지에 공개했었다. 그러나 법원이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당분간 공식 처분이 미뤄지게 됐다. 한편 ‘인보사 사태’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자택이 가압류됐다. 지난 7월11일, 서울북부지법 민사1단독 조병대 판사는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이 낸 이 전 회장의 서울 성북구 자택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티슈진 주주 142명은 지난 5월 27일 회사와 이우석 대표, 이 전 회장 등 9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아울러 손해배상액을 보전받기 위해 이 전 회장의 부동산 등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했다.

인보사 사태에 따른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코오롱티슈진 코스닥 상장 관련 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11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이 주관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앞서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등을 압수수색하고 7월3일 티슈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상장 업무를 담당한 권모 전무, 최모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장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코오롱 측이 인보사 성분이 변경된 사실을 알면서도 식약처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계열사 상장을 추진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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