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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장관 선거제도 개편
제2의 텐안먼 사건으로 비화되는 홍콩 반중 시위
2014년 11월 04일 (화) 10:11:0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홍콩의 반중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제2 텐안먼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제도 개편으로 촉발됐다. 홍콩은 중국에 속한 특별행정구로, 일국양제에 따라 행정장관이 이끌고 있다. 그동안 홍콩은 친중국 성향이 강한 1200명의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행정장관을 선출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 8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1200명의 후보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3명에만 입후보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보통선거 개편안을 확정했다. 다시 말해 홍콩에 보통선거를 도입하는 대신 기업과 노동조합이 선정한 위원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의 절반이상의 찬성을 얻는 것을 출마 조건으로 결정한 것이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는 전인대의 선거안이 반중(反中) 성향 인사의 출마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홍콩기업 대부분은 중국 본토와 비즈니스 관계가 깊고, 선거위원회의 약 80%는 친(親) 중국파다. 지명위원회도 친중국세력이 과반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중국 정부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은 사실상 입후보할 수 없다. 홍콩 민주주의 세력은 “진정한 보통 선거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2017년 완전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의 핵심 주축은 10·20대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을 주도했고, 아직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시위 핵심 주축은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홍콩이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중국에 반환된 1997년을 전후해 태어나고 자란 ‘주링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다. 기성세대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 측이 유혈사태를 우려하며 내부 회의에서 철수를 제안했던 것과 달리 학생 시위대는 성과 없이 물러날 수 없다며 일부 도로만 양보한 채 점거 시위를 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2017년부터 직선제로 선출되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의 입후보자를 중국 당국이 원하는 친중파로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홍콩인들의 민주화 요구에서 비롯됐다.

중국 당국이 홍콩 선거에 간여하는 대신 홍콩인들에 의한 높은 수준의 자치인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시위를 계획한 건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 측이다. 이들은 지난 6월 입후보자를 친중파로 제한하는 홍콩행정장관직선제법이 통과될 경우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中環)을 점령해 도심을 마비시키는 식으로 정부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중국이 8월 말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실제 행동에 나선 것은 학생시위단체였다. 지난 9월 28일 정부청사 주변에서 농성하던 학생 시위대에 당국이 최루탄을 쏘자 ‘센트럴을 점령하라’도 시위에 참여하면서 이후 전국민 운동으로 번졌지만 최고 10만명에 달했던 시위 현장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건 10대와 20대다. 왜 젊은이들이 이토록 격앙한 것일까. 완전한 직선제를 통한 민주주의 실현 열망과 중국 공산당에 대한 반발이 가장 크지만 그 이면에는 경제에 대한 불만 역시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홍콩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쩌우싱퉁은 지난 10월6일 “중국 대륙에서 넘어온 젊은이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그들 때문에 우리의 평균 임금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홍콩으로 몰리면서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 젊은이들의 ‘내집 장만 꿈’도 앗아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2009년 이후 두 배나 상승했다. 이전 16년간 상승률이 26%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 폭이 크다. 홍콩인들 사이에선 중국 반환 이후 중국의 최대 사회 문제인 빈부 격차가 홍콩에서 도드라지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홍콩 내 간판이 홍콩인들이 쓰는 번체자(繁體字) 대신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簡體字)로 바뀌는 등 홍콩의 문화가 중국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도 불만이다. 홍콩중문대 2학년인 리융성(李永盛)은 “홍콩의 주요 거리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과 약재상으로 넘치는 등 홍콩 속에 정작 홍콩인들을 위한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중국인을 우대하는 역차별 현상도 홍콩 젊은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2012년 한 이탈리아 명품 매장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기념사진 촬영을 허락한 반면 홍콩 현지인의 사진 촬영은 불허해 홍콩 현지인 수백명이 시위를 벌이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 귀속 당시 약속한 일국양제를 믿을 수 있는지를 놓고도 홍콩의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간 의견 차이는 뚜렷하다. 명보는 이날 홍콩대가 시민들을 상대로 중국이 약속한 일국양제 신뢰도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18~29세인 젊은 세대들이 준 평균 점수는 2009년 49점에서 지난 9월 -37점으로 크게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50세 이상 기성 세대의 경우 같은 기간 60점대에서 26점으로 줄었으나 젊은 세대만큼 감소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젊은 세대들은 높은 수준의 자치를 통해 홍콩의 문화, 정치 그리고 경제 체제를 지키지 않는다면 중국 공산당의 직접 통제하에 중국인들과 경쟁해야 하는 ‘일국일제’(一國一制) 아래 살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기득권자가 된 기성세대들 사이에는 공산당 통치는 싫어도 시위로 홍콩 경제가 마비되는 것이 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시위가 지속되면 당국이 중국인들의 홍콩 여행을 막아 홍콩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민주화 요구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유혈사태로 비화될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당국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진압 2개월여를 앞두고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를 통해 학생 시위를 ‘동란’으로 규정한 뒤 시위대를 탱크로 밀어버렸듯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시위대가 ‘법질서를 파괴했다’며 연일 강경 진압 분위기를 조성했다.

홍콩 당국, 병력과 집기 동원해 시위대의 바리케이트 철거
홍콩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병력과 집기를 동원해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대거 철거했다.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폭력 철거로 비폭력 시위대의 입지를 좁혀가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홍콩 당국은 10월14일 오전 경찰 수백명을 동원해 시위 거점지역인 중심가 도로 인근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한 시간여 만에 철거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전날 코즈웨이베이 등 주변부에서 시작해 정부청사 인근 애드미럴티까지 바리케이드 철거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날 철거로 지난 9월28일부터 통행이 제한됐던 애드미럴티 바깥 도로 상하행선과 코즈웨이베이 도로 일부 통행이 재개됐다. 경찰은 바리케이드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인간사슬’을 만들어 바리케이드 철거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시위대는 조폭이 시위현장에 들어와 혼란을 조장한 뒤 당국이 바리케이드 철거 작업에 나서는 식으로 시위 해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흉기를 든 ‘마스크맨’ 3인이 애드미럴티 시위대 속으로 들어와 시위대를 위협하다 경찰에 체포됐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전날 코즈웨이베이 등에서도 ‘마스크맨’들이 대거 침투해 흉기로 시위대를 위협하며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몸싸움이 일어나 23명이 연행됐다. BBC 중문망은 “시위대와 홍콩 정부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기만 하면 조폭이 시위대에 난입하거나 당국이 대화를 거부하는 식으로 사태가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시위대와 타협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정부와 학생 시위대가 대화에 합의하자 다음날 몽콕 점거지에 국제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 출신들이 나타나 시위대를 습격해 대화가 무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인민일보 해외판은 이날 1면 칼럼에서 “시위로 생계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는 홍콩 시민들이 시위를 더 참기 어려운 지경이어서 (시위대에 점거당한) 길을 되찾으려 계획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해산 행동’이 조만간 시작될 것 같다”고 경고했다.

중국 언론, 시위 중단 강력히 촉구
홍콩 경찰이 지난 10월13일 일주일 넘게 지속된 민주화 시위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한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번 시위 시트콤은 이제 막을 내릴 때가 됐다”면서 시위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10월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포털인 신화왕(新華網)은 ‘궈핑(國平)’이라는 이름의 기고문을 통해 “남아 있는 일부 시위대는 점거 중인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길거리에서 ‘훠궈(火鍋·중국식 샤브샤브)’를 먹거나 공을 차고, 마작판을 벌이는 등 조잡한 행위를 보여줬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언론은 또 “만약 이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사전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들이 여가 모임을 하고 있거나 ‘광란의 밤’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거나 오해할 것”면서 “점거 시위대는 이 같은 ‘실성한 방종(放縱)’함을 드러내면서 홍콩 경제 전반의 피해와 홍콩 시민 생계의 손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에 앞서 이번 시위로 약 3500억 홍콩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고, 홍콩 증시는 3% 넘게 하락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홍콩대 최신 보고서는 올해 홍콩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4%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홍콩의 관광업, 숙박업과 음식업 등 경제 지주 산업은 이번 시위 사태로 추정할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다고 역설했다. 이어 언론은 또 홍콩이 이번 시위로 입은 유형적인 재산 피해는 추정가능하지만 무형적인 피해는 평가하기도 어렵다면서 이번 점거 시위로 국제금융도시로서의 신뢰성과 안정성, 쇼핑 천국과 관광도시로서의 안전성 등 국제적인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고, 심지어 홍콩 사회의 발전에도 한 층의 먹구름이 끼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점거 시위대는 홍콩인들이 홍콩의 기적을 이뤄낸 단결과 분투의 정신을 훼손했다면서 일부 세력의 충동질에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성인들이 가정과 사회의 책임을 무시한 채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언론은 언급했다.

특히 언론은 “점거 시위 코미디가 하루 더 지속되면 홍콩의 우환은 하루 더 계속될 것이며 점거 시위대가 하루 더 제거되지 않으면 홍콩의 불안 상황은 하루 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점거 시위대가 분리주의자와 반중 세력과 결탁하는 등 추문이 잇달아 폭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의 이성적인 대화를 거부하는 시위대 배후의 검은 세력은 결국 곧 멸망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언론은 강력히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언론은 점거 시위 코미디는 홍콩 정부 공격, 센트럴 점령, 외부 세력 결탁 등 시리즈를 거쳐 이제 파장 국면까지 왔다면서 고집을 피우고, 잘못을 거듭 하는 시위대는 하루빨리 환상에서 깨어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시위 사태가 시작된 이후 당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관영 통신사 신화 등은 ‘궈핑’이라는 가명 기고문을 연일 기재하면서 홍콩 시위대에 대해 강력히 비난해왔다. ‘궈핑’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가의 평가’라는 동음이의어라는 점에서 어마어마한 배경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며 심지어 중국 중앙정부 및 최고 지도부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는 ‘대변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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