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하정우가 지난 3월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피렌체 도심의 라 콤파냐 극장에서 열린 제16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와 감독으로서 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피렌체 시가 주는 문화예술상인 ‘키아비 델라 치타’ 상을 받았다.

장정미 기자 haiyap@

크리스티나 자키 피렌체 부시장은 “이탈리아에서도 팬이 많은 하정우는 15년 동안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섬세한 연기와 재능, 열정을 보여주며 영화를 풍성하게 했다”며 그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피렌체 시는 문화예술 부문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예술가에게 ‘도시의 열쇠’라는 뜻을 지닌 상을 줘 명예시민으로서 예우하고 있다. 세계적인 테너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도 이 열쇠를 받았다. 한국인으로 첫 수상은 작년 영화감독 박찬욱이고, 하정우가 두 번째다.

‘모범 납세자’ 선정돼 대통령 표창 수훈
하정우는 지난 3월22일부터 30일까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제16회 피렌체한국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이번 피렌체한국영화제의 마스터 클래스 부문에 초청된 하정우는 그가 출연한 <더 테러 라이브>, <멋진 하루>, <아가씨>, <허삼관>, <추격자>, <시간> 등의 영화를 특별전을 통해 현지 관객들에게 소개됐다. 이번 영화제의 이탈리아를 첫 방문했다는 하정우는 시상식에서 “이상하게 이탈리아는 그동안 올 기회가 없었는데, 첫 방문에서 이런 영예를 안게 될 줄 미처 몰랐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피렌체에 온 직후 우피치 미술관에 갔었는데, 그곳에 소장된 작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짧은 방문이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영화에 풀어내고 싶다”고 말해 객석을 가득 메운 현지 관객 400여 명으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 영화배우 하정우

하정우는 지난 3월24일 피렌체 시민과 영화학도들을 상대로 마스터클래스를 열어 자신의 작품 세계와 영화 철학을 진솔하게 들려줬다. 한편 지난 3월5일 하정우는 배우 김혜수와 함께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날 하정우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납세자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모범납세자 296명과 세정협조자 68명이 포상을 받았으며 세정에 기여한 유공공무원 198명과 우수기관 등이 수상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하정우와 김혜수는 올해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국세청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1년에 한 번 선정되는 국세청 홍보대사로 위촉된 하정우와 김혜수는 4월부터 1년간 포스터, 공익광고 모델 등의 활동을 통해 성실납세의 중요성을 홍보하게 된다.

배우, 영화감독으로 영화계 종횡무진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발돋움한 하정우는 배우 김용건의 아들이다. 그러나 하정우가 CF로 처음 대중 앞에 섰던 1998년 당시만 해도 두 배우의 부자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정우가 ‘김용건의 아들’로 이슈몰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정우는 아버지의 후광이 아닌 자신의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현역 당시 10여 편의 국군 홍보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 경력을 쌓았던 그는 제대 후 2002년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 2003년 영화 <마들렌> 등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5년 ‘하정우’란 예명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2008년 <추격자>에서 연쇄 살인범 ‘영민’ 역할로 ‘하정우’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8년 데뷔 이후 10년이 걸렸다. 이후 영화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 <국가대표>, <황해>, <범죄와의 전쟁>, <러브픽션>,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군도>, <암살>, <아가씨>, <터널>’ 등 꾸준히 활동하며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영화 <롤러코스터>, <577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영화감독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하정우는 “연극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쉽지 않았다. 다른 신인 배우들처럼 오디션을 보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의심을 많이 했지만 큰 꿈을 꿨다. 완벽한 상상을 하며 큰 꿈을 꿨다"며 "아버지가 배우이니 나도 배우의 피가 흐를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의 힌트는 분명히 각자가 가지고 있다. 작은 것부터 생각하지 말고 움직이면, 빨리 그 꿈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