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우리 귀에는 낯선 ‘6차 산업’이라는 말이 들리곤 한다. 6차산업은 1,2,3차 산업을 모두 통합하여 운영하는 새로운 산업군이다. 즉 농민이나 어민이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일정규격의 제품으로 가공한 뒤 이를 판매한다는 의미다.
 

▲ 곽준열 합천봉황농원 대표

6차 산업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소위 ‘강소농’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6차 산업으로 전진하는 과정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본업인 농업에 충실하면서 가공과 유통까지 접목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희생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사회는 고령화, 귀농인구 증가, FTA 등으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산업군으로 성장하려는 사람에게 동반하여 변화하고 성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그 의미와 기틀을 잘 잡아놓아야 한다.
 
합천의 지역특산품 ‘밤’ 원료로 한 ‘밤 약술’ 개발
곽준열 합천봉황농원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33년 간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 귀농한 곽준열 대표는 최근 합천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밤을 주 원료로 한 ‘밤 약술’을 개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곽 대표가 개발한 밤 약술의 주원료는 합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밤으로 만든 술 75%와 위장병, 빈혈, 불면증, 전신쇠약 등에 탁월한 대추, 풍을 없애고 피를 활성화시키며 열을 내리고 벌레와 균을 죽이며 고름을 빼고 새살을 돋게 하는 엄나무, 관절염, 근육통, 타박상, 산후통 골다공증에 좋은 감태나무, 간과 신장에 이롭고 기침, 천식, 신경쇠약, 팔다리가 뻣뻣하거나 마비가 올 때 효과가 있는 뽕나무 등의 한약재가공액 13%, 술의 발효억제 약재 달인물 10%가 첨가되어 있다. 곽준열 대표는 “합천·산청 등 지리산 권역에서 자생하는 산약초와 합천지역에서 생산되는 밤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공식품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밤 약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 곽준열 대표는 연구소 설립과 약초 체험농장을 만들어 “1차 산업에 머물고 있는 농업을 6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마지막 열정을 이곳에서 불태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견과류에 속하는 밤은 식용으로도 많이 먹지만 한방에서는 약재로서 자주 사용된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서 문제가 발생한 비만증 환자들의 기운을 회복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약재다. 특히 밤은 허약한 사람들의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데 다리에 힘이 없어 잘 걷지 못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보강해준다. 과거 문헌에 의하면 다리가 약해서 3~4세가 되어도 걷지 못하는 어린애에게 신선한 밤을 매일 먹였더니 걷게 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아랫배가 차고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 밤을 먹이면 아랫배가 따뜻해지면서 생리통도 없어지는 경우가 있고, 생리 불순이 있던 여성에게 밤을 먹이면 어혈이 풀려서 생리가 정상화되기도 하므로 여성들에게 좋다.
 

곽준열 대표는 “밤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칼슘, 비타민A·B·C 등이 풍부해 발육과 성장에 좋고 특히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감기예방에 좋다”며 “또한 알코올의 산화를 돕기 때문에 술안주로도 좋고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개발한 ‘밤 약술’ 특허는 내년 3~4월 경 완료될 예정으로, 합천군의 민속주제조 추천을 받아 제조면허를 획득하면 가공설비를 갖춘 영농법인을 설립하고 대량생산하게 된다.
 
성공적 귀농 위해 철저한 준비 과정 거쳐

▲ 유기농 밤을 주 원료로 한 ‘밤 약술’

지난 2007년 귀농한 곽준열 대표는 귀농을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철저한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귀농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농사에 관한 전문지식과 노하우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귀농 전 2005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3학년에 편입학해 농업 분야 전문지식을 쌓았고 2010년 졸업과 동시에 유기농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합천군농업기술센터 내 미래농업대학 약초이용 및 발효지도사 1년 과정도 수료했다.

현재 곽 대표는 8만 2천600여㎡의 농원에 도라지 등 각종 산야초를 자연상태로 재배하고 있다. 농사 초기에는 농원관리를 위해 경계선에 울타리를 설치하여 그동안 자유스럽게 출입하던 관행을 제지하자 이에 저항하여 울타리를 망가뜨리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지역민과의 유대를 강화하면서 점점 사라졌고, 회원 수 54명인 합천군친환경농업연구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지역 내에서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우리 약초를 이용한 대체의학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는 그는 “합천봉황농원에 연구소도 설립하고 약초 체험농장을 만들어 우리 약초의 효능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1차 산업에 머물고 있는 농업을 가공·유통 등 6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마지막 열정을 이곳에서 불태우고 싶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