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신차 품질이 가장 뛰어난 브랜드로 평가받으면서 현대차그룹이 한껏 들뜬 분위기다. 현대·기아차는 한동안 미국 시장에서 ‘품질이 좋지 않은 저가 브랜드’로 인식됐지만 꾸준히 품질 경쟁력을 높인 덕분에 당당히 선두권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황인상 기자 his@

미국 유력 시장조사전문기관 JD파워(J.D.Power)가 지난 6월 20일 발표한 ‘2018 신차품질조사(IQS·Initial Quality Study)’에서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기아차, 현대차가 총 31개 자동차 브랜드 중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3개 자동차 브랜드가 포르쉐, 렉서스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치고 상위권을 휩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위는 포르쉐, 5위는 포드가 차지했고 6~10위는 쉐보레, 링컨, 렉서스, 램(피아트크라이슬러의 트럭 브랜드), 닛산 순이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인피니티 등 내로라하는 고급 브랜드는 10위권 아래로 한참 뒤처졌다

정몽구 회장이 직접 선두에서 품질경영 이끌어

▲ 정몽구 회장

현대·기아차 브랜드가 미국 품질 평가 상위권을 휩쓴 것을 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인터넷판 기사에서 ‘사람이 개를 물었다’는 제목을 뽑았다. 포브스는 “20년 전만 해도 한국 차는 일본·유럽 차를 사기에 지갑이 헐거운 사람들이 기웃거리는 모델이었다. 이제는 토요타, BMW가 최소한 자동차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배워야 할 것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외신 호평도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인 운전자들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도 “JD파워 신차품질조사 우승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가 아니라 놀랍게도 한국 자동차 브랜드였다”며 치켜세웠다. 2000년만 해도 기아차는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37개 브랜드 중 37위, ‘꼴찌’ 수모를 겪었다. 현대차도 34위에 그쳤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품질 경영’에 주력한 덕분에 순위가 점차 올라갔다. 정몽구 회장은 생산, 영업, AS(애프터서비스) 등 부문별로 나뉘어 있던 품질 관련 기능을 묶어 2002년 3월 품질총괄본부를 만들고 매달 품질, 연구개발, 생산 담당 임원들을 모아 품질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차의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 중인 차의 품질 개선 방안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겼다.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을 직접 다니며 현장 상황도 파악했다. 지금도 현대차 품질 문제를 실시간 체크하는 글로벌품질상황실은 24시간, 365일 가동 중이다. 덕분에 현대·기아차는 신차품질조사에서 차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매년 순위가 높아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진출 초기만 해도 현대·기아차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토요타, 혼다 등 글로벌 브랜드 품질 전략을 꾸준히 벤치마킹한 결과 품질 경쟁력이 확실히 높아졌다.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해 미국 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는 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인재양성 장학금 규모 약 14억원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지난6월30일 서울대학교 글로벌 컨벤션 플라자에서 ‘2018년 신규장학생 증서수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몽구 재단은 이공계 우수 대학원생 25명, 기초학문분야 대학생 35명, 문화예술분야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 50명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선발된 장학생들에게는 매 학기 등록금 전액 지원과 함께 학습지원비도 지급되며, 올 하반기 인재양성 장학금 규모는 약 14억원이다. 또한 장학생이 해외 학술대회나 콩쿠르에 참가하는 경비를 지원하고, 해외 대학 및 기관 등으로 진출 시 체재비를 지원한다. 나아가 음악 전공 장학생들에게 나눔연주경험을 제공하는 ‘온드림 앙상블’이나 대학생들이 고민해봐야 할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온드림 임팩트 학술세미나’를 운영한다. 꾸준한 정몽구 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매년 장학생들은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재단은 지난 4월 러시아 아라베스크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주니어 여자부 1위를 차지한 김유진(17) 장학생과 SCI급 국제학술지 논문을 기고한 이치송(26) 장학생을 글로벌 우수 장학생으로 선정했다. 수여식에서는 장학증서 수여와 함께 장학생들의 비전 강화를 위한 철학자 강신주 작가의 강연과 장학생 간 친밀감을 다지는 조별 아이스 브레이킹 등 장학생 네트워크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앞으로 장학생들은 여름캠프, 전공별 멘토링, 학술세미나 등 연간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며 서로 다른 분야의 학생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쌓게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이날 장학증서를 수여한 인재양성 장학금을 외에도 순직·공상 경찰 및 소방관 자녀에게 지급하는 나라사랑 장학금, 교통사고 유자녀 장학금, 소년소녀가정 장학금 등 다양한 유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약 2만2000명의 학생들이 지원을 받았고, 지급된 장학금 총액은 263억원을 넘어선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