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매년 9만여 명이 다치고 1,800여 명이 숨지는 등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재해의 절반가량이 넘어지거나 추락(33%), 물체에 맞거나 압사(18%), 화재 및 폭발(1%) 등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사고다. 

윤담 기자 hyd@

안전 전문가들은 작업 중 부주의와 기본적인 안전시설조차 설치하지 않고 작업하는 등 안전 불감증 때문에 산업재해가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전·재난관련 시스템 및 정책 개선은 물론 국민의식 함양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4無 실현 위해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선우정밀(주)은 1996년 설립된 방위산업체로, ‘위험 제로’(Zero), ‘사고 제로’, ‘오염 제로’, ‘질병 제로’ 등 4無 실현을 위해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방위산업 중에서도 살상무기에 해당하는 화약과 관련한 폭발물의 기폭장치인 신관부품을 제조하고 있는 이곳은 창업 당시부터 ‘안전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 김홍덕 대표(가운데)

김홍덕 선우정밀(주) 대표는 위험성 평가에 대한 내용을 안전보건경영방침으로 내걸고 안전을 위해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고 유해위험요소의 감소 및 제거, 지속적인 관리, 건강증진과 작업환경 개선, 오염제로 친환경 실현을 위한 안전보건 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등 4대 행동원칙을 정립했다. 김홍덕 선우정밀(주) 대표는 “1980년 방위산업체 개발부서에 입사했는데 부서 안에서 빈번한 화약 폭발과 인사사고를 수차례 경험하며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영자가 아무리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안전의식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사고는 막을 수 없다. 실례로 선우정밀에서도 한 직원이 경력에 대한 자만심으로 안전장치를 풀고 작업하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사고 이후 김 대표는 안전장치 해제 버튼을 아예 없애버리는 단호한 조처를 취하고 10여 년간 안전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직원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2012년 위험성 평가 교육을, 2013년에는 위험성 평가 컨설팅을 받는 등 작업장의 안전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의 지속적인 교육과 설득,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 의식에도 차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위험성 평가 컨설팅 당시 직원들에게 ‘작업장 내 위험요인 발굴’을 미션으로 제시해 그 해에만 86개의 위험요인을 찾을 수 있었다. 이후로도 김 대표의 작업장 안전에 대한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직원 스스로 주도하는 자발적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사내에 안전관리추진실을 설치했고, 2012년부터 매주 안전관리 정기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사내의 유해 위험요소를 발굴, 개선 및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분야별로 설비, 고장수리, 위험작업 등에 대한 순회점검을 일 4회 실시하고, 안전점검과 함께 현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위험요인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한다. 김홍덕 대표는 “직원 개개인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불안정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지원제도도 시행하고 있다”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개인별 10,000시간 무재해 달성, 제안 50건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하면 명장 수당을 지급한다”고 전했다. 
 

산업 재해예방 위해 아낌없이 투자
선우정밀은 또한 10년 이상 무재해 사업장을 유지하며 2016년 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하는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국무총리 표창을 수훈하는 쾌거도 거두었다. 지난해에는 원청인 한화그룹의 최우수협력업체로도 선정됐다. 산업 재해예방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김홍덕 대표는 “기존 안전관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파악한 후, 안전보건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해왔다”면서 “안전보건공단의 KRAS를 기본으로 선우정밀의 공정과 상황에 적합한 6단계 위험성평가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8단계에 이르는 일일 표준안전활동 프로세스를 통해 안전을 습관화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전은 사회적 책임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안전을 기반으로 회사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안전과 안보에도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