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예술가들의 존재 이유다. 똑같은 작업만 되풀이한다면 예술적 발전을 꾀하기 어렵다. 끊임없는 실험과 새로운 시도는 예술가들에게 주어진 숙명이나 다름없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더 나은 작품세계를 위해 땀 흘리는 예술가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윤담 기자 hyd@

흔히 오늘날 미술 분야에서 새로움이란 더는 존재하지 않고, 지난날의 거장들이 후손을 위해 한 톨의 곡식도 남겨놓지 않았기 때문에 걸작이란 더는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걸작을 탄생시키기 위한 예술가들의 노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자연을 재료로 작품 속에서 자연을 구현

▲ 안길원 화백

끊임없는 실험 정신과 새로운 작업에의 도전으로 주류에 편승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청휘 안길원 화백의 행보가 화제다. 안길원 화백은 새로운 조형언어의 독자적 발굴을 위해 평생 일관된 ‘청년정신’으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여 온 중견 작가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재료의 개발과 조합을 통해 독보적인 창작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안 화백은 자연이라는 피사체를 일반 재료가 아닌 천연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전혀 다른 색감과 느낌을 만들어 낸다. 오로지 자신만의 재료를 만드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경비가 소요되지만, 작품을 향한 열정 앞에서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유리알의 원석, 흙과 돌, 나뭇잎, 꽃잎 등을 회화 재료로 활용하는데 성공한 안 화백은 자신이 개발한 재료를 바탕으로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운 코발트색, 오묘한 에메랄드 보라색, 은은한 황금빛 등을 더욱 실감나게 구현하고 있다.

평론가들은 안 화백이 원재료와 유리가루를 섞어 만든 물감은 특유의 반점이 드러나 작품의 입체감을 더 해주는 효과가 컸다고 평가한다. 청휘 안길원 화백은 “다양한 재료 가운데 화선지와 먹은 천년이 지나도록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면서 “때문에 자연 그 자체를 재료로 삼아 작품 속에 자연을 구현하기를 소망해왔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안 화백이 재료에 들이는 정성은 이러한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령 원석을 표현할 때 다섯 번의 집적을 거치는데, 13단계의 변화를 통해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다. 원하는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하며 실험을 거듭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작품에 반영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오늘날 예술은 만드는 행위 뿐 아니라 부수는 행위까지도 그 범주에 포함되며, 재료적인 면에서도 점차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연을 예술의 한 재료로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안 화백의 도전은 어쩌면 숭고하기까지 하다. 이에 대해 안 화백은 “사랑하는 조국의 자연을 관찰하고 생체원료를 탐색하기 위해 지금까지 백두산, 금강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전국의 산하를 샅샅이 누볐다”면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자연 속에서 보고 배운 것들이 고스란히 작품 세계에 녹아들었다”고 전했다.

세계의 예술 양식에 접근하며 예술성 인정받아
총신US사관학교 이사와 교수를 역임 후 총신US신학대학교에서 미술과 교육을 통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안길원 화백은 미술학, 교육학, 신학, 상담학 박사학위를 비롯한 국내외 14개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부산미술협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국제자연의학 및 대체의학협의회 고문으로 활동 중인 그는 프랑스 그랑쇼미에르 파리대학을 거쳐 중국, 러시아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인간주의의 실현’이라는 예술이 지향하는 최상의 목표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세계문화재단 청휘 안길원 미술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는 안 화백은 지금까지 25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내외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동양화, 산수화, 극사실주의 기법의 풍경화, 인물화 등을 아우르며 세계의 예술 양식에 접근하고 있는 그는 세계적으로도 예술성을 인정받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초대국사상, 영국 버킹궁상, 독일 세계회화제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도 설악비엔날레 초대작가상 등을 비롯하여 대통령공로 표창, 부산직할시장상, 강원도지사상, 국회의장상, 보사부장관상, 정무 1장관공로상, 최고지도자상, 예술인의 효자상, 세계무술선수권대회 공로표창,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안길원 화백은 “예술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움의 극치, 세련미가 숨 쉬듯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끊임없는 정진과 도전으로 일구어내는 희열과 감동이야말로 예술가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보람이자 기쁨이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