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계단

 

▲ 예초 정정순

사람과 사람 사이
5호선에서 7호선으로 가는 계단
갑자기 젊은이가 뛰어간다
뒤 따르던 나도 뛰었다
마지막 계단서 발목이 삐걱해
통증을 느끼면서 쫓아간
덕분에 시간은 단축
7호선에 바로 승차를 하였다

오르막 내리막
아~인생 욕심의 도착지
능력도 기력도 없는 사람이
왜 덩달아 뛰었을까
머리박고 서서 생각하니
함부로 따라하지 말아야지
기다리는 사람도
바쁜 일도 없는데······.

의복이 날개

 
무수한 옷이 옷장 가득
계절 몇 번 넘겨도
한 번도 찾지 않는  
버리기도 남 주기도 아까워
늘 못다 끝낸 숙제가 되는 옷

언제나 마음껏 버리고 살 수 있을까
“헌옷 있어야 새 옷도 있단다.” 
어머님 말씀도 맞고
버리면 찾게 될까
망설이게 하는 묵은 옷가지들

마음에 들고 편한 옷은
자주 만나고 싶은
성격 잘 맞는 친구 같고
입지 않는 옷은 멀어진 인연 같은 것

의복이 날개 변신은 무죄
매일 어떤 옷으로
누구를 만나 칭찬받고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