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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검경 수사권 조정 두고 검찰과 경찰 갈등 고조
2019년 06월 07일 (금) 00:17:2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4월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도입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국민적 개혁 여망을 담은 이들 법안이 최장 330일 뒤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통과될 경우 정치사에 큰 전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국회 사법개혁특위는 지난 4월30일 밤 10시 50분쯤 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발의한 공수처 설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상정한 뒤 무기명 투표를 통해 재적위원 18명 중 11명(5분의3 이상)의 찬성으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공수처 법안은 기존 4당이 합의한 법안 외에 이날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추가로 대표 발의한 법안 등 총 2개의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도 비슷한 시간 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연동률 50%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정안을 상정한 뒤 5분의3의 찬성으로 패스트트랙에 태웠다.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신뢰성 높이는 공수처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난 4월29일 국회 사개특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이미 상정된 여야 4당의 합의안에 더해 사개특위에서 사보임된 권은희 의원 이름으로 대표 발의되는 법안까지 총 2개의 공수처 법안을 모두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여야 4당 합의안과 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공수처 설치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와 범죄행위를 척결하고,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자는 큰 틀에선 뜻을 같이 한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를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및 총리실, 대통령비서실·안보실·경호처·국정원, 검찰총장, 지방자치단체장, 장성급 장교,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 7000여명으로 한 데에도 이견이 없다. 다만 공수처 수사 대상과 기소 권한 등을 놓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여야 4당 합의안은 수사 대상을 고위공직자의 부패뿐만 아니라 범죄까지 포함하는 고위공직자 ‘범죄’ 행위에 두고 있다. 반면 권 의원 법안은 고위공직자의 범죄 행위 중에서도 ‘부패’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권 의원 법안에는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형법 등에 해당하는 죄로 규정한 여야 4당 합의안에 더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해당하는 죄도 포함됐다. 이는 여야 4당 합의안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인 것과 달리 권 의원 법안은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인 데서도 차이를 드러낸다. 공수처에 대한 기소권 부여 방식도 이견 중 하나다. 여야 4당 합의안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해 수사권을 갖되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 그러나 권 의원 법안은 이러한 기소권에 대해서도 ‘기소심사위원회’를 둬서 기소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종적으로 공수처에서 기소를 결정하기 앞서 기소 여부를 심의하는 기소심사위원회를 별도로 둬서 한 단계 더 필터링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핵심적인 차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 4당 합의안과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바른미래당 안은 실질적 견제 장치가 필요한 판·검사, 경무관 이상의 경찰 공무원에 대한 기소 권한을 국민에게 드린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권 의원은 또 “바른미래당 안은 독립된 수사처장(공수처장)이 수사처(공수처)의 인사 권한을 갖도록 해 독립성을 보다 고도로 보장한다”며 “이는 여야 4당 안이 수사처의 인사 권한을 대통령이 갖도록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했다.

문 총장,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반발
문무일 검찰총장이 최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과 관련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5월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 총장은 이날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문 총장은 “국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해 국민의 기본권이 더욱 보호되는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공개 반발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귀국 나흘 만에 첫 출근해 짚은 것은 ‘경찰권력 비대화’ 우려였다.

조국 민정수석이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는 수사권 조정 법안에 제기되는 우려를 “깔끔히 해소”해야 한다며 검찰 달래기에 나선 가운데, 문 총장도 청와대와 여당에 각을 세우기보다 법안의 부당함을 공론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문 총장은 지난 5월7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더불어 수사의 개시, 종결이 구분돼야 국민의 기본권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다”고 방향성을 밝혔다. 이어 “검찰을 비롯해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국가기관에 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공론의 장이 마련돼 오로지 국민을 위한 법안이 충실하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 기자간담회 열어 100분 작심 발언
문무일 총장은 5월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중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에 대해 “소 잃을 것을 예상하고 마구간을 고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검찰이 제외된 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 자제 주문’ 취지 이메일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문 총장은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프랑스대혁명 원칙을 보면 수사를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결론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착수를 하지 않고, 이건 재판도 마찬가지”라며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못 내리게 하고, 결론을 내리면 착수를 못 하게 하는 게 민주적 원리”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외 되는 게 검찰이었다. 검찰 수사 착수 부분이 너무 확대됐다”면서 “검찰도 문제라고 인정해 바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형사사법절차 민주적 원칙에서 예외가 검찰 직접수사 착수 부분이고, 어떻게 통제할지 집중하는 게 더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이를 토대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는 국회 법안을 비판했다. 문 총장은 “현 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정부안은 전권적 권능을 확대해놨다”며 “검찰이 이런 전권적 권능을 갖고 일했으니 경찰도 통제받지 말고 전권 행사해보라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수사는 기본적으로 선한 면이 있지만, 이면에는 평온한 상태에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점이 있다. 그래서 신속·효율보다 적법·신중이 중점이 돼야 한다”면서 “수사 행위는 시대가 갈수록 법률적 제약을 심하게 해 촘촘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법안에서) 사후에 고치거나 이의제기로 고친다, 송치된 뒤 문제를 살펴보고 고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소 잃을 것 예상하고 마구간 고치거나 병 발생할 것을 알고 약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과 똑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사후약 처방 잘해주면 되지 왜 그렇게 문제 삼냐고 하는데, 당하는 사람 기준에서 생각해야 하지 않냐”면서 “수사하는 사람 편의를 위해 국민을 노출시키는 건 옳지 않다”며 현 법안대로라면 결국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에 수사 지휘를 할 수 없고, 경찰은 혐의점이 없는 사건은 1차적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다. 다만 경찰 수사에 법 위반이나 인권 침해, 수사권 남용 등 문제가 있으면 검사가 시정조치와 사건 송치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문 총장은 “과거 정치적 의혹이 따른 사건들이 꽤 있었다. 수사 결과에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거나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과도하게 미적거리는 모양이 보여졌다”며 검찰 과오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체 개혁안으로 “검찰 수사 착수를 줄이겠다. 마약·조세·금융·식품의약 수사는 분권화 추진 중이고, 특별수사부까지 뺄지는 국민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비대화 우려에 대해선 “자치경찰제, 정보경찰 분리 문제는 수사권 조정과 직접 관련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권능들이 결합됐을 때 어떤 위험이 있을지 말씀드리는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공약 중 하나이고, 검찰에서 먼저 말 꺼낸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해선 “반대하진 않는다. 공수처 논의가 20여년 지속된 원인이 검찰인데, 해소 다 못하면 우리 문제로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유연성이나 부수적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그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검찰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 총장은 “정부안이 나온 뒤로 수차례 검찰 의견을 제기했고, 국회 논의가 시작되면 우리도 참여하기로 했다”며 “실제 논의가 몇번 열리긴 했지만 중단됐고, 그 상태에서 갑자기 패스트트랙에 올랐다. 그래서 이제야 (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또 “삼권분립 원칙상 법을 만드는 건 국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법률안대로 하면 이런 위험이 있다고 호소드리는 게 마지막”이라며 “호소 방법은 국회에 설명하는 게 있고, 언론에 개별적으로 설명하는 게 있다”고 덧붙이며 간담회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 박 장관이 최근 전국 검사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사권 조정 법안 보완책을 제시하며 “개인적 경험이나 특정 사건을 일반화시키지 말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팩트, 외국제도 등을 예로 들며 주장하지 말라”고 한 데에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문 총장은 “장관님이 이메일에서 말씀하신 방법대로 하면 외국 사례도 말하면 안 되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안 되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한 줄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이렇게 하면 되지 않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일선 검사들, 검찰 개혁의 필요성엔 동의
문무일 검찰총장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조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일선 검찰청 소속 검사들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관해선 동의하면서도 수사권 조정안 내용에 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경지검의 A검사는“지금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다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 스스로의 반성과 개혁 차원에서 수사권 조정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역 지방검찰청의 B부장검사는 “검찰이 제일 비판받은 것은 직접 수사 때문”이라며 “직접 수사를 하면서 무리한 수사를 하거나 의혹을 남겨 문제가 됐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직접 수사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많은 검사들이 이미 검찰의 직접 수사로 인한 문제점을 본 만큼 줄이는 게 맞지 않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방검찰청 형사부 소속 C검사도 “검찰이 일반 사건까지 일일이 1차 수사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검찰 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다만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는 등 수사권 조정안에 관해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사법적 통제가 불가능해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문 총장의 지적과 같은 맥락에서다. C검사는 “검찰개혁의 목표와 수단이 일치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경찰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 친화적 수사를 방지하는 데 검찰 개혁의 목적이 있다면 청와대가 검찰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행태를 개혁해야 한다”며 “경찰의 정권 친화적 수사에 대한 제한책 없이 수사지휘를 받지 않을 권한을 주면 얼마나 많은 사건이 경찰에서 내사로 묻힐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역 지방검찰청의 D검사는 “가장 잘못된 부분은 비법률전문가인 경찰에 수사절차 및 수사결과 등 모든 과정에 대해 법률가의 통제를 받지 않을 권한을 주는 것”이라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경찰의 법리검토 미숙으로 인한 위법수집증거 등이 문제돼 실체적 진실과 상관없는 수사절차의 위법으로 인한 무죄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사종결권 역시 법률검토 전문성이 없는 경찰에 주어지는 경우 피해자가 없는 행정법 위반사범들의 경우, 검찰의 법리검토 기회가 박탈된 채 사장될 수 있어 경찰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2차 수사기관으로서 법률전문가의 역량에 집중해 형사절차를 법률적으로 통제하고 실체적 진실을 최대한 규명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경찰이 사건을 종결한 뒤 종결 이유와 증거물을 검찰에 제출하도록 해 검찰이 경찰 수사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한 조정안 내용에 관해서도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에서 관련 자료를 받은 뒤 60일 내에 경찰에 반환해야 한다. 재경지검의 E부장검사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관심 사건이 아닌 일반 사건의 경우 미처 검토를 마치지 못한 채 60일이 지나 경찰에 반납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사를 안해 본 사람들이 그런 보완책을 마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찰 “검찰권의 분산은 민주주의 실현”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검찰의 여론전에 맞서 경찰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 특히 수사권 조정안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권의 분산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일격했다. 경찰청은 지난 5월10일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왜곡과 진실’이라는 설명자료를 통해 “검찰은 언론 등을 통해 수사권 조정 법안 내용의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반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전날 대검찰청이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통해 “수사권 조정안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카드뉴스를 게시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먼저 ‘종결권 부여시 경찰이 마음대로 수사한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 “(수사권 조정안에 따르면) 경찰 수사는 촘촘한 통제를 받게 된다”며 “오히려 기소권과 결합돼 경찰 수사보다 훨씬 강력한 검찰 수사는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는 “정당한 보완수사 요구라면 이행하지 않을 리 없다. 정당한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검사는 직무배제 및 징계요구까지 가능하다”며 “다만 검사의 부당한 요구에는 따르지 않는 것이 사회 정의를 위해 당연하다”고 맞섰다.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주면 사건이 암장된다(묻힌다)’는 주장에는 “수사권 조정이 되어도 검사가 경찰의 모든 사건기록을 다 보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영장심의위원회가 헌법상 검사영장청구권을 침해해 위헌이다’라는 주장에는 “검사의 부당한 영장불청구는 지속적으로 문제시됐으며, 영장청구권 남용 문제의 심각성에 비하면 최소한의 견제 장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검토하는 데 60일은 부족하다’는 주장에는 “검사가 단지 사건 기록만을 검토하는 데 60일이 부족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검사가 작성하는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능력을 제한하면 공판 업무 부담이 증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사 작성 피신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해도 증거능력이 인정돼 ‘공판중심주의’를 형해화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무리한 자백 강요와 회유 등 강압수사와 인권침해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에는 “우리나라 검찰권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비대하여 견제받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검찰권의 분산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갑룡 경창청장도 지난 5월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사권 조정은 견제와 균형의 논리와 국민의 권익 보호라는 관점에서 하나하나 다듬어지고 있다고 보고, 국회 등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의 뜻에 따라서 입법이 이뤄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민 청장이 관련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수사권 조정은) 역대 정부 내 논의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수차례 논의돼 왔고 현 정부에서도 정부 자체로, 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의 논의가 있었다”며 “기본 관점은 견제와 균형의 논리에 의해서 국민이 부여한 권력인 수사권이 민주적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행사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날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경찰의 정치관여·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경찰은 과거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사실 그대로 밝혀지는 대로, 경찰 개혁의 계기로 삼아 국민을 위한 국민의 경찰로 나가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에서 이번 영장 청구가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에 대한 망신주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정보경찰의 불법 정치 관여)문제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민이 부여한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소임에 집중해서 사실로 밝혀진 문제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대책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무일 총장의 기자간담회 발언에 대해 경찰은 “국회 논의에 집중해달라”고 반박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안이 나오기까지 절차가 있었는데 거기에 검찰도 참여를 했다”며 “밀실 합의도 아닌데 (검찰) 입장이 반영 안 됐다고 부인하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께서 여러 국회 논의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거기에 집중해 주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이 밝힌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와 관련해서는 수사권조정 법안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장 개인의 의사에 따라 수사 총량을 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문 총장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 어떤 기관에도 기소권, 수사권 다 줘서는 안된다’고 하셨는데 이런 것들이 검찰에 대해 지속적으로 국민들이 말해 왔던 내용”이라며 “문제를 정확히 지적하셨고,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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