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6년, 조선에 일격을 가하기 위해 일본은 330척의 배를 이끌고 조선의 바다에 집결한다. 이들에게 대항할 조선의 배는 단 12척. 시작부터 승패가 정해진 이 전쟁은 단 8시간 만에 막을 내린다. 왜군의 사망자는 헤아릴 수 없었으나, 조선은 단 한 척의 피해도 입지 않았던 완전무결한 승리. 이 기적 같은 승리를 통해 조선은 일본에 빼앗긴 해상권을 되찾고, 일본의 한양 함락과 조선 정복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전 세계 역사상 손에 꼽히는 드라마틱한 전투이자, 조선의 역사를 바꾼 가장 위대한 전쟁 ‘명량대첩’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신세영 기자 ssy@

영화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과 배우 최민식, 그리고 최고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명량’이 7월 2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CGV왕십리에서 열린 이날 언론 시사회에는 수많은 언론 매체 및 관계자가 참석,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여주며 올 여름 최고 기대작 ‘명량’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를 보여주었다.

상영 후에는 영화에 대한 호평과 찬사가 쏟아지며 뜨거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순신 장군을 새롭게 탄생시킨 배우 최민식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깊은 연기력에 대해서는 “영화가 전하는 감동의 중심엔 최민식의 명연기가 있다”, “무거운 중압감을 이긴 배우 최민식의 힘”, “한계 없는 최민식의 연기” 등 명불허전의 연기력에 대한 만장일치의 호평을 이끌었다. 최민식과 류승룡의 화려한 캐스팅, 그리고 조진웅, 김명곤, 진구, 이정현 등 연기파 배우들까지 가세한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 ‘명량’은 7월 30일 개봉 예정이다.

330척 왜군에 맞선 12척 조선
영화 ‘명량’은 1597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전쟁액션대작이다. 이순신 장군의 대표적 전투 중 거북선 없이 출전해 큰 승리를 거둔 전쟁으로 어떻게 12척의 배로 330척의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는지 현재까지도 그 전술과 과정에 대한 기록이 분분한 ‘명량대첩’을 최초로 영화화 한 ‘명량’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과 전쟁의 스펙터클한 볼거리가 더해져 한국 영화에 없었던 새로운 해상 전투극으로 완성되었다.

풍전등화의 조선, 모두가 패배를 예견할 때 홀로 왜군에 맞선 이순신 장군의 숨겨진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전하고, 지형과 환경, 심리전을 바탕으로 열세의 전쟁을 극복해 나가는 8시간의 긴박감 넘치는 전투는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되어 전율과 쾌감을 선사한다. ‘최종병기 활’을 통해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더해 한국형 사극 액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김한민 감독. 김 감독은 ‘명량대첩’을 영화화하는 데 있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해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더욱 생생한 전쟁의 리얼한 드라마와 볼거리를 창조했다.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진 판타지적 영웅의 이미지가 아닌 내면과 심리가 담긴 입체적 캐릭터로서의 이순신을 그려내고자 했던 김한민 감독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장군의 심정과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수십 종의 난중일기 완역본을 비교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영화 ‘명량’은 의상, 미술, 소품 등 디테일 하나까지 리얼리티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쟁의 중심이 되는 조선 판옥선의 생생한 묘사를 위해 각종 사료와 실제로 복원되어 있는 배들을 조사하고 실측하여 대한민국 최초로 실사이즈의 외경과 디테일을 갖춘 총 30m 길이의 판옥선을 건조했다.

 일본에도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왜군의 안택선은 나고야 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을 통한 조사와 임진왜란 당시의 사료, 비교 재원 분석을 통해 그 당시에 존재했을 법한 가장 근사치의 배를 제작했다.
안택선이 실제 크기로 제작된 것은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없었던 최초의 시도다. 갑옷의 형태가 자료 별로 상이한 이순신 장군의 갑옷은 최대치의 리얼리티에 접근하고자 이순신 장군을 전라좌수사로 발탁했던 ‘서애 유성룡’의 찰갑 자료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했다. 고증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구루지마의 의상은 해적 출신의 용병이라는 설정에서 착안, 일본 전쟁의 신이라 불리는 ‘다케다 신겐’의 갑옷을 차용하여 디자인했다.

# 한국대표 배우 최민식, 영웅 이순신으로 돌아오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한국 최고의 배우 최민식이 영웅 이순신 장군으로 돌아왔다. 평소 존경해 마지않는 위인을 연기하기 위해 최민식은 인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여 희망과 절망, 용기와 두려움, 리더십과 외로움 등 폭넓은 진폭의 감정과 애끓는 인간미가 살아 숨 쉬는 이순신 장군을 탄생시켰다.

 특히, 영화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위대한 영웅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예의와 존경의 의미로 씻김굿을 제안하고, 그 현장에서 눈물을 쏟아낼 만큼 캐릭터에 대한 강한 애착과 경외심을 드러냈다. 또한, 이순신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최민식은 약 6개월여에 걸쳐 한겨울 혹한과 한여름의 폭염 속에서 격렬한 전투신을 모두 직접 소화,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최민식의 눈빛만으로도 스크린을 압도하는 깊은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는 두려움과 포기를 모르는 이순신 장군의 신념과 용기에 생명력을 더하며 강렬한 흡인력으로 극을 이끌 것이다.

Q.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소감은?
-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 이순신 장군의 역을 하게 된 것은 나에게 운명과도 같았다. 그 분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장군의 진심과 내면에 다가가기 위해 모든 걸 걸었다.

Q. 촬영 중에 이순신 장군을 찾아가 말을 걸어보고 싶었다는 했는데, 촬영이 끝나고 나서 이순신 장군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다 해소했는지 궁금하다.
- 작품을 제안 받고 많은 생각을 했다.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면 ‘명량’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충무공을 연기한다는 중압감을 잘 알고 있었지만 감독님과 출연진, 스태프들의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의도에 감동했다. 영화적 스타일, 장르적 특성 등 상업성을 배제하고 자부심을 느낄만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공감했다. 대중의 취향은 항상 선택하는 것이다. 배우가 그 선택을 두려워하거나 자존심 상하면 비극이 시작된다는 것을 안다. 오히려 온 국민이 충무공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 영화와 내 연기를 봐 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

Q. 영화를 촬영하면서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극중 인상 깊었던 대사가 ‘살고자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였다. 촬영할 때 도움을 받은 게 있었나?
- 전에는 허구의 이야기, 가공된 캐릭터를 제가 믿어버렸다. ‘올드보이’ 할 때도 15년을 감금당한 적도 없고 그런 사람은 어떤 모습이고 심리 상태는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누구한테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알 길이 없어 막막했다. 그렇지만 오히려 자유로웠다. 그냥 내가 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아직도 개운치가 않다. 그 분의 눈빛이 과연 어땠을까, 그 분의 신념이 어떤 목소리, 어떤 음성을 가지고 전달이 되었을까. 군졸들에 의한 어떻게 고뇌하시고 어떻게 슬피 우셨을까. 함부로 상상할 수가 없었다. 중압감이 있었다. 흉내를 내는 것인지 내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었다.
마치 처소에 등을 돌리고 앉아계시는 장군님께 문 밖에서 말씀 좀 듣고 싶어서 왔다고 제발 문을 열어 저에게 말씀 좀 해달라고 그렇게 애원을 하는데도 뒤도 안 돌아보시는 것 같았다. 아무리 난중일기와, 충무공 관련 서적들을 읽어도 다 그들의 해석일 뿐이다. 유일하게 기댈 곳은 난중일기였는데 그 활자를 통해 저 나름대로 느낀 바가 있었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정말 송구스럽고 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것은 연기 생활에서 아주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앞으로 그 분을 더 알고 싶어지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 믿고 보는 천만 배우 류승룡, 왜군 용병 ‘구루지마’ 완벽 변신
바다에서 수많은 전쟁을 겪은 해적 출신의 용병 ‘구루지마’.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과 잔혹함, 실전을 통해 다져진 탁월한 지략을 갖춘 구루지마는 이순신 장군을 잡는 데 최고의 적임자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관백의 명으로 명량대첩에 투입된다.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로 2연타석 천만 배우로 등극한 대세 배우 류승룡은 이순신을 제거할 적임자로 투입된 왜군의 용병 장수 ‘구루지마’ 역을 맡아 ‘최종병기 활’의 만주 장수 ‘쥬신타’를 능가하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극을 팽팽하게 이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냉혹한 용병 장수로 변모한 류승룡은 임진왜란 당시 실제 일본 장수들이 썼던 무거운 투구와 30kg에 육박하는 갑옷을 입고 직접 액션을 소화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류승룡은 싸늘한 카리스마와 묵직한 존재감의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것이다.

Q. 일본어로 연기했는데, 사투리 연기와 일본어 연기 중 어떤 것이 더 쉬웠나?
- 아무래도 일본어 연기는 어색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에 참여해 준 오타니 료헤이씨에게 감사하다. 한국 사람이니 사투리 연기가 쉽다. 일본어를 잘 아시는 분들은 어색함을 느끼시겠지만, 감독님의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Q. ‘최종병기 활’에 이어 김한민 감독과 다시 한 번 강렬한 악역을 맡았다. 공통점이 둘 다 외국어를 하고 분장 자체가 굉장히 임팩트 있는 캐릭터인데 전작과 이어지는 부분도 있고, 다른 면도 있는 것 같다. 연기하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 저 뿐만 아니라 노를 저었던 민초들과 똑같이 변발을 하고 6,7개월씩 대사 한마디 없이 고생했던 수십 명, 수백 명의 배우들, 고생했던 스태프들 생각으로 울컥했다. 또한 ‘그 시대에 이순신 장군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와 아비로서 장군으로서의 리더십에 울컥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현실이 다르지 않음에 눈물을 흘렸는데 다 그런 것 같다. 제가 배역이 작거나 적장이거나 하더라도 이 작품을 어떠한 식으로든 참여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 모두 자긍심이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에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는 벅찬 감동이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수년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열정과 혼신의 힘을 다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영화 ‘명량’에 참여했다. 올 여름 그 뜨거움을 느끼시길 바란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