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주식으로 하던 식생활 문화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서서히 바뀌는 추세다. 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빵 소비량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음식을 하나의 문화로 인식해 고급제품을 찾는 경향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황태일 기자 hti@

길을 걷다 보면 카페만큼이나 많은 게 빵집이다. 그중에서 제일 눈에 많이 띄는 게 프랜차이즈 빵집이다. 2016년 통계청 기준으로 전국에는 1만7000여개의 빵집이 있고 그중 70%가 프랜차이즈 빵집이다.

차별화된 제품으로 동네 빵집의 경쟁력 강화
그간 동네 빵집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 사이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우수한 맛과 품질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해왔다. 실제로 대한제과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2008년 1만 3000여 개였던 동네 빵집은 2015년에 4000여 개로 약 70%가 줄어든 반면,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은 같은 기간 약 2300여 개에서 6000여 개로 160% 급성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동네 빵집들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위협하는 중이다.

▲ 김봉수 대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까레몽베이커리협동조합은 지난 2013년 인천지역의 동네빵집들이 모여 결성한 협동조합이며 이곳을 이끌고 있는 김봉수 대표는 1980년 중반, 일본과 유럽에 유학하며, 일반빵집에서 취급하고 있는 바게트, 치즈케이크 등 친환경 유럽제빵을 국내 후학들에게 전수한 제빵기술의 권위자이며 1000여 제과기능장중 7번쩨 제과기능장을 취득한 한국의 대표적 제과기능인의 한사람이다. 까레몽베이커리협동조합을 이끌며 협동과 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던 그는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실천하고 남는 빵은 푸드뱅크에 기부하여 그동안 누적금액이 2억원이 넘었으며 동네빵집들도 프랜차이즈처럼 경쟁력을 가져보고자 만든 것이 까레몽 공동브랜드이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중소기업청에서 추진한 2017년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7년 (사)대한제과협회 인천지회장에 취임한 그는 인천하면 떠오르는 대표빵을 만들어야 동네빵집이 산다는 생각으로 매년 추진하고 있는 인천음식축제에서 인천의 쌀과 강화도 고구마를 주원료로 한 인천고구마쌀빵 만들기 대회를 병행하여 인천 대표빵을 만드는 초석을 다졌으며 지속적인 행사로 인천의 대표빵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동네빵집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품력 향상과 경영 방식이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협회의 조직을 개편하여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인천의 대표적 동네빵집 10여 곳의 공장장들을 기술지도위원으로 임명하고 연 5회 이상 기술세미나와 기술지도를 실천하여 모든 업소가 한 가지 이상 최고의 빵과 과자를 만들 수 있도록 방향 제시와 기술을 공유하고 법률, 세무, 노무, 경영지도, 변리 등의 전문가를 부회장으로 영입하여 영세한 회원들이 앞선 경영정보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여 경영개선이 되도록 환경을 만들어 발전하는 협회, 경쟁력을 갖춘 동네빵집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봉수 까레몽베이커리 대표는 “국내 빵집들도 프랜차이즈처럼 보여 경쟁력을 가져보자 생각해서 만든 것이 까레몽 브랜드”라며 “현재 인천을 중심으로 11개 분점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고유의 빵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동네 빵집을 부흥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봉수 대표를 필두로 까레몽베이커리는 지속적인 쌀빵 연구로 바삭한 식감과 쌀 특유의 고소한 맛을 살린 100% 순쌀쿠키, 순쌀쿠키만주 등을 개발, 동네 빵집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중이다. 특히 100% 순쌀 쿠키 만주는 밀가루와 글루텐이 전혀 없는 100% 순쌀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크림법 쿠키 방식으로 외피를 제조해 쿠키 버터향이 많고 노화가 느리기 때문에 촉촉하고 쫄깃함이 오래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김봉수 대표는 “글루텐이 없이 과자를 만들 경우 끈기와 접착성이 없어 부서지고 노화가 빨라지며 식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승진, 결혼, 돌, 행사 등의 답례품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100% 순쌀 쿠키만주는 이러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대만 파인애플 만주, 중국 월병, 일본 병아리만주, 감자만주, 고구마만주 등 외국처럼 다양한 만주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줄을 서서 사먹는 대통령상의 빵집
1974년 3월 제과학교에 입학하여 44년 제빵 외길을 걸어온 김봉수 대표. ㈜뉴욕제과에서 10년 간 근무하며 제빵의 기초를 다진 그는 퓨라토스코리아(벨기에 한국지사)에서 5년간 근무하며 일본, 벨기에,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해외 선진빵 기술을 익혔다. 이후 제빵개발연구소를 개소하여 20년간 쌀빵, 쌀마카롱, 감자만주를 개발하는 등 동네빵집 기술향상에 기여한 그는 까레몽베이커리, 빵집이야기, 쉐라메르 등 동네빵집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대기업 프랜차이즈 독주에 대항마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실 까레몽베이커리의 사업 초창기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지 못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위세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작은 동네빵집들이 힘을 합쳐 봤자지’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를 필두로 끊임없는 제품 개발에 매진해온 결과 하루 10번 이상 굽는 신선한 빵, 최고의 재료, 풍성한 재료, 적정한 가격의 가성비에 힘입어 이제는 줄을 서서 사먹는 빵집이자 당당한 골목상권의 터주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상, 중소기업청장상, 식약처장상 수상에 이어 까레몽 공동브랜드 활성화에 의한 일자리 창출, 제품개발, 인력보급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소상공인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봉수 대표는 “앞으로 천안 호두과자, 경주 황남빵처럼 ‘인천’하면 떠오르는 빵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와 함께 제빵제과 재료 연구를 통해 선물용 과자, 천연 발효빵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 동네빵집이 고객의 사랑을 받으면서 빵 만드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