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이 교실 안에서 지능발달 중심으로 정형화된 교육을 받다 보니, 인성이 피폐해지고 정서문제를 가진 유아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숲유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김정화 수성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숲유치원은 오늘날 유아들이 겪는 교육적 부작용을 타파하기 위해 시작된 교육으로, 숲과 유아들이 만나 자연만물과 교감하는, 즉 체험중심으로 활동하는 자연친화적 유치원이다. (사)한국숲유치원협회 대구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정화 수성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유아 정서발달에 ‘숲유치원 교육’ 뛰어나
‘숲유치원’의 교육효과가 유아들의 정서발달은 물론, 학부모 및 교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김정화 교수팀이 지난 1년간 숲유치원 교육을 도입한 대구지역 유아교육기관의 교사(47명) 및 학부모(94)를 대상으로 교육시작 전·후인 지난해 3월과 12월 두 차례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김정화 교수팀의 ‘2013년도 대구시 숲유치원 교사 및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숲유치원 교육을 실시한 결과 유아들은 주의력·불안·우울 등 문제행동에 대한 확연한 변화를 보였다. 주의력은 10.51에서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는 8로 확연히 개선됐고 불안은 10.4에서 8.19로, 우울은 10.68에서 8.8을 보이는 등 3가지 요소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교육방법의 변화에 따른 효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유아들의 자기조절능력에 대한 변화조사 역시 자기평가(0.81), 자기결정(0.73), 행동억제(1.0), 정서성(1.32) 모두 사후검사에서 점수가 상승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부모 조사에서도 유아문제행동에 대한 변화, 자기조절능력에 대한 변화, 자기효능감에 대한 변화 등에서 숲유치원 교육 실시이후 확연하게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 산학관연 정책간담회

특히 부모의 자녀양육스트레스는 3월 조사에서 39.65였지만 지난 연말조사에서는 28.67로 확연히 낮아져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화 교수는 “유아들이 자연 속에서 놀이를 통한 다양한 체험과 또래집단과의 관계형성 등을 통한 교육이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을 입증한 조사”라며 “숲유치원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인 지원은 물론 유아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형 숲유치원 교육모델’ 꾸준히 개발
우리나라의 70%는 산과 숲이다. 그만큼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교육은 대부분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화 교수는 “숲유치원은 유아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가운데 신체와 정신을 전인적으로 성장·발달시킨다”며 “모든 생명체들의 본성을 접촉하는 가운데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터득하게 되고 타 생명에 대한 배려심을 기르게 되며, 교실을 벗어난 자유로움을 맛보고, 창의성을 열게 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간 대구지역에서는 수성대학교 유아교육과가 생태유아교육과 숲유치원을 특성화해서 우리나라의 자연환경과 교육정서에 적합한 ‘한국형 숲유치원 교육모델’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현재는 산림청의 정책과 대구시청 환경녹지국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한국숲유치원협회 대구지회가 앞장서 숲유치원 활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8월1에는 한국숲유치원협회 대구지회와 유아숲지도사 양성을 위한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했다. 김 교수는 “요즘 숲유치원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숲에 대한 의식이나 생태 정신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때문에 숲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을 때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려워 한다”며 “교사들의 교육 차원에서 이번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유아숲지도자양성 과정은 이미 서울을 비롯해 부산, 광주에는 마련되어 있다. 대구도 이를 실천하고자 협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유아숲지도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을 함께 하게 됐다. 또 정부의 교육전문가 양성기관 선정사업에 공동참여를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협력을 강화하게 되면서 대구지역 내 숲유치원의 체계확립과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숲유치원을 전국에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정화 교수는 지역 내에 동네 숲 터 발굴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가까운 곳에서 자연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문화, 장애인등을 대상으로도 생태교육을 펼치고, 가족과 함께 하는 ‘숲으로 가자’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점점 황폐해지는 아이들을 위해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뛰어노는 숲유치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형화되고 인위적인 유치원 교육은 아이들의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숲유치원 설립 등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