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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국민연금 개편
정부안은 국무회의 심의 및 대통령 승인 거쳐 확정 예정
2018년 09월 08일 (토) 13:09:5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20년 만에 인상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1988년 시작된 국민연금제도는 지난 2003년 1차를 시작으로 그동안 3차례의 재정 추계가 있었고, 올해 4차 재정 추계가 발표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등은 4차 재정 계산 결과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기가 애초 예상한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가량 빨라질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재정계산 통해 기금운용정책 개선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앞두고 기금 재정 안정과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보험료 인상과 의무가입 기간 연장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공청회를 열어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재정추계위원회·제도발전위원회·기금운용발전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2003년부터 5년마다 이뤄지는 재정계산은 출산율을 비롯한 인구 변수와 임금·물가상승률 같은 거시경제 변수, 기금투자수익률 등을 검토해 재정상태에 대한 장기전망을 예측하는 작업이다. 진단에 따라 제도 수정이 필요하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제도 및 기금운용 정책을 개선한다. 재정계산에 따라 올해 5월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2183만6547명과 수급자 458만3617명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일부 언론은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시점이 2013년 제3차 재정계산 때 예상한 2060년보다 3년 이상 앞당겨질 거란 전망을 내놓고 보험료율을 인상하거나 가입기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늦추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사업장가입자 기준)은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3%에서 1993년 6%, 1998년 9%로 조정된 이후 지금까지 20년째 9%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에 40년 가입했을 때 생애 평균 소득액 대비 연금 수령액을 뜻하는 명목 소득대체율은 초기 70%에서 1998년 60%에 이어 2007년에 이를 2028년까지 40%까지 낮추기로 한 뒤 11년째 변동이 없다. 올해 소득대체율은 45%다. 참여정부는 재정 안정화를 위해 보험료율을 9%에서 12.9%까지 점진적으로 올리고(기존 정부안 15.9%) 소득대체율 50%를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국회가 반대하면서 보험료율은 그대로 둔 채 소득대체율만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금과 같은 연금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제도발전위원회가 제도 수정이 적었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손볼 거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올해 45%인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인하하는 기존 규정을 유지하려면 보험료율 단계적 인상이 불가피하다. 지금보다 3~4%p 높은 12~13% 인상안 전망이 나온다. 소득대체율을 올해와 같은 45%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인상폭은 늘어나게 된다. 연금 가입기간을 늘려 퇴직 이후 연금 수령때까지 발생하는 ‘소득공백’을 최소화하자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대상은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내 거주 국민인데, 수급연령은 도입 당시 60세에서 2013년부터 5년마다 한살씩 높아져 2033년이면 65세가 된다. 가입기간을 60세 미만에서 수급시점인 65세로 늦추자는 건 소득공백을 메워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재정안정까지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다만 이처럼 쏟아지는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복지부는 “보도된 내용들은 정부안이 아니며 정부안은 9월말 국무회의 심의 및 대통령 승인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복지부는 3개 위원회 논의를 기초로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을 수립하고 국민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무회의에 안건을 상정한다. 대통령 승인을 받은 최종 계획은 10월 국회에 제출되며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는 국회 특별위원회, 노사정위원회 등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내년부터 추진된다.

출산크레딧 비용 국가 지원 방안 추진
아이를 낳으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 인정해 주는 ‘출산크레딧’ 비용을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생아수가 역대 최저인 30만명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저출산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출산과 양육의 사회적 헌신과 기여를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출산크레딧은 아이를 두 명 이상 낳거나 입양한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길수록 수령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노령연금을 더 지급해 출산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현재 둘째아이는 12개월, 셋째아이 이상은 아이 1명당 18개월씩(최장 50개월까지) 가입기간을 인정해준다. 보건복지부가 첫째아도 12개월 가입기간을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하반기 국회에서 관련법이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아이를 1명만 출산한 가입자도 월 연금 수령액이 2만~3만원 가량 늘어난다. 제도개선위는 이처럼 출산크레딧 제도가 확대되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출산의 국가기여를 고려해 국고지원을 확대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출산크레딧은 국고 30%와 국민연금기금 70%로 지원되는데, 정부가 도입한 정책의 비용을 국민이 낸 보험료(기금)에 기댄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군복무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인정해주는 군복무크레딧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국가가 일반회계 예산으로 전부 부담하고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문제는 국고지원 비율을 얼마나 늘리느냐다. 지난해 출산크레딧 지급에 소요된 재정은 3억1,660만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출산크레딧이 도입된 2008년 이후 둘째 이상 출산한 가입자들이 본격적으로 노령연금을 받는 2060년에는 약3조원을 지급해야 한다. 첫째아로 대상을 확대하면 2060년 한 해만 약 1조8,367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추계도 있다. 제도개선위 관계자는 “미래세대 부담을 고려해 국고지원을 100%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재정부담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재정당국과 구체적 비율에 대한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련 청원도 봇물처럼 쏟아져
정부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리고 최초 수령 시점을 연기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반발이 거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과 관련된 청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관련 청원만 관련 보도가 있었던 8월10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900건 넘는 청원이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국민연금을 자율 가입할 수 있게 하라’는 청원부터 ‘국민연금 외 공무원 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부터 개혁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반대’ 등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래 젊은 세대들은 열심히 납부해도 연금 수급 연령이 상승해 미래에 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죽을 때까지 납부만 하다 못받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을 차라리 자율적으로 납부하게 하고 강제 가입을 폐지해달라”는 의견이 올라왔다. 후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국민연금을 폐지하거나 자율적으로 납부하게 하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부터 재개정해서 국민연금 수준으로 맞추라”며 연금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등 개선안이 정부가 확정한 정책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재정계산위원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확정적인 정부안은 아니다”라며 “재정계산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안들은 정책자문안으로, 바로 정부 정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 8월12일 오전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관련 보건복지부 입장’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부처 장관이 휴일 오전에 사건·사고가 아닌 정부 정책 관련 사안에 대해 입장문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국민연금 재정추계 발표를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등에서 가입자의 부담 증대를 우려하는 반발 여론이 높아지는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보인다. 전날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등에 따르면 두 위원회는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결과 보고서를 만들었다. 재정계산위원회는 국민연금법 제4조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는 국민연금재정계산과 제도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위원 중심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와 경제전망 악화 등의 영향으로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기가 애초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빨라져 재정안정을 위해 보험료를 20년 만에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금의무가입 나이는 현행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연금수령 나이는 65세에서 68세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기대여명이 높아지는 현실을 고려해 수급연령이 높으면 연금지급액을 깎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 장관은 입장문에서 “보건복지부는 최근 언론보도 등에서 재정계산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내용이 확정적인 정부안처럼 비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위원회 논의를 거쳐 제시되는 안들은 정책자문안으로 바로 정부 정책이 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료 인상, 가입연령 상향조정, 수급개시 연장 등은 자문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의 일부일 뿐, 정부안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악화된 여론을 진화하는데 주력했다. 이어 “정부는 위원회의 자문안을 기초로 각계 이해당사자들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부처협의 등을 거쳐 올해 9월 말까지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한 후 10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으로,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입법 과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자문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나온 여러 대안은 말 그대로 자문안”이라며 다시한번 강조하고, “언론에서도 자문안의 이러한 성격을 이해해, 자유롭고 활발한 사회적 논의와 의견 수렴을 통해 더 나은 재정안정 및 제도개선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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