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학 은혜재단 이사장의 행보가 화제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은혜의 집’ 설립자인 최재학 이사장은 지난 1990년부터 장애우 시설을 운영하며 장애인 인권과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

▲ 최재학 은혜재단 이사장

은혜의 집은 정신지체 장애인의 삶의 터전이요, 생산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로 가는 재활과 자립의 공간이다. 1980년 군 제대 후 사고로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최재학 이사장은 장애란 이유로 사회의 온갖 냉대와 차별을 받아오다 이를 기독교 신앙으로 극복하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장애우를 섬기고자 1990년 믿음의 공동체 은혜의 집을 설립했다. 최재학 이사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장애인들의 인권 존중하며 자립의 기회 주다
은혜의 집은 최재학 이사장이 처갓집의 10평 남짓한 창고에서 가족이 없는 중증 장애우와 함께 생활하며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땅값하락, 환경오염,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1년 반 동안 극심한 반대에 부딪쳐 12년간의 미인가 시설을 지내다가 지난 2002년에서야 비로소 사회복지법인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최재학 대표는 “2002년 6월 1일까지 62명의 장애인 가족들과 3~4명의 봉사자가 함께 모여 살았다”며 “2002년 6월 5일 법인으로 시설인가를 받으면서 건물 면적과 상수도 보호규제에 따라 현재 정원 40명의 사회복지법인 은혜의 집이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곳에는 백일도 채 되지 않은 갓난아기부터 50이 넘은 할머니까지, 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중증 장애인부터 어지간한 일은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경증 장애인까지 연령층이나 장애 정도가 다양한 식구들이 모여 있다.

이제 새 시대가 변화를 요구하는 장애인 복지의 핵심은 한마디로 장애인들의 인격과 삶을 존중하는 인권과 권리의 보장이다. 지난 2006년 우리나라는 UN의 장애인 인권조약에 가입하면서 이러한 세계적 대세와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에도 발전과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은혜의 집에서는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교육과 재활훈련을 통해 사회인으로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카페프로그램과 산책, 힐링, 건강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움직일 수 있는 장애우들의 경우 동아리, 볼링, 롤러스케이트 같은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도 마련해두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경증 장애인들의 경우 하청업에서 일을 하고 순환작업장에서 허브비누, 액세서리 등의 수익 사업을 하는 등 경제적 자립을 위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지역민들과의 ‘상생’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자신들을 배척했던 마을을 위해 1000만원의 성금을 쾌척했으며, ‘카페’ 운영을 통해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차를 마시며 소통하는 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서로를 의지하고 순박한 아름다움 간직하며 살다

▲ 자연에 모든것은 시간이지나면 자연 분해한다는 뜻의 최재학 이사장 작품

현재 은혜의 집에는 28여 명의 봉사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손발이 되는 교사는 14명 정도, 24시간 상주하는 교사는 7~8명 정도다. 대부분의 은혜의 집 장애인 가족들은 스스로 신변처리를 할 수 없어 직원이나 봉사자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항상 기저귀를 차고, 식사 또한 직원들이 먹여주어야 하며, 신체근육이 많이 경직되어 항상 따뜻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이들 가족은 밤에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봉사자들은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불평 한 마디 없다. 최재학 이사장은 “은혜의집 가족들은 누군가의 도움과 보조를 받으며 일상생활을 해야 하지만 꾸밈없고 순박한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최재학 이사장의 걱정은 은혜재단의 또 다른 공동체인 ‘지게의 집’이다. 지게의 집은 2002년 은혜의 집이 사회복지법인으로 정식 허가를 받을 당시, 양평이라는 상수도 보호지역의 특수성으로 정원이 40명으로 인가되자 신변처리가 가능한 30여 명의 장애인들이 은혜의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만든 공동체로, 순환보호 작업장이란 장애우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작은 용돈도
벌며 각종 여러 가지 악세사리 등을 한다 지역에 재가 장애인들도 이용해 보람된 삶의 일자리도 제공하면서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 혜택을 받는 것이다.

최재학 이사장은 “작고 부족하지만 불편한 장애로 헌신적인 삶의 가치를 최선을 다하는데, 복지부는 현장의 중심을 판단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복지의 사각지대를 현장에서 피부에 느끼는 판단도 못하며 복지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아쉬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는 사실보다 진실한 정책이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 및 편견을 변화시키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의 초석이 되기를 소망하는 작은 믿음의 공동체가 되고 싶다”는 말은 엊그제 같으면서 다시 한번 소망을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