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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발표
부동산 쏠림 완화 및 과세 공평성 제고될까
2018년 08월 04일 (토) 03:23:0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문재인 정부가 10년 만에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나섰다. 지난 7월6일 정부는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초고가·3주택 이상 다주택자를 겨냥한 증세라는 점이 핵심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정부안대로 법이 바뀌면 내년에는 고가주택이나 토지를 보유한 약 35만명이 종부세 7000억원을 더 내게 된다. 다만 1주택자와 상가나 빌딩, 공장부지 등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현행 그대로 유지된다.

초고가·3주택 이상 다주택자를 겨냥한 증세
정부가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의 핵심은 재산이 많은 사람이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산·소득 양극화나 부동산 쏠림이 완화하고 과세 공평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낮은 보유세 부담은 공평과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대한 투자 선호로 부동산 편중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로 인한 소득의 양극화, 공정한 보상체계 훼손, 비효율적 자원배분 문제 등으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주택보유자 27만4000명을 비롯해 고가 부동산 보유자 총 34만9000명에게 부과되는 종부세가 7422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년부터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율을 과세표준(과표) 6억원을 초과하는 구간별로 0.1∼0.5%포인트 올린다.

최고세율은 2.0%에서 2.5%가 된다. 과표 6억∼12억원 구간의 세율 인상폭은 애초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특위)에서 제시한 0.05%포인트보다 높은 0.1%포인트로 누진도를 키웠다. 이에 따라 세율은 현행 0.75%에서 0.85%로 뛴다. 과표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에서 내년에 85%, 2020년에는 90%까지 연 5%포인트씩 인상한다. 애초 4년간 매년 5%포인트씩 100%까지 올리는 특위 권고안에 비해 상한이 낮아졌다. 과세표준 6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0.3%포인트를 추가 과세한다. 이는 다주택자 세부담을 강화하라는 특위의 주문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과표 6억원 이하(시가 기준으로 1주택자는 약 23억원, 다주택자는 약 19억원 수준)의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현행 종부세율(0.5%)을 유지하기로 했다.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 중 91%는 세율인상에서 제외된다. 또 상가·빌딩·공장부지 등 80억원 이상 사업용 토지에 부과되는 별도합산토지분 종부세율은 현행 0.5∼0.7%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특위 권고(전 구간 0.2%포인트 인상)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제활동 관련 세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늘어나는 종부세 수입 전액을 지방으로 이전키로 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종부세 개편에 따른 세수는 거래세의 부담의 일부 경감, 국가 균형발전에 사용토록 하겠다”며 “신혼부부에 대해 주택 취득세를 감면하고 임대등록한 주택에 대해서도 취득세를 계속하여 감면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은 부동산 보유에 대한 세부담을 합리화하고 자산간 투자중립성을 제고하는 등 우리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보유에 따른 비용을 적정화해 합리적인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해 김 부총리는 “(금융소득종합과세 확대를 요구한) 재정개혁특별위원회 권고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면서도 “여러 자산소득과의 형평성과 노령자·연금자에게 미치는 영향,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했다”고 답했다. 한편 종부세법 개편안은 7월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거쳐 입법예고를 거친 뒤 정기국회에 제출되고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종부세 개편안에 대한 반응 엇갈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개편안에 대한 시장 평가는 사뭇 다르다. 한쪽에서는 “강도가 약해 실망스럽다”며 비판하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공시가격 상승과 맞물리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증액 대상자를 대부분 종부세 납부자로 한정했기 때문에 개편안에 대한 반응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현행법상 부동산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부세로 나뉜다. 이번에 보유세 개편안은 종부세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종부세 세율 인상 폭도 이명박정부 당시 대폭 완화된 수준을 회복하는 것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공시지가 반영 비율을 현실화하는 작업은 여전히 중장기 과제로 남았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보여주기식 권고안’이라고 혹평한다. 정세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이 정도 미약한 개편으로는 향후 개발 호재 등이 있을 때 부동산 광풍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가 아닌 투기성 보유자가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세금 부담 증가가 미미하다는 지적에 대해 재정개혁특위 관계자는 “공시가격이 올해 비교적 많이 인상됐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년에 5%포인트 인상으로 시작하지만 2022년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내부적 견해를 갖고 있다”며 “세금 부담을 급격히 올리는 대신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은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연령에 따라서 최대 70%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종부세 부담이 큰 사람은 주택의 숫자를 줄이거나 임대주택으로 등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세 개편안 밑그림이 공개됐지만 아직까지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은 담담한 모습이다. 보유세 개편안이 종부세 인상에 맞춰졌지만 인상 폭이 예상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 끼칠 충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등 일부 지역은 매도 호가가 오히려 오르기도 했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수차례 예고한 만큼 이미 임대사업자 등록이나 공동명의, 증여 등을 통해 부담을 줄인 사람도 많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될 때도 대체로 사람들은 매도보다 보유를 택했다”며 “연간 100만~200만원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고 해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R&C연구소의 양지영 소장은 “고액 자산가에게 몇백 만원 보유세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며 “세금 부담보다 앞으로 더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몇 가지 있다. 재산세 인상과 공시가격 현실화다.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 빠졌지만 재정개혁특위는 올 하반기 논의 과제 중 하나로 재산세 증세 문제를 꼽았다.

정부 방침은 ‘선 종부세·000후 재산세 개편’이다. 재산세 개편에 따른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재산세수는 9조9299억원, 종부세수는 1조5298억원이다. 종부세는 주택 기준 공시가격 6억원 이상(1주택자는 9억원 이상)에 대해서만 세금이 매겨진다. 재산세는 집을 보유했다면 누구나 재산세를 내야 한다. 재산세율 인상이 가져올 조세 저항이 종부세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르면 연말에 내놓을 현실적인 방안은 종부세와 마찬가지로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거론된다. 세율 조정과 달리 정치적 부담도 적고, 국회 문턱을 넘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정부의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하다. 현재 재산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재 주택 기준 60%로, 종부세(80%)보다 20%포인트 낮다.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연 5%포인트씩 높아지면 격차는 더 커진다. 권고안을 만든 재정개혁특위 내에서도 “종부세와 재산세 간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세율을 건드리지 않고 부동산 관련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다. 공시가격 인상이다. 공시가격은 매년 1월 1일 기준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독주택에 대한 현재 적정 가격을 조사해 4월 30일 공시하는 제도다. 국토교통부 소관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과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 문제는 공시가격이 시세와 비교해 약 50~70%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다. 최승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종부세 개편안에 대한 엇갈린 반응 보여
여야는 정부가 3주택 이상 다주택자·고가의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보다 강화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발표한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사회·경제적 요구를 반영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데 반해 야당은 무리한 세제개편이라는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월6일 입장문을 통해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이 주거와 생산적 목적보다는 투기적 목적으로 오용되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경제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종부세를 비롯해 공평과세를 위한 제반 세제개편안들이 7월말 확정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며 “공평과세 원칙에는 여야간 이견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부의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세제개편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이번 개편안은 부동산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종부세 인상으로 특정지역과 특정계층을 표적으로 하는 편가르기, 징벌적 과세로 여겨지는 것도 문제”라며 “종부세 인상 등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만으로는 부동산가격 하락 효과가 없다는 것을 노무현 정부 시절 뼈저리게 경험했다. 특정한 이념에 따른 무리한 세제개편은 국민에게 부담이 된다”고 비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민을 상대로 실험하듯 설익은 대책을 발표해 혼란을 야기하고, 이런 식으로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최종적으로 입법과정에서 결정이 날 일이지만 정부가 충분한 숙의를 통해 합리적 세제개편안을 내놓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현실적인 종부세 개편안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는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혹평했다. 최 대변인은 “부실한 종부세 개편으로는 앞으로의 보편증세 논의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큰 한계를 안고 출발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이번 개편안을 재고하고 우리나라 경제에 걸맞는 개편안을 내놓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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