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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혈맹관계’인 북한보다 우리나라를 먼저 최초로 단독방문
2014년 08월 04일 (월) 04:21:1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성과와 관련해 “이미 방문에 성공을 거두고 풍부한 성과를 이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빈 자격으로 방한 중인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접견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한국정부, 한국 국회를 비롯해 한국 각계에서 저희 이번 방문을 따뜻하게 환대해 주시고 세밀하게 준비해줬다”며 이 같이 높이 평가했다.
   
▲ 한국과 중국 정상은 지난 7월3일 북핵을 겨냥해 “확고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지난 7월3일 방한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에 판다 한 쌍을 선물하기로 했다. 한 쌍 당 연간 100만달러(10억 970만원)정도의 임대료를 받고 한국에 빌려주는 ‘임대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현재 중국을 벗어나 외지 생활을 하는 판다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13개국 18개 동물원 47마리(자이언트판다닷컴)에 불과하다. 중국은 1972년 미국과 수교할 때를 비롯해 일본·영국·프랑스 등과 국교를 맺을 때마다 판다를 선물했고 중국의 ‘판단 외교’란 말까지 생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시 주석의 판다 선물에 대해 “(판다는) 양국 간 우호의 상징으로 한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중 정상, 북핵 반대 공동성명 채택
한국과 중국 정상은 지난 7월3일 북핵을 겨냥해 “확고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첫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은 “양측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가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문구를 담았다. 이처럼 한중 정상의 공동성명에 사실상 북핵을 겨냥해 ‘확고한 반대’라는 입장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6월 두 정상이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의 ‘심각한 위협’에서 경고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북핵’이라는 직접적 표현대신 ‘한반도’라는 문구를 넣은 건 다소 아쉽다. 취임 후 5번째로 공식 회동한 두 정상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최대 현안인 북핵문제를 비롯해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타결, 인적·문화적 교류의 확대 등을 의제로 단독 및 확대회담을 잇따라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상호신뢰에 기반을 둔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관계의 미래상으로 △공동 발전을 실현하는 동반자 △지역 평화에 기여하는 동반자 △아시아의 발전을 추진하는 동반자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동반자라는 이른바 ‘동심원 확장형’ 4대 동반자 개념을 제시했다. 성명에는 또 “양측은 한반도비핵화 실현을 위해 관련 당사국들이 6자회담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하며 이 과정에서 관련당사국들이 상호존중의 정신 하에 양자 및 다자간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9.19공동성명에 따른 관련 당사국들의 관심사항을 해결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두 정상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공동인식을 모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데도 견해를 함께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자제와 북핵 폐기, 핵무기비확산조약(NPT)으로의 복귀 등을 담은 9.19공동성명을 6자회담 참가국들이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것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문제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인프라 구축 등 드레스덴 구상을 강조했으며, 시 주석은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한국측의 노력을 적극 평가했다는 내용이 성명에 포함됐다. 이어 시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한민족의 염원을 존중하며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실현되기를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6월 한중 공동성명에 비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확고한 반대입장 표명, 6자회담 ‘재개 조건’ 마련과 ‘의미 있는’ 대화재개 노력 필요성에 대한 의견일치, 드레스덴 통일 구상에 대한 포괄적 지지 확보 등의 진일보한 내용이 이번 성명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동성명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 검증을 통한 훼손시도와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 등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도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담지 않았다. 다만 정상회담 후 채택된 부속서에서 양측은 관련 연구기관간 위안부 문제관련 자료의 공동연구와 복사, 상호기증 등에서 협력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함으로서 위안부 문제를 공식 언급했을 뿐이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진전을 긍정평가하고 연말까지 협상타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원-위안화 직거래 체제구축에도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또 2016년까지 양국간 인적교류 1천만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증면제 범위의 단계적 확대방안을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2015년을 ‘중국 방문의 해’, 2016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각각 지정했다. 양국 정부간 ‘영화 공동제작에 관한 협정’도 체결하기로 했다. 성명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간 외교안보 고위전략대화의 정례화, 양국 외교장관간 연례적인 교환방문의 정착, 양국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1.5트랙 대화체제의 설치, 2015년 해양경계획정 협상의 가동 등도 포함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 합의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3일 정상회담을 갖고 개방범위나 양허수준 등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그동안 ‘조속한’ 타결을 위해 노력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연내 타결’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서울에 개설하는 데 합의하는 등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간 신(新)경제적 밀월관계’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지난해 6월 박 대통령 방중 당시 합의한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성숙한 단계로 격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시 주석의 취임 이후 ‘혈맹관계’인 북한보다 우리나라를 먼저 최초로 단독방문해 정치·외교·안보·경제통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대·심화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우호협력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계기가 됐다. 양국 정부는 한·중 FTA와 관련, 지난 2012년 5월 협상 개시 후 총 11차례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조속한 협상재개를 위해 이달 중 12차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 사실상 연내 타결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단독·확대정상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협력 분야에서 시 주석님과 저는 미래지향적 경제협력을 확대하여, 양국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및 세계 경제성장에도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두 정상은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를 통해 양국 간 호혜협력의 제도적 틀을 공고히 하고, 향후 역내 지역 경제통합을 촉진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시 주석 방한 계기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 그리고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가(RQFII) 자격 부여 등 양국 간 금융 인프라 구축에 큰 성과를 이룬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양국 기업과 국민 간 거래가 보다 신속하고 자유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위안화 국제화와 위상 강화에 대비하고 경제통화를 다변화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라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서울에 개설키로 했다. 앞으로 무역 교류 시 달러화를 각종 통화로 바꾸는 번거로움 없이 위안화와 원화 거래가 가능해졌다. 환율 변동성에 의한 환리스크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양 정상 임석 아래 현재 주로 홍콩을 통해 이뤄지는 위안화 청산결제가 국내에서 일일 단위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 소재 중국계 은행을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키로 하고 중국 인민은행과 한국은행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확보된 위안화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국 채권과 증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RQFII가 우리 측에 800억위안 규모로 부여됐다. 앞으로 위안화 활용 상황과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해 대(對)중국 투자규모를 증액키로 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 100만원을 환전하려는 사람은 수수료를 최대 5만원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은행들은 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없어 위안화 환전을 요구하는 고객을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꾼 후 이를 위안화로 다시 바꿔 고객에게 지급해왔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했는데 이번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생기면서 수수료가 대폭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지난 7월3일 오후2시 현재 외환은행 기준으로 100만원을 위안화로 환전하는 사람은 5,758위안을 받게 된다. 원·위안 기준환율인 1위안당 162원30전에서 수수료 7%가 붙은 1위안당 173원66전의 환전환율을 적용 받는다. 하지만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 수수료는 대폭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직거래시장이 개설된 달러화의 기준환율과 환전환율 간 격차는 1.7%로 위안화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 이를 위안화에 그대로 적용하면 100만원을 환전하는 사람은 6,060위안을 받을 수 있다. 차액은 302위안으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4만9,000원이다. 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서 은행 창구에서 고액을 위안화로 환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은행에는 위안화가 부족해 고액의 원화를 위안화로 환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생기면 은행들도 위안화 보유를 늘릴 수 있고 고액 환전도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활성화가 될 때의 이야기로 지난 1997년 원·엔 직거래시장이 폐지된 것처럼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면 이런 편익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소기업의 대중국 수출액 증가에 탄력 붙을 듯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이 국내 중소기업의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경제협력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중소기업의 중국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6일 관련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2013년 중견·중소기업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466억3000만 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11.1% 늘었다. 전체 대중국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2%에서 32%로 커졌다. 올해 5월까지 중견·중소기업의 대중국 수출액은 184억4000만 달러 규모로 전년동기에 비해 0.3%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하반기에 수출 실적이 몰린다는 점에서 올해 연간 수출액 증가폭은 전년 성장률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의 방한이라는 ‘모멘텀’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가속화하며 대중국 수출액 증가에 탄력을 붙여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교착상태였던 한·중 FTA가 3개월 만에 1단계 협상을 마무리했다. 또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향후 한중 간 수교 이래 가장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면서 교역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소기업이 중국을 기존 생산기지에서 소비시장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선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이 중국의 법규나 제도, 문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단기성과에 급급할 경우 실패를 맞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향후 몇 년 간은 중국 지방정부에서 경제성장에 따른 환경이나 노동 여건 악화를 우려해 관련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기업들은 현지 시장 상황은 물론 정책이나 관행, 개방 여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하며, 정부는 전문 인력 양성과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했다.

양국관계를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 질서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안보동맹을 앞세운 미국의 동아시아 구상에 맞서 중국이 한국까지 포함하는 ‘아시아 신질서’를 밀어붙이는 기세라 자칫 양대 강국의 패권경쟁에 동아시아는 물론 우리나라까지 휘말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정열경열(政熱經熱, 정치·경제 모두 뜨꺼운 관계)’을 한중 양국이 재확인하면서 한미일 3각 동맹이 흐릿해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더욱 격변하는 동북아 정세는 마치 구한말 혼돈의 시대처럼 우리에게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중 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를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 발표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체결 및 원·위안화 직거래 등 경제적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북한 핵개발을 겨냥해 ‘확고한 반대’를 천명하는 등 양국은 역대 최상의 한중관계를 선언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한국에 상당한 과제도 남겼다. 시 주석은 미국이 적극 반대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참여를 공식 제안하고 미국이 한국에 편입을 압박하는 미사일 방어체제(MD)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우리 측에 ‘선택의 공’을 넘겼다. 이런 가운데 한중 양국의 밀월관계는 한반도 주변 당사국에 직간접적 반응을 야기하면서 동북아 정세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과거사 문제 및 영토분쟁으로 한중 양국과 냉각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을 향해 두 정상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강력 경고한 뒤로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본 일부 언론에서는 “한미일 3각 공조가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미국 정가에서도 “한중 밀월 관계로 한미동맹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미국 및 중국, 일본과의 전략적 관계정립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공세적으로 접근하는 중국과 중국의 동북아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는 상황을 ‘꽃놀이 패’라며 “걱정할 필요 없다”는 낙관론도 없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아무 준비 없이 중국의 손을 덥석 잡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상당하다. 외교가에서는 지금의 복잡한 정세가 구한말 조선을 둘러싼 상황과 비견된다는 점에서 청나라 외교관 황준셴(黃遵憲)이 <조선책략>에서 제시한 전략을 거론하며 조언하고 있다. 황준셴이 당시 조선의 전략으로 ‘친(親)중국, 결(結)일본, 연(聯)미국’을 제시했다면 21세기 한국 외교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중국과 협력을 확대하라”고 조언하는 점이 다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동맹 속에서 한중협력 관계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미 한국대사를 지낸 최영진 연세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신조선책략>에서 ‘한미동맹, 한중협력, 한일교류’를 외교전략의 골간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헌법해석 변경에 대한 우려 표명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을 처음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4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헌법해석 변경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특별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적 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자위권 확대까지 추진돼 우려스럽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또 두 정상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헌법해석 변경에 대해 여러 나라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면서 일본 정부가 자국민의 지지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정치를 지양하고 평화헌법에 더욱 부응하는 방향으로 방위안보 정책을 투명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검증 문제와 관련, 일본이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하면서도 실질적 행동으로는 이를 훼손, 폄훼하려는 시도를 보인 데 대해서도 유감을 공유했다고 주 수석은 밝혔다. 두 정상은 양국이 공동성명 부속서를 통해 위안부 공동 연구와 사료 접근에 협력하기로 한 것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사료 접근이나 공유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일본의 대북 대화와 관련해 인도주의 차원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북핵을 이유로 부과된 제재 해제가 잘못 다뤄지면 북핵 해결의 국제 공조를 깨뜨릴 우려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이 전날 정상회담에서 2015년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한반도 광복 7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내년은 광복·전승 7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로서 아시아나 다른 지역에서도 특별한 해인만큼 이를 잘 기념하기 위해 한국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두 정상은 북한 및 통일 문제와 관련, 북한을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우선 비정치 분야에서 변화 촉진을 도모하는 게 좋으며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앞서 시 주석은 이날 서울대에서 강연을 갖고 “중국과 한국은 일본의 야만침탈 때 서로 도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과 친구관계’ 미국, 일본에 재확인
동북아 정세가 급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이번 정상회담은 서로가 원하는 지점으로 상대방을 일정 부분 근접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을 처음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중국이 한국과 ‘친구’ 관계임을 미국과 일본에 재확인시켰다. 다만 201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기점으로 한국과 일본을 더 멀리 떼어 놓으려는 뜻은 이루지 못했다. 한·중 공동기념 행사 개최 제안에 박 대통령은 수락도, 거절도 하지 않았다. 한국은 북한 핵 문제에 중국을 일정 부분 활용했다. ‘주석 취임 이후 남한 우선 방문’ 그 자체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이견을 대외적으로 노출시켰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려 하지는 않았다. 정상회담 공동 성명서는 ‘북한’이라는 단어를 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과 중국이 처한 외교·안보에서의 구조적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에는 한·미·일 안보 체제가, 중국에는 북한과의 혈맹 관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두 나라는 이번 회담에서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두 정상 간의 신뢰로 어떻게 우회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두 정상은 ‘비공식적 대화’를 통해 민감한 부분을 다뤘다.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문 등의 공식적 기록은 피하면서 ‘대화록’에 공동 인식을 담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시 주석의 충분한 이해와 사실상의 지지를 끌어냈고, 시 주석은 일본에 대한 비판을 공유했다. 나아가 이번 회담은 ‘관계의 성숙’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여 줬다. 우선 기존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성숙한’이라는 표현을 추가해 두 나라 관계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지향점을 설정한 것은 그것이 비록 선언적이라 할지라도 유의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동 발전을 실현하는 동반자, 지역 평화에 기여하는 동반자, 아시아의 발전을 추진하는 동반자,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동반자라는 이른바 ‘동심원 확장형’ 4대 동반자 개념을 제시했다. 나아가 관계의 성숙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 추진부터 김치 수출에 이르기까지 정치·안보, 경제·통상, 문화·인적교류 등 다방면에서 가시화됐다. 아울러 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대한 주요 사항도 협의,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시 주석은 확대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인프라와 관련, 건설·기술·자금·경험에서 우위를 갖고 있으므로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가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중 정부 간 양자협의와 다자 간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며 우리 정부는 협의 결과를 감안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안 수석은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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