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상근 교장은 “국가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애를 차별이 아닌 차이로 생각하고 각자의 개성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충남 천안에 위치하고 있는 천안인애학교(교장 하상근)는 지난 1993년 3월 1일 개교한 이래 ‘공립 정신지체 특수학교’로서 유치부, 초등부, 중학부, 고등부, 전공과 과정을 운영하고,  2009년 4월 말 기준으로 38학급 216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또한 건강장애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이 어려운 장기입원, 장기치료 학생을 위한 병원학교를 단국대학교 병원에 설치해 지속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하상근 교장은 “이곳에서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를 자신의 친구로 받아들이고 동등한 또래로 수용하도록 인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와 통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장애 학생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안인애학교는 ‘사랑과 정성으로 꿈을 심어주는 학교’라는 교육지표를 정석대로 실천하고자 하상근 교장 외 교직원들의 경영 의지가 남다르다. 총 6가지의 경영 중점을 설정해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 가운데 그 6가지 중점을 살펴보면 생활 및 현장중심의 전환교육내용 선정지도, 자립생활능력 신장을 위한 자기체험활동 강화, 교직원의 인화를 통한 즐거운 학교 문화 실현, 부장 중심의 자율적인 학교 운영, 교육 수요자 중심의 학교 운영, 신바람 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육지원행정 강화이다. 나아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 자아실현을 비롯해 사회에 제대로 통합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회 적응 능력을 키우는 다양한 프로그램 펼쳐
이 학교의 주요 특색사업을 살펴보면 우선 단국대학교 병원학교의 운영을 들 수 있다. 단국대학교 병원학교는 충남교육청과 단국대학교 병원과의 협약으로 지난 2006년 4월 개설해 4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이곳의 학급명은 ‘행복한 배움터’로서 본교 교사 1명과 특수교육보조원 1명이 파견돼 유ㆍ초ㆍ중ㆍ고등학교 과정 6명의 학생을 복식학급 형태로 지도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3개월 이상 지속적인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건강장애학생으로 하여금 꾸준한 교육서비스를 받아 수업 결손을 보충해주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하며 나아가 삶의 의욕을 증진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대상 학생들은 건강 상태에 따라 하루 1~2시간의 교과 교육과 방과 후 교육활동으로 종이접기, 점핑클레이, 독서활동 등에 참여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테마형 체험중심 수준별 전환교육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실생활에서의 체험활동 부족으로 사회로의 전환에 필요한 생활기술능력과 자립생활능력이 현저히 낮은 수준에 있는 학생들이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실제상황과 유사한 모의환경 내에서 직접적인 현장체험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사회적응능력 및 사회생활기술을 신장시키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유ㆍ초등부는 기능적 일상생활 중심 교육활동, 중학부는 직업준비중심 교육활동, 고등부는 기능 및 작업 기초교육활동, 전공과는 작업 중심의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고등부 이상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직업교육체험센터는 이곳 학생들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특수학급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직업인으로서의 자질향상과 직업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설치ㆍ운영되고 있다. 특히 ‘얘들아! 회사 가자’는 산업체와 유사한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캠프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여기서는 관내ㆍ외 직업훈련 대상 학생 중 취업이 가능한 25명의 학생을 선발해 심화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계, 동계 방학 중 3주간 실시하고 있다.

▲ 단국대학교 병원학교(천안인애학교 파견학급)

국가적 지원, 사회적 인식 변환 무엇보다 필요해
이렇게 장애학생들은 고급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활동을 하면서도 입학금, 수업료, 교과용 도서대금, 학교급식비, 기숙사비, 통학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방과 후 학교 및 종일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방과 후 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 중 비영리기관이나 단체, 치료기관 등에서 수강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자유수강권을 발급해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서 방과 후에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바우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동이나 신변처리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특수교육보조원을 채용해 학생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본교 졸업생들은 대형마트, 주유소, 기업체 등 지역사회의 여러 산업체에 취업해 열심히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성공적인 직업 생활을 당당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 학생들이 있는 반면 장애가 심해 취업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어 하 교장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고. 특히 고등부 졸업 후 취업이 되지 않아 바로 전공과로 진학했지만 전공과 졸업 후에도 취업을 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며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을 보며 하 교장 역시 눈물을 흘린다. “고등부를 졸업하면 직업교육이 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시설을 마련해 이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국가의 지원을 절실히 요구하는 하 교장은 “국가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애를 차별이 아닌 차이로 생각하고 각자의 개성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장애가 일부 사람들만 국한된 일이 아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인류가 추구하는 사회는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느끼지 않고 비장애인과 함께 교육을 받고 취업해 여가생활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이다.”

한 번도 본교 학생들을 장애라는 틀 안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하상근 교장은 장애인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된 사회가 하루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다. ‘사랑과 정성으로 꿈을 심어주는 천안인애교육’이라는 교육지표가 이곳에 국한된 지표가 아닌 전국의 학교에서 추구하는 지표가 되길 필자도 희망해 본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