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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관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고작 4편?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1200개 스크린 공습!
2009년 08월 06일 (목) 18:45:45 김희준 juderow9@paran.com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인가?
   
특정 영화만을 찾는 관객들의 성향 탓인가?

지난 6월 30일 개봉 전부터 안티 팬들을 양성하며 흥행에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 2>)이 드디어 뚜껑을 열었다. 전편이 북미시장을 제외하고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던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기에 내한 일정에 우리나라를 넣지 않았었다는 소식과 급한 내한 일정으로 인해 관객들과 취재진들을 우천 가운데에서 2시간이 넘게 기다리게 했던 것 등 한동안 ‘트랜스포머 보이콧’이라는 단어가 맴돌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이 기우였다. 일일 최다 관객 1위와 주말 최다 관객 2위(1위는 심형래 감독의 <디 워>) 등 신기록을 양상하며 올 여름 영화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것. 7월 20일 현재 총 관객은 7백만 명에 이르면서 전편이 세운 외화 최고 흥행기록을 곧 갱신할 전망이다. <트랜스포머 2>가 좋지 않은 평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흥행에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도 한 몫 했지만, 무려 1200개라는 엄청난 스크린을 개봉주에 확보한 것도 큰 몫을 했다. “극장에 갔더니 온통 트랜스포머만 하더라”는 일부 관객들의 불만도 쏟아져 나왔지만 극장들은 그동안 누적된 적자를 이번 기회를 통해 만회해 보자는 생각으로 최대한 많은 관에 이 영화를 배정했다. 특정 영화에 대한 쏠림 현상, ‘스크린 독과점’은 극장들의 많은 관 배정에도 문제가 있지만 관객들의 편식 현상도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영화계의 중평이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비단 이번뿐만 불거져 나왔던 일은 아니었다. 2007년에는 어린이날을 전후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가 800여 개의 스크린을 독식하며 엄청난 흥행세를 탔으며 같은 해 여름에는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가 9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장악해 영화 관계자들을 경악케 했다. 또한 2008년에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개봉과 함께 954개 스크린을 차지해 개봉 첫 주말 2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현재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등록돼 있는 스크린은 2128개이며 이는 전체 스크린의 99%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8,9백여 개의 스크린을 한 영화가 가져간다는 것은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터지는 것은 당연할 터. 특히 스크린을 독식한 영화 외에 다른 영화들은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진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트랜스포머 2>의 개봉 일정이 잡히자 다른 영화들은 이 영화의 개봉을 피했고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개봉하기 전까지 <트랜스포머 2>의 독주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기에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짐 법도 하지만 영화계는 생각 외로 조용한 편이다. 이는 극장과 수입사, 배급사, 제작사들의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또한 <트랜스포머 2>의 개봉과 함께 진행된 극장 요금 인상은 극장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 수입사, 배급사, 제작사들도 모두 이익을 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트랜스포머 2>가 관객을 많이 동원하면 할수록 이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러한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것을 양상해 낸 주인공은 대부분 메이저 배급사 및 수입사들이다. 이들은 자체 스크린 망도 보유하고 있어 자신들의 영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영화가 워낙 대작이라면 다른 배급사의 스크린들도 관객들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스크린을 배정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

특정 영화가 그렇게 많은 스크린 수를 확보하게 된 것은 일단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매우 크다는 얘기가 된다. 극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장사가 될 만한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아무리 많은 관을 배정해도 개봉 주에는 모든 관에 ‘매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이른바 메이저 배급사들이 멀티플렉스 체인망을 함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배급사의 흥행 전략적 차원에서 상당수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의 경우, 워낙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이고 손익분기점이 무려 7백만 명이었기에 단기간에 대규모의 관객을 동원해야 했고 이에 따라 스크린을 과도하게 확보하게 된 것이었다. 국내 최다 관객수를 가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도 개봉 당시 600여 개 스크린을 확보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작(?) 6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놈놈놈>은 객관적으로 봐도 스크린을 지나치게 가져갔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한국영화는 극소수의 흥행작들을 빼고는 거의 다 참패하는 등 극도의 부진을 보였기에 영화계에서 <놈놈놈>을 보는 시각은 남달랐다. 이 영화마저 실패하면 한국영화 시장은 이제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고 언론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특별히 스크린 독과점에 가지 돋친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었던 것. 일부에서는 한국영화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스크린을 독식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냐는 가시 돋친 말도 나오긴 했지만 <놈놈놈>이 예상 외로 적은 수의 관객을 동원하고 막을 내리자 영화 최종 관객 수에 따른 얘기만 오갔을 뿐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한국영화는 그렇다 치지만 이런 상황이 비단 한국영화에만 해당된 것은 아니었다. 2007년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3>, <캐리비언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등은 8,9백여 개의 스크린을 가져가면서 그간의 한국영화 흥행 전략이 이제 할리우드로까지 전파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러다보니 흥행도 영화 자체의 힘보다는 누가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결국 지난 6월 30일 개봉한 <트랜스포머 2>는 다른 영화들의 개봉일까지 미루게 하면서 무려 1200개라는 초유의 스크린을 장악했고 이를 통해 각종 흥행신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던 것이다. 평론가나 일반 관객들의 평은 “전편만 못하다”는 것이 중평이지만, 워낙 전편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이 컸고 영화 자체가 개봉 전까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는 2주차까지 가기도 전에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 몰리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트랜스포머 2>가 최고의 스크린 수를 기록하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다시 불거지게 했지만, 이 역시 크게 논란거리로 부상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트랜스포머 2>에 맞춰 8년 만에 오른 극장 입장료에 더 많은 시선이 쏠렸고, 하필 <트랜스포머 2>의 개봉에 맞춰 요금을 올렸다는 일부의 비난과 함께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이번에도 은근슬쩍 사라질 분위기다.

   
다양성을 짓밟은 행위, 스크린 독과점

사실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것 자체가 뚜렷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어느 정도의 스크린을 독식해야 ‘독과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공정거래법상에서는 1개 사업자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면 독과점으로 보고 있다. 일단 지난해 <놈놈놈>의 경우 수치상으로는 50%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독과점이라고 판단하게 어려웠다. 하지만 영화 쪽으로 가면 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대체로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영화는 멀티플렉스의 가장 큰 상영관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30% 정도의 스크린을 점유한다 하더라도 실제 좌석점유율로 따지면 50%를 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때문에 영화문화의 특수성을 감안해 전체 스크린의 30% 이상을 확보하면 대체적으로 독과점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30%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미국 전체의 스크린 수는 약 3만 6천여 개 정도. <트랜스포머 2>는 이중 10%가 약간 넘는 4200여개의 스크린을 가져갔고 이렇게 적은(?) 스크린으로도 미국 내에서 7월 20일 현재까지 3억 7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흥행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유독 한국 극장가만 과도한 스크린을 확보하는 방식의 흥행 전략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러한 어긋난 흥행 전략이 우리나라 영화 시장에 보편화 된 것일까? 직접적으로는 부가 판권 시장의 붕괴와 이로 인한 지나친 극장 수입 의존에 들 수 있다. DVD 등의 홈비디오 유통을 통한 수익에서 크게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에 극장 개봉으로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 자리잡은 지도 오래됐지만 그만큼 영화 불법 다운로드도 거세게 이루어지고 있고 모든 불법 다운로드인들을 다 적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가 판권 시장은 더욱 빨리 붕괴된 것이다. 이렇다보니 힘이 센 배급사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은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게 되고 그렇지 못한 영화들의 경우엔 아예 관객들과 만나는 기회가 원천 차단되는, 흥행의 부익부 빈익빈,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트랜스포머 2>가 개봉하자 삼성동의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전체 16개관 중 11개관에서 이 영화가 상영됐고 나머지 영화들은 5개관에서, 일부 영화는 관객들이 몰리지 않는 조조 시간이나 새벽 시간 등 불리한 시간대에서 상영될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트랜스포머의 융단 폭격’에 특히 한국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 <트랜스포머 2> 이전에 개봉해 꾸준한 흥행세를 보이고 있던 <거북이 달린다>가 그나마 체면을 세우고 있고 <마더>, <여고괴담 5> 등은 교차상영으로 영화가 상영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걸어도 걸어도>는 일부 극장에서 새벽 2,3시에 한 번 상영하는 등 <트랜스포머 2> 외에 다른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의 권리는 그야말로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

   
좋은 영화일지라도 스크린 독과점 앞에서는 속수무책

문제는 독과점의 폐해는 영화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이를 해결할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대형 멀티플렉스들은 영화가 개봉하기 전 자체적으로 사전조사 및 영화에 대한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관을 배정하고 있다. 특히 <트랜스포머 2> 같은 경우, 전편이 국내 외화흥행 최고의 기록을 갖고 있었는데다 개봉 전부터 전편보다 더 뛰어난 CG와 함께 다양한 로봇들이 등장해 볼거리를 더한다는 소문이 더해져 관객들의 기대치는 극에 달했고 개봉 전 각종 예매사이트마다 점유율 90%에 달하는 놀라운 예매율을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각 극장들은 개봉과 함께 관객이 들지 않는 영화들은 아침 시간이나 새벽 시간으로 미루고 거의 전 상영관에서 <트랜스포머 2>를 상영했고, 그렇다고 해서 각 상영관에 관객들이 나눠 입장하는 것이 아닌 거의 전 상영관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꽉 채워졌던 것. 때문에 극장 입장에서는 “스크린 점유율을 법적으로 제한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는 극장들의 자율시장 논리에 위배된다”며 “관객들이 이 영화만을 찾기 때문에 극장들도 어쩔 수 없이 이 영화에 최대한 많은 관을 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5,60%에 달하는 스크린 독과점과 영화적 편식 현상은 전 세계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종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는 문화적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아무리 큰 영화라 할지라도 미국은 전체 스크린의 10% 내외, 일본도 20%를 넘지 않는다. 아무리 관객들이 특정 영화만을 찾는다고 해도 그 영화에만 스크린을 몰아주는 것은, 극장들이 아무리 자율시장 논리를 운운한다지만 이는 명백한 시장의 자율조정 실패라 할 수 있고 국내 영화산업의 침체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트랜스포머 2>라는 영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여고괴담 5>이나 <킹콩을 들다> 같이 함께 개봉한 영화들이 1백만 명도 못되는 관객만을 동원하는 상황이었을까? 특히 <킹콩을 들다>는 개봉 전 대규모 시사회까지 감행하며 영화에 대한 큰 자신감을 표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랜스포머 2>라는 거대한 괴물에 밀리면서 개봉 후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채 나기도 전에 영화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고 <트랜스포머 2>의 열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라는 또 다른 거대한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한국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성과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기에 <킹콩을 들다> 같은 영화가 제대로 빛을 보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은 한국영화의 이러한 장점을 훼손해 한국영화 재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트랜스포머 2>를 계기로 극장업계는 8년 동안 끊임없이 진행해 왔던 요금 인상이라는 오랜 숙원 사업을 성공시켰다. 맨 처음 요금 인상이라는 총대를 맸던 극장은 제작배급사 쇼박스를 등에 업고 있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메가박스가 요금을 올리자 다른 멀티플렉스들도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요금을 동일하게 인상했다. 이렇게 극장들이 요금을 올렸음에도 일부 관객들의 불만은 있었지만 이것이 <트랜스포머 2>에 대한 인기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았다. 극장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더 많은 관을 이 영화에 배정했고 결국 전편의 흥행을 뛰어넘는 대기록을 불과 3,4주 만에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영화계 안팎에서는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지만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스크린 독과점을 규제하는 법안도 검토한 적이 있고 일부 언론인이나 영화 관계자들의 성토섞인 목소리도 간간히 들려왔다. 하지만 극장과 수입사, 배급사 그리고 제작사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별한 강제적 견제 장치가 없는 이상, 지금으로선 영화계 관련 종사자들의 영화문화의 다양성이라는 대의를 공유하고 스크린 독과점을 자발적으로 자제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스크린을 10개 보유하고 있는 극장이라면 특정영화에 3개 이상의 스크린을 배정하지 말고, 그에 따른 마케팅을 통해 장기흥행 위주의 상영 체제로 가는 것이 정석이고 미국이나 일본 등은 실제로 이러한 시스템으로 영화가 상영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영화 시장에는 이러한 자발적 자제 것 자체가 말이 쉽지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시장 경제가 처음부터 생태계와 같은 자발적인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공정거래법이 따로 존재할 이유는 없을 터. 야생동물들도 배가 부르면 옆에 먹이가 있어도 절대 건드리지 않는 법인데 하물며 특정 영화가 관객들로 극장을 가득 메운다고 해서 다른 영화의 자리까지 빼앗아가며 관객들을 동원한다는 것은 매우 이기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는 측면에서 <트랜스포머 2>의 이러한 흥행세는 분명 반가운 일이겠지만 다른 영화들이 그만큼 기를 펴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스크린 독과점을 그냥 방치한다는 것은 결국 영화 관계자들에게 다시 ‘침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괴물>, <놈놈놈> 등 한국영화의 침체기를 활력으로 이끈 영화들의 독과점은 방치하고 외국영화들의 독과점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앞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외국영화들도 독과점식 배급의 형태를 보일 것이고 실제로 그러한 상황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독과점에 대한 법적 제도 개선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트랜스포머 2> 같은 상황은 또 벌어질 수 있고 함께 개봉한 질 좋은 한국영화는 빛을 보지 못하고 막을 내리는 상황은 또 발생할 것이며 한국영화계는 또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반세기 전 할리우드는 ‘반트러스트법’을 만들어 특정 영화의 독과점을 금지한 바 있다. 이제 선진국 대열에 오르고 있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이 스크린 독과점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외국영화계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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