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산업과 바이오 생명공학 분야 인재 양성과 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옛 축산대학)이 올해로 창립 55주년을 맞았다. 1962년과 1964년에는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학내에 육가공실습장과 우유가공장을 설치했으며, 이는 이후 건국햄과 건국유업이라는 회사로 발전했다.

정재원기자 jjw@

▲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이치호교수

동물생명과학대학은 국내 축산 바이오 분야에서 선도적 연구를 수행하면서 8,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 한국 축산 바이오업계를 이끄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170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어 현재까지 400여명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약 200여명이 국내외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돈육의 육가공(제품명:하몽)을 통해 양돈농가들에게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전략 제시
지난 2012년, 미래창조과학부는 국가 연구개발 과제 4만9000여개를 대상으로 관련 부처·청 등이 선별, 추천한 과제에 대해 성과의 우수성, 파급 효과 등을 기준으로 100개 과제를 선정하여 발표했다. 발표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우수성과 100선’에 건국대 이치호 교수가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연구팀은 '한국형 유황돈육 생햄 제조 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고품질의 유황돈육 생산과 비선호 돈육 부위 활용 ‘생햄 제조’ 등 ‘고급 돈육 생산 기술’을 개발하여 우수사업 성과로 평가되었다.

이 교수는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기술내용은 ㈜꼬레몽에 기술이전 되어 본격적인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개발 내용은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의 ‘고부가가치 식품 개발 기술 연구자와 수요자 간 교류의 장’에서 주요과제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치호 교수 연구팀의 ‘돼지고기 특정 부위별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형 유황돈육 생햄 제조 기술’은 참석기업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으며 사업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 교수는 돈육에서 60% 이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선호부위의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지금까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발효 생햄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최근 비만, 성인병 등의 우려로 둔화되고 있는 축산물 소비를 고단백, 저지방 발효 생햄을 통해 증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발효식품인 하몽은 국내 발효 생햄 시장에 대한 사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미FTA나 한EU FTA를 통해 싸게 들어오는 외국산 삼겹살은 국내 양돈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유황돈육을 원료육으로 생산해 “돼지고기를 치즈처럼 발효하는 기능성 발효 숙성 육제품 ‘하몽’으로 비선호부위의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과 내수용으로 공급하는 것이 불안정한 양돈업자의 미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유황돈육 장·단기 생햄 제조 기술’은 유황 성분을 섭취시켜 생산한 유황돈육은 냄새가 없고 육질이 좋다는 점을 착안해 유황 돈육의 후지 또는 등심을 염장하고 건조 숙성시키는 ‘비가열 유황돈육 생햄’을 제조하는 것이다.

‘한국형 발효 생햄’을 생산하여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고, 소규모로도 양질의 축산 가공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의 발효 생햄의 생산 과정이 1년~2년 정도로 장기간 소요되는 단점을 보완해 3개월 이내의 단기간 생산이 가능하도록 해 경제성을 향상시켰다. 법제 유황을 섭취한 돈육은 부패 억제 및 보수력을 증가시켜 생햄의 제조에 용이하며, 함황 아미노산 증가로 풍미 향상 및 비린내 제거 역할을 해주어 국내 발효 생햄 시장에 대한 사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발효 식품인 하몽은 친환경의 고기능성 건강식품으로서 아직 이름은 생소하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소비의 고급화 등으로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며 “하몽이 이미 대중화된 일본, 특히 세계 최대 와인 소비국인 중국의 상류층 대상으로 새로운 음식 소비문화를 이용하여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시장 규모의 확산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대의 혁신변화 이끌 이치호 교수 연구팀

▲ 과거 축산식품이 단순생산 및 가공에 그쳤다면 21세기의 축산식품산업은 ‘웰빙 기능성 축산식품산업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이치호 교수는 “현재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형태인 구이문화를 바꾸어 지방 섭취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으며 가공하는 햄과 소시지 등에도 아질산염을 대체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반면 ‘하몽’은 발효를 통한 슬로우 푸드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몽은 스페인 말로 ‘생햄’이란 뜻으로, 전통적으로 공기 맑고 수분이 적절하며 바람이 찬 스페인 산악지방에서 생산된다.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일정 기간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 냉장고에서 숙성, 저장, 건조, 발효시키는 것이다. 기능성 발효 육제품인 하몽은 철분과 비타민, 단백질, 인산, 칼슘이 풍부하며 지방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스페인에서는 연간 약 4천만 개 이상의 하몽이 생산, 소비되며 이중 약 4%만 외국으로 수출된다. 주요 소비국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포르투갈 등 유럽지역과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지역이며 최근 미국에서도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과거 축산식품이 단순생산 및 가공에 그쳤다면 21세기의 축산식품산업은 ‘웰빙 기능성 축산식품산업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으로부터 기능성 축산식품 연구사업단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지정된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이치호 교수 연구팀은 주력과제로 ‘21세기를 이끌어나갈 기능성 축산식품’을 선정하고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발효 육제품의 산업화에 대한 연구를 벌여 온 바 있다. 이 치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육류산업은 원료육의 10배 이상의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으며, 세계적인 원천 기술의 신제품 개발로 국내 연매출 2000억 원 이상의 파급효과와 축산식품의 수입 억제 및 역수출로 FTA에 적극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