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아름다움은 생명성에 대한 경외가 소위 말하는 미적 도덕적 인간적 판단, 즉 과학 기준과 달라도 인간 본성에 동인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의 위대성은 여기에 있다. 미학은 사태와 사물의 아름다움을 대한 반성을 넘어서 무심한 인간 본성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윤담 기자 hyd@  

예술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은 ‘개념 없음’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고 보편적이고 또한 필연적이다. 예술가는 예술 작품을 매개로 자신의 근원적 본성을 표출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며, 그리고 기호화하여 보여주면서 인간의 모습을 고양하려 한다. 여기서 예술의 승화가 이루어진다.

금세기 최고의 ‘색채 마술사’라 일컬어지다

▲ 안길원 화백

청휘 안길원 화백은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새로운 작업에의 도전으로 주류에 편승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다.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중견작가인 안 화백은 새로운 조형언어의 독자적 발굴을 위해 평생을 실험정신으로 일관해왔다. 이에 수묵기조의 동양화 산수화, 산수화, 극사실주의 기법의 풍경화, 인물화 등을 아우르며 세계의 예술양식에 접근하고 있는 그는 자연과 본질적 인간성의 조형적 합일을 추구한다.  <군무>, <고적>, <광안대교>, <금추일폭,> <브라이스 캐년>, <토함산>, <노승과 산하>, <백두산> 등  2천여 점에 달하는 작품들은 안 화백이 얼마나 치열하게 작품에 몰입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작품들은 자연을 이미지화하거나 형상화한 것으로 대부분이 200호, 300호, 500호의 대작들이 주류를 이룬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화폭에 담아내고자 한 안길원 화백만의 신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특히 소싸움을 소재로 한 <한판승>은 사실적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안 화백이 직접 소를 키우고 함께 산책하며 관찰해 완성시킨 역작으로 처절한 소의 눈빛과 발길질의 사실적 묘사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안 화백의 또 다른 특징은 자연이라는 피사체를 일반 재료가 아닌 천연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전혀 다른 색감과 느낌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오로지 자신만의 재료를 만드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경비가 소요되지만, 작품을 향한 열정 앞에서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유리알의 원석, 흙과 돌, 나뭇잎, 꽃잎 등을 회화 재료로 활용하는데 성공한 안 화백은 자신이 개발한 재료를 바탕으로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운 코발트색, 오묘한 에메랄드 보라색, 은은한 황금빛 등을 더욱 실감나게 구현하고 있다. 안길원 화백은 “다양한 재료 속에서 동양화에 사용되는 화선지와 먹은 천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으며 자연 그 자체를 재료로 삼아 작품 속에 자연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평론가들은 안 화백이 원재료와 유리가루를 섞어 만든 물감은 특유의 반점이 드러나 작품의 입체감을 더 해주는 효과가 컸다고 평가한다. 또한 ‘색채의 마술사’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각양각색의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는 안 화백은 군더더기 없는 색채와 놀라울 정도로 편안한 느낌의 색을 구사한다. 무난한 파스텔과 강렬한 원색이 어우러진 색감은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금세 안 화백의 작품임을 가려낼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뚜렷하기에 그의 작품은 호당 3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세계적으로도 예술성 인정받는 작가로 자리매김
자연의 피사체가 아닌 이념과 정신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탐색과 창작연구에 심취해 온 열정적인 화혼을 불사르고 있는 안길원 화백. 자연의 생체를 분말로 정제하여 가장 순수하고 원초적인 천연물감으로 완성하는 데 성공한 세계 최초의 작가이자 재료연구가이기도 한 그는 세계적으로도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초대국사상, 영국 버킹궁상, 독일 세계회화제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도 설악비엔날레 초대작가상 등을 비롯하여 대통령공로 표창, 부산직할시장상, 강원도지사상, 국회의장상, 보사부장관상, 정무 1장관공로상, 최고지도자상, 예술인의 효자상, 세계무술선수권대회 공로표창,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미술학, 교육학, 신학, 상담학 박사학위를 비롯 국내외 14개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부산미술협회, 현대한국화협회 일원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국제자연의학 및 대체의학협의회 고문, 세계문화재단 청휘 안길원 미술연구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예술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움의 극치, 세련미가 숨 쉬듯 이루어져야 한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끊임없는 정진과 도전으로 일구어내는 희열과 감동이야말로 예술가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보람이자 기쁨이다”고 강조하는 안길원 화백.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재료의 창조를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아가고 있는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