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는 손재주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던 우리는 1960~70년대엔 가발·모피코트, 그리고 90년대 초까지는 수출 2위에 달했던 신발과 같이 모두 수작업이 필요한 제조업으로 경제 기반을 닦았다.

▲ 이영선 한국수공예창작협회장

중화학공업·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으로 경제 중심이 이동함에 따라 우리의 생활용품 산업은 중국산 저가 수입품의 물량 공세에 밀려 내수시장과 안방 일자리까지 내어준 지 오래다. 하지만 소비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하고 더불어 희소성을 겸비한 나만을 위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아카데미 과정 운영으로 청년예술인 육성
핸드메이드는 더 이상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흐름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생활 속 손쉬운 DIY부터 집짓기로, 개인의 취미 영역에서 지역의 사회적 경제 영역까지 폭넓게 확산되는 모습으로 산업화와 함께 사라졌던 핸드메이드가 다시 일상문화로 복귀하고 있다. 수공예의 대중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영선 한국수공예창작협회장은 “공예사업은 가능성이 풍부한 시장”이라며 “젊은 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리마켓에서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이렇듯 경제불황 이후로 DIY(Do It Yourself)시장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취미를 넘어 전문성을 갖추고 경제활동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고 말한다. 실제로 청년위원회에서 청년의 문제를 현장취재하기 위해 구성된 2030정책참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수공예 산업 종사자 수는 2만9000명 수준이다. 그러나 생활소품을 제작·판매하는 청년장인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기청의 창업지원자금 대상자 중 수공예·디자인 분야의 비중은 2011년 11%에서 2013년에는 15%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장인’은 대부분 예술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명장만큼의 경력이 없는 청년 예술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은 부족해보인다.

이에 한국수공예창작협회에서는 공간장식플래너, 데코플로리스트, 버블플로리스트, 도자기핸드페인팅, 캘리그라피, 실용만화, 압화, 캔들전문가, 빈티지냅킨아트, 포크아트, 플라워드로잉, 팬시우드 등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아카데미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영선 회장은 “급속한 발전보다는 서서히 단계를 꾸준히 밟아 나가는 것이 기초가 탄탄하며, 장성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저 역시 20여 년 동안 공예는 물론, 유아관련교육, 외식, 실내조경, 산수경 등 수많은 자격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 공간장식 소품개발

이어 “한 가지 자격을 마스터하기 위해 공부하는 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고, 이삼년 고생을 해야 하는 시늉만 낼 수 있다. 그동안 많은 경험을 하고, 강한 도전정신으로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했기에 많은 스킬과 내공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전혀 다른 성격의 장르들이 결국은 서로 연결되어 공예를 하는 지금, 저만의 독창적인 작품으로 창작을 가능하게 해주고, 멘토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수공예산업의 대중화 위해 다양한 활동 펼치다
최근 한국수공예창작협회는 (주)가르텐, 대전세종충남 프랜차이즈협회, 한국예쁜손글씨 POP협회와 MOU를 체결, 수공예산업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예고했다. 이영선 회장은 “날로 발전되어가는 수공예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부각됨에 따라 4개 업체가 정보교류 및 업무지원 등의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편 한국수공예창작협회 뿐 아니라 핸디크래프트-손끝세상 대표, 대전서구청캔들동아리 대표, 대전유성구청 천연비누, 석고방향제 대표, 프렌차이즈 대전·세종·충남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 빈티지 티슈합작품

특히 대전지역에서 수공예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동아리를 개설, 서로 멘토가 되어주며 각자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동아리에서 나오는 수공예 상품들을 브랜드화시켜 답례품 및 기념품, GIFT상품등 공동 마케팅하여 수익으로 연동될 수 있도록 기틀을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수공예를 하는 사람들 중 뜻이 맞는 이들을 모아 한국공예창작협동조합도 만들었다.

한국공예창작협동조합 감사를 역임하고 있는 이 회장은 “한국공예창작협동조합을 통해 만화, 도예가, 캘리그래피, 압화, 우드버닝, 플라워드로잉 등을 하고 있는 5명이 앞으로 또 하나의 수공예 브랜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유럽국가는 물론 가까운 일본에서는 핸드메이드를 명품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핸드메이드는 교육적으로도 활용가치가 높고 정성과 혼을 다해 만들어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저는 이러한 핸드메이드의 고급문화를 한국에도 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수공예의 발전을 위해 전통공예와 현대공예를 접목하여 세계적인 우리나라만의 아이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