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집밥’ 등 밥과 관련한 신조어들이 요즘의 식사문화를 대변해주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른바 혼밥 족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도 집에서 정성껏 만든 ‘집밥’을 선호한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집밥’은 번거롭지만, 건강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대형마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제품들이 시장규모를 키워가며 ‘집밥’을 표방하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성이 가득한 ‘집밥’을 대체하기는 힘들다.

맛과 영양 극대화한 반찬으로 성장

▲ 최영호 대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반찬마루는 자취생이나 사회초년생, 반찬을 따로 조리할 시간이 없는 맞벌이 가정에 이르기까지 손맛 가득한 정성스러운 반찬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는 곳이다. 최영호 반찬마루 대표는 “집밥이 열풍이라고는 하지만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먹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냉장고에 재료를 두고 오래도록 썩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면서 “친어머니의 손맛과 가족을 생각하는 건강함을 많은 고객들에게 베풀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라 우려도 걱정도 남들보다 많았다. 가게 오픈 이후 첫 여름에는 배달 도중 반찬이 상할까봐 항상 노심초사했던 그는 무작정 배달차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놓은 까닭에 삼복더위에도 겨울 복장에 장갑까지 끼고 차를 몰기도 했다. 하지만 반찬의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배달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한 그는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보랭 가방을 사용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최영호 대표는 “당일조리,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다양한 집 반찬을 통해 어머니의 온정을 선사하고 있다”면서 “반찬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찌개·탕류를 비롯해 조림, 볶음, 찜류 등 다양한 밑반찬을 월 단위로 주문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이 해주셨던 집밥처럼 철저하게 ‘손맛’과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승부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화된 레시피가 없다는 점도 반찬마루의 특징이다. 대신 반찬의 맛과 영양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상추, 오이, 배추, 파와 같은 기본 식재료는 가게 앞의 텃밭에서 직접 기르고 있으며, 농약 없이 정성껏 재배한 배추로는 직접 김장을 담그기도 한다고. 최고의 맛과 영양을 담아내기 위한 최 대표의 노력은 고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자취생부터 맞벌이 가족, 독거노인, 대가족에 이르기까지 반찬마루의 고객층은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한 고객의 경우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 후 반찬마루를 통해 충북지역에 계신 부모님께 반찬배달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최 대표는 “고객들로부터 ‘반찬을 잘 먹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양한 데이터 활용한 새로운 메뉴 개발
올해로 반찬마루를 운영한 지 8년째. 이제는 정해진 메뉴를 정착시킬 법도 하건만 최영호 대표는 여전히 새로운 메뉴 개발과 영양학 공부에 한창이다. 최 대표는 “한 달 단위로 구성하는 메뉴 안에 계절마다 제철 반찬을 넣음으로써 메뉴가 중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해가 거듭되면서 자칫 중복된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은 요리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인터넷에 레시피도 많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반찬으로 낼 수 있는 음식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고객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저염식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함께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년간 독거노인 센터와 어린이 센터, 학교 및 지역 내 장애복지 센터에도 반찬을 후원하는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랑의 실천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반찬을 후원받고 고마워하시는 어르신, 어린이,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힘이 난다는 그는 최근 직지드림플러스센터라는 지역 내 장애복지센터에도 반찬을 후원을 시작했다. 최 대표는 “한 번은 홀몸 어르신 댁을 찾아갔는데, 그 집엔 젊은 손주들이 있어 막상 할머니는 드시지 않고 손자들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모습을 보았다”면서 “손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밥상을 받아먹고 식사를 마치면 바로 눕기만 하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고 너무 속상했다. 앞으로도 이런 눈물겨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후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