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고대에는 비바람을 피해 동굴 속에 살거나, 맹수를 피해 나무 위에 살았고 거기가 그들의 집이었다.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도시가 형성됐고,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집합주택이 생겨났고 아파트도 등장했다. 이제 사람들은 바다 위나 우주에 집을 짓는 것을 꿈꾸는 시대에 살고 있다.

▲ ㈜길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이길환

한국은 ‘건축물’은 있지만 ‘건축가’에 대한 주목도는 높지 않다. 이는 산업화 시대를 겪으면서 ‘빨리, 높게’ 짓는 것에 익숙해진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길건축사사무소이길환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한국의 건설, 건축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 이길환 대표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제 15회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대상 수상
지난 11월, 이길환 대표는 ‘제 15회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대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주)길건축사사무소는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현상 공모팀을 운영하며 신용등급 A,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전라북도는 역사적, 문화적인 가치를 더한 ‘전북’다운 건축을 발굴, 문화적 자산으로 창조해 도시의 부가가치 창조 및 도시 건축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자 ‘전라북도 건축문화제’를 개최했다.  2000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15년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해까지는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건축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형태였으나 올해부터는 ㈔전라북도 건축문화진흥 연합회와 전라북도가 민·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게 되었다. 문화제 기간에는 ‘아름다운 건축 만들기’라는 주제로 전시와 시상이 이루어지는 ‘제 15회 전라북도 건축문화상’도 함께 열렸다.

이길환 대표는 이번 대회에서 부안청자전시관으로 사용승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부안청자전시관은 청자를 생산했던 유천리 도요지내에 전시관을 건립하여 찬란했던 부안청자의 모습과 역사를 재현하였다. 청자완의 자태와 빛깔, 도요지의 형상 등 맥락에서 추출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반영하여 친환경적인 산화동판으로 외장을 계획하였다.

전시는 물론 체험, 제작, 연구 및 세미나 등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었으며, 부안 청자의 영광을 도요지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내부전시와 외부전시가 생동감 있게 전개되어 방문자로 하여금 옛 청자의 제작부터 생산 운반까지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 군산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_Asian Town Scape Award 대상

청자전시관의 핵심 포인트는 디자인과 건물 색상이다. 국내 최고의 청자 도요지라는 상징성을 살리기 위회 전시관 외관을 그릇(완)모양으로 형상화하였고 푸른빛이 압권인 청자의 색깔을 살리기 위해 청동판으로 외벽 마감자재를 사용해 고색창연한 자연미를 살렸다. 또한 1층 전시장과 2층 전시장을 에스컬레이터로 연결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제공했다.

이길환 대표는 “청동판은 공기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산화작용을 하면서 은근한 자연미를 자아낸다”며 “큰 규모의 건축물을 청자색깔로 마감하기 위해 일본과 중국을 세 차례나 다녀왔다. 중국에 비슷한 건축물을 청자색으로 마감한 것을 보고 부안청자전시관에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3년에도 이길환 대표는 한국 농어촌공사 사옥으로 제 14회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차별화된 건축설계로 상위 1% 업체로 성장

▲ 4년째 연탄나눔에 동참하고 있는 이길환 대표

꾸준히 디자인을 연구, 작품성 있는 건축물을 추구하면서 공모전에도 적극 참여해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뿐 아니라 ‘전주시 예술상’, ‘전주시 아름다운 건축상’ 대상 등 20여 회가 넘는 수상 경력을 보유한 (주)길건축사사무소는 전국 2000여개 건축사 사무소 중에서도 상위 1%에 꼽히는 곳이다.

이길환 대표는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별화된 건축설계로 전북을 대표하는 건축사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1996년 건축사사무소을 설립한 이길환 대표는 현장 설계 위주의 사업 추진으로 (주)길건축사사무소를 전라북도 소방본부체험관 및 도 여성문화센터 등 1년에 평균 10여 개의 당선작을 배출하는 1군 업체로 성장시켰다. 그는 “차별화·특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학력·지역 등의 한계를 넘을 수 있다”며 “1000억 원이 넘는 공사의 설계 공모를 땄을 때 지방기업이 이런 공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듣는다. 하지만 작품만 좋다면 어느 지역에서도 통한다.

결국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평소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온 이길환 대표는 지난 11월에도 전북일보와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전주지부가 공동주최한 사랑의 연탄 나누기 운동에 직원 60여 명과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전주시 동서학동과 서서학동의 영세 독거노인 가구 5곳에 연탄 11,000장을 전달했다. 올해로 4년째 연탄나눔에 동참하고 있는 이길환 대표는 “연탄 한 장 뗄 돈이 없어 추위에 떨고 있는 우리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나눔의 기쁨과 행복이 온누리에 퍼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