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사랑하는 한 교수가 있다. 가장 먼저 해가 뜨고 바다 생태계가 안전하게 보존돼 있으며 바다 밑은 어느 곳보다 더 넓고 든든한 독도에 매료된 한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이재호 교수는 한 명의 독도애호가로서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일본의 독도망언에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다. 또한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사계절이 가장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지루함이 없는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화폭에 담아 보는 이로 하여금 큰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있으며 이제 곧 해외에서 우리나라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 “자연만큼 변화가 많고 심오한 것은 없기에 자연을 벗 삼아 힘이 다할 때까지 자연을 그리겠다”고 이야기하는 이재호 교수

이재호 교수가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는 분야는 바로 수묵화이다. “수묵화의 매력은 화려한 듯 하면서도 은은하게 풍기는 멋”이라며 수묵화 예찬론자임을 자처하는 그는 수묵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연을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깊은 내면의 정열이 배어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사계절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이 절로 나오게끔 하는 아름다움과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한마디로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매력이 그의 화폭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수묵화를 통해 화폭에 담다
“자연만큼 변화가 많고 심오한 것은 없기에 자연을 벗 삼아 힘이 다할 때까지 자연을 그리겠다”고 이야기하는 이재호 교수는 지난 5월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 성갤러리에서 우리나라의 자연을 담은 춘하추동(春夏秋冬)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에 전시된 30여 점의 작품들은 산수연작선상에서 사실 묘사에 역점을 두었으며 그가 즐겨 찾는 장소의 변화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사계의 풍광을 담아냈다. 탑정호 주변풍경과 대둔산 가는 길, 우포의 늪, 백령도의 여름과 겨울 등이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으며 특히 병풍바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변화 없는 바위에 찾아 온 계절의 색채로 인해 바위가 계절의 옷을 어떻게 입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대로 표현돼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다른 작품들은 먹의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효과를 통해 그가 표현하고자 함을 대변해 준다. 그의 필법은 강한 필세에 준(峻)의 표현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화면을 미리 적신 후 번지듯, 붓 자국을 드러내지 않고 문지르듯 칠하는 효과를 살려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먹’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공기의 흐름과 함께 운영해 적막감을 유도하고 있으며 다른 작품에서는 강한 채색 대신 옅은 담색이 주조를 이루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등 그의 작품은 일목요연하면서도 다양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제1회 몽골미술대전, 6월 26일부터 시작
한편 이재호 교수는 해외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가 속해 있는 대전국제미술협회전은 몽골과의 미술 교류를 통해 우리 국제미술교류회가 몽골의 신인작가를 발굴해 양성함을 물론, 그 사회 미술계에 젊은 피를 수혈해 시대감각과 더불어 몽골 미술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다짐이다. “몽골은 우리나라보다 15배가 되는 넓은 땅을 가지고 있지만 인구는 고작 350만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나라에 미술 관련 화가들이 3천 명이 넘는다는 얘기를 듣고, 또 현재 3500명의 우리 교포들이 살고 있으며, 수많은 미대생과 지망생 그리고 한인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 봉사 재단 등 줄잡아 1만 3천여 명의 사람들과 정신적, 물질적 교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몽골미술대전을 제안하게 되었다.” 특히 몽골은 교육수준이 매우 높아 인구에 비해 지적수준이 매우 높고 자부심과 자긍심이 매우 강한 나라이다. 몽골의 문화는 오랫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아 왔고 최근 70년간은 러시아의 지배 속에 있었기 때문에 독립국가로서는 약 15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교수들이 러시아 유학을 다녀온 인재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지만 최근 자주자립정신과 문화의 고유색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만 60여 개의 대학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못지않은 교육열과 높은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자신의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중에 화가들이 그 중심에 서 있는 몽골에 대전국제미술교류회가 기성작가들과의 교류 혹은 미술대전을 통해 이들의 정신을 찾는데 공동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몽골 미술인들의 창작활동의 촉진과 함께 창조적이고 열정적인 신진작가들의 발굴이 매우 중요하다. 몽골미술대전을 통해 젊은 층의 무대가 넓어진다는 것은 그 사회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으로 그 사회의 시민의식은 물론, 산업발달에도 절대적 영향을 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재호 교수는 “우리의 인간가치와 예술의욕, 미적가치를 함양해 정신문화의 공통점을 함께 찾아 다양성이 추구되는 현대사회에서 간접경험의 축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이룰 것”이라 밝히면서 “몽골 대표 작가들과 국제미술교류회와 전시회 등을 통해 양국 문화교류는 물론 미술전시회를 계기로 몽골 예술가들과 공동으로 연극, 무용 등도 교류하면서 종합적 문화교류를 이룰 것”이라며 몽골 미술대전의 목표를 설명했다.

이제까지 몽골에 신인들을 대상으로 공모하는 ‘미술대전’이 한 번도 없었기에 몽골에서는 낯설어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미술대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우리나라의 문화가 몽골인들에게 깊이 각인되는 것은 물론 예술의 무한한 힘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재호 교수는 확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연을 화폭에 담으며 전 세계에 우리나라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는 그가 몽골미술대전을 통해 예술의 심오한 경지를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