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국내 유명 화가들의 이름을 몇 명이나 알고 있는가? 의외로 한 명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이 사람,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의 임농 하철경 교수의 이름을 외워두도록 하자. 그는 삶의 방향과 자연이 주는 밀도, 고요, 억제된 강한 힘을 정확하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감동을 안겨주는 국내 몇 안 되는 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 임농 하철경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역임을 비롯, 한국예총 부회장, 전남 예총회장 등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현재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뛰어난 교육자이기도 하다.

전라남도 서남단의 진도에서 14대째 내려오는 종가집에서 태어난 하철경 교수. 진도는 예로부터 한국전통을 여러 가지 그대로 보유한 곳이자 그림과 노래 그리고 민속으로 유명한 섬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의 칭찬에 힘입어 미술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천부적 소질과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고등학교 때는 전라북도 내 예체능 우수자로 단 1명을 뽑는 ‘별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 남농 허건의 수제자이기도 한 그는 지난 197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8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부지런한 작품 활동 외에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역임을 비롯, 한국예총 부회장, 전남 예총회장 등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동국대학교,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등에서 미술학과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학과장으로도 재직하고 있는 뛰어난 교육자이기도 하다.

중국 전시회를 통해 양국 문화교류 형성
하 교수는 특히 산수화 부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산수화는 근 30년의 작업 경력을 쌓아오는 동안 스승의 화풍에서 탈피, 다른 작가들과의 뚜렷한 차별성을 두고 있다. 예부터 동양미술의 특징은 산수화에서 찾을 수 있었고 특히 진경산수는 한국미술의 뿌리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었다. 하지만 하 교수의 산수화가 산과 물 그리고 호수에서 그 소재를 얻었을지라도 타 작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마치 여인의 가슴처럼 풍만하면서도 유연하게 흐르는 작은 야산들이 눈에 띄며 산자락과 능선이 마치 잔디를 뿌려 놓은 것처럼 필선이 물처럼 흘러가고 있다. 강 따라 굽이치는 모래톱과 덩어리진 송림의 해안선을 형성하면서 망망대해 위에 배들이 그림처럼 둥실둥실 떠 있는 것은 바닷가에서 자란 하 교수의 어릴 적 꿈과 환상이 특히 잘 녹아내려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만간 중국에 개인전을 가질 예정인 하 교수는 “국내외 전시를 많이 했지만 중국이라는 대륙, 그 중에서 북경의 전시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번 초대 개인전을 통해 중국 미술계에 한국의 산수화를 알리고 중국미술 애호가들에게도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 또한 중국의 대가들도 만나고 서로의 작품세계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해주면서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하 교수는 지난 2004년 미술협회 이사장 시절부터 중국과의 본격적인 문화적 교류를 시작으로 이번 중국 개인전을 개최하게 되었다.

산수화 분야에서 ‘명인(名人)이 되다
“현재 한국의 동양화는 주기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고 말하는 하 교수는 이러한 흐름에 편승되지 않고 오직 성실함 하나로 지금까지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작품 활동을 지속해 왔다. 특히 각각의 개성과 독자성이 요구되는 산수경은 작가 스스로 작가만의 것으로 만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이루어냈다고 평가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시작은 쉽게 해도 경지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터. 하지만 하 교수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지속해 온 덕에 이미 산수경 분야에서는 ‘명인(名人)’이 되어 있었다. 명인이 된 가운데서도 그는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도 연 2회의 국내외 전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고정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남다른 포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지금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된 배경에는 혼자만의 힘이 아닌 혹독하게 가르쳐 준 많은 은사님이 있었지만 그들의 화풍에 구속되지 않고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 해 온 하 교수는 수묵의 전통기법에 대한 오랜 학습을 바탕으로 현대적 조형감각의 모색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수묵의 표현에 대한 지나친 압박에서 벗어나 실험적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미술계는 서양화와 동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오직 한 길만을 걷는 임농 학철경 교수의 노력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하 교수의 이러한 노력과 조형적 탐구는 전통형식이 갖는 진부한 상투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치열하고도 건강한 조형의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전시회를 통해 동양화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임농 하철경 교수는 중국전을 성공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두 회장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문화예술인으로 중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류리 회장과의 만남은 두 나라 문화 교류의 핵심이 될 것이며, 국제교류협회의 중심에 서 있는 오상진 회장과의 우정도 중국 전시회의 성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하 교수는 기대하고 있다. 양국 친선 문화 교류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임농 하철경 교수의 중국 북경 전시회는 이 때문에 더욱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