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고도화되고 지식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인간의 삶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물질 만능주의, 관능적 쾌락주의, 이기주의적 경향 등 각종 병폐적 가치관이 우리 삶의 중심을 뒤흔들고 있다.

윤담 기자 hyd@

치열한 생존경쟁의 사회 환경에서 종교는 각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등불이 되어 함께하고 있다. 사람들이 물질로 채울 수 없는 자신 속에 있는 나머지 빈 공간을 보람과 의미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국민포장’ 수상

▲ 법경 스님

서울 광진구 능인정사의 주지 법경스님의 행보가 화제다. 법경스님은 지난 10월 KBS 신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명의의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보건복지부와 KBS·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주최한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은 국내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한 활동가들을 발굴하고, 나눔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독려하고자 마련된 시상식이다.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추진위원회는 지난 5~6월 인적나눔, 물적나눔, 생명나눔, 희망멘토링 등 4개 부문에서 전 국민 대상 공모를 진행,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지역사회에서 30여 년간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온 법경스님은 광진구민, 광진구, 서울시 등에서 공적을 올려 심사를 거친 뒤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과 독거노인들에게 자비의 쌀 나누기, 밑반찬 배달 등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실천해온 법경스님은 광진구민들로부터 ‘포대화상’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는 건국대학교 병원 불교법당 지도법사로 매년 ‘난치병 환우 돕기 나눔의 자선 음악회’를 개최해 수익금 전액을 난치병 환우와 병원 측에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심장병, 뇌종양 등 난치병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매년 의료비를 지원하며 각박한 우리 사회에서 따뜻한 희망의 빛을 선사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새 생명의 기회를 주고자 중국 심양, 필리핀, 아프리카에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아이가 건국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술비로 따지면 8천만원 이상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법경스님은 성동구민 봉사대상, 서울사랑시민상, 광진구 봉사대상을 받은 바 있다. 법경스님은 “부처님의 자비가 깃든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에게 나눔과 기부문화를 전수해야 한다”면서 “오늘 이 순간 베풂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처님의 말씀이 허공에 맴돌지 않도록 젊은 세대가 보고 배울 수 있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에나 달려가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물질만능과 이기주의에 너무나도 깊이 빠져 있다. 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으면 남의 일일뿐 관심조차 가지려 하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과 공동체라는 인식에 바탕이 돼야 할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라는 인간성이 황폐한 사막처럼 메마른 사회가 돼 버렸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타적인 봉사활동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법경스님의 행보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과거 29세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죽음의 고비까지 넘나들며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해 병을 끌어안고 살아가야 했던 그에게는 삶에 절박함과 수많은 번뇌와 고뇌가 뒤따랐다. 그러다 마음의 울림을 얻은 그는 산속깊은 청연암에 들어가 백일 용맹 정진기도를 드리면서 부처님에 화현의 가피를 얻어 수술을 받아야만 나을 수 있다던 폐결핵이 깨끗이 완치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렇게 새로운 삶을 얻자 스님의 마음속에는 부처님 은혜에 보답 하고자 하는 마음속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쪽방에 몸을 겨우 뉘고 밥을 먹고 사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배를 채워줄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 그것이 삶이 고달픈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필요함을 느끼고 부처님의 동체대비 사상으로 봉사와 실천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서울 그 당시86년도  성동구 성수동에 자그마한 지하를 얻어 능인정사 포교원을 개원하여 이후 불자님들과 함께 쌀과 생활비.생필품을 기부하고, 더울 때면 선풍기를, 추울 때는 연탄을 전달하며 이웃을 돌보기 시작한 그다. 지역 내의 쪽방촌과 경로당도 안 다녀 본 곳이 없다. 양로원, 독거어른, 소년소녀가장과 고아원(장학금), 군장병을 위한 위문 등에도 꾸준히 기부를 하며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 지속적인 도움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법경스님은 자신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당연히 자신이 해야 할 의무라고 겸손해한다. 자신은 단지 불자들을 이끌어주는 사람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 법경스님은 “종교는 정직하게 지도해야 하는 본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하다. 불교계가 반성해 혼란기 속에서 질서를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봉사는 좋은 덕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