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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인정교과서의 편찬과 보급에 힘써온 국내 출판계의 거인
2019년 02월 08일 (금) 02:05:51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사전적인 의미로 본다면 교과서는 정설을 기록한 책이다. 교육적 관점에서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표현하고 학습해야 할 일련의 내용을 항목별로 정리한 책이다. 교과서는 또 교육과정을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교육목표가 도달해야 할 지점을 알려준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교과서는 교육의 출발점이면서 동시에 교육의 종착지인 셈이다. 또한 창의적 종합예술이기도 하다. 학계 전문가는 물론, 현장교사와 편집디자이너, 심리전문가 등 각 분야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한 권의 교과서를 만들어낸다.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의 새로운 가치를 담은 것이 교과서다.

‘한글 교과서’ 출판한 교과서 출판의 1세대
▲ 장왕사 회장
“1956년 제1차 교육과정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검인정교과서의 편찬과 보급에 모든 것을 바쳐 진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나라 교육의 발전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끼며 산다.” 이대의 도서출판 장왕사 회장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교과서 출판의 제1세대인 이대의 회장은 ‘한국 출판계의 거인’으로 통한다. 1919년 서울에서 태어났던 이대의 회장은 일본 메이지대학 법과에 입학, 대학원 재학시 학병 문제로 일시 귀국하고 있던 차에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했던 1945년 당시, 해방된 조국의 젊은이들이 한글을 모르는 현실을 개탄하며 한글로 교과서를 출판하기로 결심하고 백남홍씨와 동업으로 도서출판 동지사(同志社)라는 출판사를 설립, <연합 각국의 정치 조직>, <중학영어 펜맨쉽>, <지리>, <물리>, <동양사> 등 각종 학급 교과서를 발행했다. 1947년에는 활판인쇄공장인 명진인쇄소와 오프셋인쇄공장인 수문사를 설립한 데 이어 1948년에는 ‘아동원’잡지사를 설립해 <어린이나라>와 아동물을 발간하기 시작했다.

1951년 동지사를 도서출판 장왕사로 출판사명을 바꾼 후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는 인쇄기를 열차에 싣고 대구에 내려가 초등학교용 전시 독본을 생산하기도 했다. 1956년 제1차 교육과정 개편 당시에는 중학교 교과서와 고등학교 교과서 등 56권의 검정에 합격하며 한국 최대의 출판사로 자리매김했다. 1970년대 유신체제가 들어서면서 교과서 출판사들이 세금 221억원을 탈루했다고 발표한 이른바 1977년 ‘검인정교과서 사건’으로 가산이 거덜나고 고문으로 인해 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출판업의 권리와 의무를 지키고자 했던 이대의 회장은 1990년에 들어서야 대법원이 “고문으로 얻은 자백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누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당시의 사건으로 인해 117개 교과서 출판사 중 96개가 문을 닫거나 교과서 업계를 떠나면서 출판사들이 30여 년간 축적한 자본과 출판 기술,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바람에 이대의 회장은 우리나라 출판문화가 10년 이상 후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검인정교과서 운영 체제 개선에 총력기울여
▲ 장왕사 출판 책
“교과서 출판은 인쇄, 정책, 편집 등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는 산파역이다. 출판문화 발전과 교육 향상을 위해서 교과서 출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평생 검인정 교과서와 인연을 맺고 교과서 출판 경영의 합리화와 교과서 전문 출판사들의 지위 향상에 총력을 기울여온 이대의 회장. 1958년 한국검인정교과서발행인협회를 만들어 검인정교과서 출판사들의 공동 이익 창출을 이끌어 내고 교과서 생산의 합리화를 이루기도 했던 그는 한국실업교과서주식회사 대표, 중등교과서주식회사 대표, 중등교과서주식회사 대표, 고등교과서주식회사 대표로서 교과서의 적기 생산과 공급, 공동 이익의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검인정교과서 운영 체제 개선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원로출판 모임인 사간회 4대 회장, 2종교과서협회 상임감사를 역임했다.

지난 1997년 국내 출판업계의 발전을 선도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이 회장은 2002년 ‘교과서 출판과 인쇄’라는 외길 인생길을 정리한 회고록 <나와 검인정 교과서>를 출간했으며 지난해 12월30일 10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한편 이대의 회장은 슬하에 3남1녀를 두고 모두 서울대학교에 입학시켰다. 장남인 이기성 한국전자출판교육원장은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전자출판학회장, 제2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의 전자출판 육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외동딸은 제네바 주재 유엔 ITU에서 근무했다. 차남은 미국 럭거스 대학교에서, 삼남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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