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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의 끝없는 싸움 종지부 찍을 백신, 한국에서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될까
2019년 04월 02일 (화) 04:23:13 최선영 기자 csy@newsmaker.or.kr

인류는 비만과 싸우고 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면서 장수하기 위해 지켜야 할 수칙, 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풍성하고 다양해진 먹거리, 첨단 지식 정보 사회의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습관, 유전 등으로 비만은 더욱 심각해지고 이와 함께 당뇨병, 동맥경화 등 만성적 대사질환들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IoT(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삶의 행태가 더욱 편리해지면서 비만의 증가 속도는 훨씬 더 가속화되고 있다. 인류의 건강 복지를 대비하는 첨단 바이오 산업계가 부작용이 없는 새로운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고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가장 보편적인 비만 치료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약물치료제인데 한양대학교 분자생명과학과 김효준 교수는 '비만으로 유도되는 항 ApoB-100 자가항체의 발현 양상 및 특성 분석' 연구를 통해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면역치료요법의 글로벌 신약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최선영 기자 csy@

인간이 살면서 평생 대비해야 할 질환 중 하나인 비만. 아차하는 순간에 체중이 증가하면 비록 수명은 길어도 삶의 질은 떨어진다. 의학과 바이오산업은 비만을 억제, 관리하는 방향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혈관계 이상, 기형유발, 자살 충동, 우울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감내하며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찾아왔다. 겨울이 오기 전 독감 백신을 맞는 것처럼 비만도 주사로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매년 Apo-100을 인식하는 항체의 생성을 유도하는 백신을 맞는다면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비만을 치료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예감에 기대가 크다.

새로운 비만 잡는 기술로 한국 바이오산업 꽃피울까
과다하게 섭취한 열량을 다 소비하지 못할 때 몸은 잉여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한다. 이것이 비만의 시작이며 이 단계에서 한양대학교 분자생명과학과 김효준 교수는 솔루션을 발견했다. 김 교수의 연구에서 실험용 생쥐에게 고지방 사료를 지속적으로 섭취시키면 지방세포가 비대해지고 비만이 시작될 때 나타나는 특이점이 발견됐다. 비만이 시작되면 지방조직에서는 대식세포가 증가하고 염증반응이 진행된다. 그 결과로 혈중에 다양한 자가항체가 생기면서 여러 대사성 질환이 유발된다. 이러한 신체에 해를 주는 역기능의 자가항체들 중에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유발하여 제2형 당뇨병을 촉진하거나 또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것들이 있다. 이에 반하여 그가 발견한 자가항체는 ApoB-100이라는 단백질에 결합하여 비만을 억제하는 순기능을 나타낸다. ApoB-100은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이 간에서 저장형의 지방입자인 초저밀도지단백질(VLDL)로 만들어 질 때 필수적으로 쓰이는 기본 구성 단백질이다. 김 교수는 VLDL이 간에서 혈중에 방출되면 각 조직에 존재하는 지단백질입자 수용체 및 지방분해효소가 ApoB-100을 인식하여 지방을 세포 내로 흡수하게 되는데, ApoB-100에 대한 자가항체가 이러한 기능을 차단하여 비만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김효준 교수

“10여 년 전부터 대사성질환이 비만으로부터 야기되는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에 기인한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ApoB-100에 대한 자가항체는 비만 초기에 생성돼 비만을 억제하는 자연치유적인 효과가 있다는 이번 결과는 비만치료에 대한 글로벌 신약 사업의 미래를 바꿀 정도로 막대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globesity(global+obesity)’라는 합성어가 논문에 등장할 정도로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만연·확장하고 있고 WHO와 미국 의학협회는 이미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했습니다. 세계 각국은 비만치료에 쏟아 붓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절실히 찾고 있죠.”
비만 치료의 역사를 뒤흔들 이번 연구는 지난 2018년 7월 LA에서 개최된 국제 비만 및 만성질환 학회에 일부 발표됐으며 현재 국제 저명 학술지 투고를 준비 중이다. 그가 창업한 벤처기업 SJBiomed㈜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한국의 바이오 연구자들의 역량이 결코 국제적으로 뒤지지 않음을 보여 주고있다.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 속에서 우리의 바이오 산업이 미국, 유럽 등과 경쟁하여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끊임없는 투자, 전진하는 연구자의 조화가 절실
김효준 교수는 비만 치료 백신을 개발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가까운 미래의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흥망성쇠는 투자자들의 안목에 달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허가하고 의약품 개발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첩첩산중인데다 가장 아쉬운 것은 자본 투자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지식경제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비만치료용 ApoB백신제제개발’을,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중소기업청 첨단장비 활용 기술개발사업으로 ‘비만백신용 항원의 대량생산공정개발 및 표준 분석법 개발’을 수행하여 눈부신 성과를 거뒀지만 후속 연구 및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다.
“생명과학의 연구는 광범위한 화학, 생물학 및 의약학 지식이 요구됩니다.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쌓아온 지적 자산을 기업에서 활용한다면 더욱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바이오 벤처회사 또는 제약기업들의 학술적, 기술적 애로사항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는 Apolipoprotein의 모조단백질을 항원으로하는 비만치료 백신 개발의 대사-면역연구 외에도 Adenylate kinase라는 효소를 대상으로 protein engineering기법에 의한 단백질의 structure-function relationship(구조와 기능의 상관성) 연구, 유전자재조합을 통한 신기능성 단백질 디자인 등, 합성생물학 연구들을 수행하며, 도출된 연구 결과를 산업화로 연결시키는 일환으로 단클론 항체 생산 하이브리도마 제작, 진단용 단클론 항체생산을 통해 새로운 심근경색증 진단키트 개발 등을 소화했다. 이미 그는 후속 연구 방향을 동맥경화 및 지방간에 대한 ApoB-100 자가항체의 면역생리적 기능을 연구하고 나아가 항체 치료제 개발로 설정했다. 그처럼 창조적 연구자가 대거 육성되어 마음껏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우리나라는 단숨에 바이오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끝으로 정부와 기업은 국내 바이오벤처산업의 잠재력이 결실을 이루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역동적으로 지원하여 무궁무진한 첨단 바이오시장을 놓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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