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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자수공예의 발전과 전승에 총력 기울이다
2019년 04월 02일 (화) 02:03:28 황태일 기자 hti@newsmaker.or.kr

자수는 헝겊·가죽 등의 표면에 실 등을 바늘이나 바늘 모양의 도구로 꽂아 수놓은 그림이나 도안을 말한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모피나 식물의 껍질과 잎 등을 꿰매고 엮어 옷을 지어 입었던 것에 기원한다. 인류가 점차 문명화하면서 옷이나 기타 직물에 장식이나 계급의 표시 등을 위해 자수를 놓기 시작했다.

황태일 기자 hti@

전통공예로서 자수란 실을 바늘에 꿰어 어떤 재질의 표면에 일정한 땀수로 기법에 따라 문양(무늬)를 표현하는 기술이다. 『삼국지』‘후한서’ 등에도 부여, 고구려 사신의 옷에 수를 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종교자수, 감상자수, 복식자수, 생활자수 등 다양하게 변형되어 사용하였다.

세계서 인정받은 한국 전통자수의 1인자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처럼 역사 속 인물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이나 지금까지 전해지는 귀중한 유산들을 한 땀 한 땀 자수로 복원하고 싶다. 그러자면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바빠진다.” 김태자 자수공예 명장(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전수교육조교)의 행보가 화제다. 김태자 선생은 지난 2016년 별세한 故한상수 자수장의 전수조교로, 한국 자수장 교육조교의 1인자로 꼽힌다.

▲ 김태자 명장

숙명여대 정영양자수박물관 특설교육 전통자수 과정 주임교수인 김태자 선생은 2001년 유네스코 아태지역에서 자수병풍 <길상도>를 출품, 한국 최초로 자수공예 1위를 차지하며 전통 문화를 알리는 데 이바지 한 인물이다. 작은 작품보다 1년 내내 걸리는 대작을 즐겨 만드는 김 선생의 작품은 대부분 ‘스케일’이 크다. 2000년 서울에서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렸을 때 회의장 벽에 걸려 화제가 됐던 <오봉산일월도(五峰山日月圖)>도 김 선생의 손을 거쳤다. 높이 2.6m,폭 4.8m의 대작인 탓에 다른 7명의 자수공예사와 함께 7개월 동안 일했다고 한다. 때문에 김 선생이 가장 능숙하게 사용하는 자수 기법은 큰 면적을 메우는 데 주로 사용되는 ‘자릿수 기법’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현대 서양 자수 기법을 접목하는 ‘실험적 시도’도 하고 있다. 흔히 자수는 실과 바늘만으로 만들어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김태자 선생은 “자수에는 ‘소원(所願)을 비는 마음’도 함께 들어간다”고 말한다.

김 선생은 “바위·해·거북이 등 장수를 상징하는 것들을 수놓을 때는 그 작품을 받을 사람이 장수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석류를 수놓을 때는 다산(多産)을, 잉어를 놓을 때는 취업·출세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수놓을 때마다 소원도 함께 꿴다. 물건을 받는 사람이 행복해져야 작업한 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덧붙였다. 지나간 시대 사람들이 품고 있던 꿈과 소망, 땀으로 이루어놓은 위대한 유산과 업적들을 오색실에 꿰어 비단 위에 찬란하게 꽃피우고자 하는 바람. 오랜 꿈과 숙원이라고만 생각돼 왔던 이 일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나라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전수교육조교(1992년)’라는 직함을 김 선생에게 선사했고, 그는 자신의 직함에 따르는 책임감과 소명의식으로 후손들에게 선조들의 지혜를 고스란히 물려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1000여 명이 넘는 전수자와 이수자 배출
전승공예대전 문공부장관상 및 대통령상, 대통령 표창, 유네스코 우수공예품 어워드 등을 수상한 김태자 선생은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자수공예 명장으로 우뚝 섰다. KBS 대하드라마 <삼국기> 자수고증, 지도, NHK 초청 일본 순회전(동경, 오사카, 후쿠오카, 히로시마), 20여 회가 넘는 전통 자수 심사위원 역임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와 함께 후학 양성에도 총력을 기울여 온 그는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 전통자수 강사를 역임 후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 특설교육 전통자수 과정 주임교수로 활동 중으로 후학 양성에 총력을 기울여 지금까지 1000여 명이 넘는 전수자와 이수자를 배출하는 등 전통자수 공예발전과 전승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태자 선생은 “개방을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문제는 우리 것에 대한 우수성과 가치를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철저한 기능전수와 함께 자수인들 스스로 우리의 것을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의식이 없으면 전통자수의 맥은 끊길 수밖에 없다”면서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고 가르치고 싶은 선생이 있더라도 제도적인 뒷받침과 지원이 없으면 교육은 불가능하기에 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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