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때문에 산다”는 말도 옛말이다. 갈라서는(이혼) 부부는 늘었다. 통계청이 ‘2013년 혼인·이혼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1만5300건으로 전년보다 1000건, 0.9% 증가했다.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2.3건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 엄정희 서울사이버대 가족상담학과 교수

가정이 모여서 사회와 국가가 이루어지고 가정의 위험과 해체는 곧 국가와 사회 곳곳의 위기가 되니 가정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요컨대 가정은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이 되는 조직으로서 가정이 불안하면 국가와 사회 전체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행복한 부부항해 3가지 항해수칙 제안
엄정희 서울사이버대 가족상담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엄정희 교수는 가족화합이 어려운 문제가정이 화목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정전문상담자’ 배출을 위해 전문교육인재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엄정희 교수는 “행복한 사회를 구가하기 위한 첫 단추가 되는 가정은 우리네 삶의 그루터기, 주는 사랑이 더 행복한 곳”이라며 “가족은 생명을 내어줄 수 있는 소중한 힘이고 우리네 삶의 날개가 된다. 부부란 홑소리와 닿는 소리다. 둘이 함께 메꾸어 가야 온전하게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엄정희 교수는 저서 <17일간의 부부항해 네비게이터>를 통해 행복한 부부항해의 3가지 항해수칙을 제안한다. ▲처음 만났을 때의 예민함을 잃지 말 것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라 의지임을 잊지 말 것 ▲자신과 다른 배우자의 성격이 다를 뿐인데, 자신과 다르다고 틀린 것이라 치부하지 말고 다른 그것이 성장의 동인이 되고 디딤돌이 됨을 알 것 등이 그것이다. 특히 엄 교수는 가정문제의 해결을 위해 시월드, 경제적 문제를 현명하게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월드 문제의 경우 시어머니는 교육의 일차적 책임자는 손자녀의 부모임을 인정하고 자신은 조력자, 위로자, 상담가일뿐 임을 인지해야 한다. 아들은 애정의 면에서 아내에게 우선권을, 존경과 섬김의 면에서는 부모님께 우선권을 드리고, 고부 두 사람이 없는 곳에서 서로에게 하던 칭찬을 전하면 좋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가족의 문화의 전수자임을 깨닫고 의논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경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가정경제의 큰 그림 함께 세우며 육체적으로도 다이어트 하듯이 정신적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엄 교수는 “행복의 조건이 물질주의에서 바뀌어져야 된다. 또한 자신의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며 “맞벌이 부부의 가사역할 분담 문제의 경우 성에 고착시키기보다는 시간적 여유, 적성, 기호에 맞추어 하면 좋다. 사회적으로도 근무 시간 외 회식을 줄이고 가정으로 빨리 돌아가게끔 해주는 문화, 또한 맞벌이부부의 자녀들을 위한 이웃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꿈을 잃어버린 청년세대에 희망을 심어주는 조력자

▲ 엄정희 교수는 가정은 우리네 삶의 그루터기, 주는 사랑이 더 행복한 곳”이라고 말한다.

현재 엄정희 교수는 이승한 회장과 함께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 멘토링(캄비고)의 부부 멘토로서 학생들을 위해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방황하는 청춘을 디자인하다>를 출간, 죽을 만큼 아파하는 3포의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달하고 있는 엄 교수는 “청춘들이여, 그대들은 아직 새벽이며 봄이다. 무한한 가능성 앞에 서 있는 그대 청춘들이여, ‘인생은 꿈의 크기만큼’이다. 능력은 꿈에 걸맞게 따라온다”며 “청년기의 발달 4가지(나는 누구인가 하는 자아정체성의 문제, 삶에서 붙들어야 할 가치, 진로문제, 함께 가는 사람들과의 관계문제)를 다루며 꿈을 디자인해야 한다.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는 망원경처럼 전체를 보고 넓게 또 멀리 폭넓게 바라보면서 방향을 정하되, 현미경처럼 작은 것까지 섬세하게 보고 세밀하게 행해야 한다. 꿈은 원대하게 꾸되, 실천은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씩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사회는 자라나는 유년기, 꿈을 키우는 청소년기, 열심히 일하는 장년기, 지혜가 빛나는 노년기, 이 모든 세대가 각자의 아름다운 빛깔을 내면서 서로 조화할 때 우리 사회가 아름다워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48년의 일기를 묶어 8막 39장의 서사시 <오리의 일기>를 출간해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엄 교수는 “앞으로 이 땅의 무너진 가정을 세우는데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홈빌더, 꿈이 없어 풀이 죽어 있는 청년들에게 꿈을 세워주는 비전빌더를 꿈을 꾸고 있다”며 “아울러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년예비학교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