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역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 할 청소년들은 역사를 잊고 지낸 지 오래다.

황태일 기자 hti@

소년들에게 역사는 어려운 과목, 입시를 위한 과목으로 전락했다. 심지어 독도, 위안부, 6.25전쟁 등 중요한 역사에 대해서도 무관심하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부재를 학교 교육 부재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소외되면서 청소년들이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형 장군의 업적 기리고 호국 정신 알리다

▲ 황필주 회장

황필주 황형장군사적보전위원회장은 조선시대 삼포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황형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호국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삼포왜란은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과 함께 조선시대에 발발했던 4대 전쟁 중 하나로, 유일하게 온전한 우리의 힘으로 이긴 전쟁이다. 조선시대 1510년 중종 때 삼포(동래, 울산, 창원)에 거주하는 왜인들의 잦은 학대와 웅천 현감의 왜인 세금 징수 등에 불만을 품고 4000~5000여명이 폭동과 대마도에서 종성홍(宗盛弘) 장군 등이 수백 척을 배를 몰고 부산포에 침입하여 첨사 이우중을 죽이고, 제포에 쳐들어가 첨사 김세균을 사로잡고 더 나아가 웅천성과 동래성이 함락시키고 동래부사 목을 친 대사건이 바로 삼포왜전이다. 삼포에서 폭동과 전쟁이 일어나자 다급해진 중종은 어전 회의를 열어 경상우도 방어사 유담년의 추천을 받아 경상좌도 방어사 황형 장군으로 하여금 진압하도록 했다.

문무를 겸비했던 장무공 황형 장군은 중종 때 공조판서에 올라 조정에서 조선시대 탐관오리를 징벌하고 개혁에 앞장선 인물로, 중종의 명을 받아 기마병(騎馬兵) 수백 명을 거느리고 김해 지경, 성벽, 창원에 진을 치고 삼포왜란을 진압했다. 이러한 황형 장군의 공을 치하하고자 중종은 인천시유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된 연미정을 하사하기도 했다(1510년). 현재까지 황씨 문중의 소유로 되어 있는 연미정은 민간인통제구역 이북에 속하여 있기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에 제한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민간인통제구역에서 해제되어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관람하고 있다. 중종으로부터 연미정을 하사받을 정도로 큰 공을 세웠던 황형장군이지만, 오늘날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은 역사교과서에 영웅으로 등장하고 그 외 영화, TV, 드라마, 각종 서적이 넘쳐 나지만 삼포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황형 장군에 대한 소개는 거의 전무한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형 장군을 기리는 장무사 역시 500여 년 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다가, 강화산업단지 개발로 장무사 입구를 횡단하는 도로 개설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을 정도다. 당시 황형 장군의 사적을 보호하려는 황씨 종친회와 관련 단체의 강력한 반발해,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인천상공강화산단과의 유적지 이전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황형 장군의 재평가를 요구해온 황필주 회장과 황형장군사적보전위원회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5년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우창훈 화백이 참여한 황형 장군의 새로운 영정이 봉안되는 성과를 얻었으며 장무사 등은 2013년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65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매년 황형 장군의 탄신제 개최
우연히 ‘충렬공 황일호’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을 접하고 나서야 자신이 누구의 후손인지 알게 되었다는 황필주 회장은 이후 황형 장군의 역사적 재조명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후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민서희 작가에게 황형 장군을 소개해 <조선 4대 전쟁과 의천검>이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황형 장군의 재평가와 함께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황필주 회장은 최근 황형 장군의 사당을 성웅 이순신 장군의 현충사처럼 격상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사관생도들을 대상으로 황형 장군의 위대함을 알림으로써, 대한민국 군인들부터 황형 장군을 기억하고, 국민들의 의식을 하나로 뭉쳐 역사 속에서 잊혀진 우리 조선의 영웅을 일깨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매년 음력 3월 1일 황형 장군의 사당인 장무사에서 장군의 탄신제를 개최하는 것 또한 그 일환이다. 올해로 559주년을 맞이하는 황형 장군 탄신제는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성황리에 치러질 예정이다.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월곡리 598 장무사(시문화재 65호)에서 4월16일에 열린다. 황필주 회장은 “황형 장군은 보수와 진보, 여야, 남북을 막론하고 조선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경할 만한 분”이라며 “역사 교과서에 반영되어야 할 뿐 아니라 반드시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