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주지훈 이광수, 3人3色 뜨거운 앙상블 ‘통할까?’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영원히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라도 좋고 남성이라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에서)

신세영 기자 ssy@

지성, 주지훈, 이광수 세 배우의 뜨거운 앙상블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좋은 친구들>(감독 이도윤)의 제작보고회가 지난 6월 12일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화보 영상으로 시작된 제작보고회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과 치밀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메인 예고편, 최초로 공개되는 캐릭터 하이라이트 영상, 마지막으로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의 탄생기를 담은 제작기 영상까지 베일에 싸여있던 <좋은 친구들>의 실체를 공개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단편 영화 <우리. 여행자들>, <이웃>을 통해 2006년 제 2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와 2008년 제 7회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수상을 거머쥐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도윤 감독. 중국의 설화집 [태평광기(太平廣記)] 161권 ‘의기’ 중 ‘파경(破鏡)’을 바탕으로 세 인물간의 관계를 구성했다고 전한 이도윤 감독은 “모든 사람은 절대 남과 같은 지점에서 설 수 없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작은 차이를 이해하며 살아야 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전하며 영화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영화 제목에 어떤 문장 부호를 붙이더라도 이해가 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보는 이에 따라 질문이 될 수 있고, 마침표가 될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교보다는 원칙을 지키려 노력한 그의 열정은 2014년 새로운 범죄 드라마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편, 영화 <좋은 친구들>은 오는 7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새로운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의 탄생
밀도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심리, 그리고 내적 갈등을 탁월하게 묘사한 영화 <좋은 친구들>은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의 탄생을 알리며 기대를 받고 있다. 개인의 선의가 상대방에게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염두하고 시나리오를 작업했다고 전한 이도윤 감독은 기존 범죄 드라마에서 다뤄졌던 경찰이나 조직폭력배와 같은 특수한 직업의 캐릭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범죄에 연루되며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건의 전개와 함께 각 캐릭터의 내면이 변화하며 펼쳐지는 심리적인 긴장관계에 주목한 <좋은 친구들>은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단편적인 재미가 아닌 관계의 변화에서 오는 묵직한 영화적 재미를 만들어냈다.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강도화재사건 이후, 친구에 대한 의리가 의심으로 변하며 겪는 갈등을 흡입력 있게 그려내 캐릭터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깊고 슬픈 정서를 담았다. 가장 믿었던 친구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현태’(지성), 의리와 야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철’(주지훈), 한 순간 변해버린 친구들의 관계에 괴로워하는 ‘민수’(이광수)까지, 한 사건으로 인해 극심하게 변화되는 인물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해 긴장감과 재미의 밀도를 높이며 새로운 범죄 드라마를 완성했다. 또,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 사건의 단서와 치밀한 상황전개는 범죄 드라마의 장르적인 재미를 제대로 구축해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사건의 진실이 점차 드러나고, 숨겨져 있던 각 인물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영화가 품고 있던 예기치 못한 전개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은 관객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지성, 부드러운 카리스마, 섬세하고 묵직한 감정연기
영화 <나의 PS 파트너>, 드라마 <비밀>, <로열 패밀리>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온 지성은 최근 드라마 <비밀>로 2013년 KBS 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해 연기력을 검증 받았다. 지성은 범죄 드라마 <좋은 친구들>을 통해 의문의 강도화재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 ‘현태’로 분해 사건에 다가갈수록 드러나는 진실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는 모습을 묵직하게 선보이며 연기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현태’ 역에 대해 지성은 “평범함 속에 고통스런 트라우마를 가진 캐릭터를 그려내고 싶었다”며 기존보다 한층 섬세하고 깊어진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Q. 2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이 작품의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 사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주어진 캐릭터가 조금 심심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심심한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다시 읽어봤다. 다시 읽으니까 시나리오를 쓴 감독님의 생각과 어떻게 영화가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다. 그리고 느와르 풍의 영화를 찍고 싶었기 때문에 좋은 친구들과 함께 좋은 영화 남기고 싶었다.

Q. 극중 ‘현태’는 웃고, 울고, 분노하는 등 감정 변화가 많은 캐릭터인데, 힘들지 않았나?
- 오히려 크게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가 아니다. 연기하면서 제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했다. 조금 더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지만 캐릭터 상으로는 어느 정도까지 적당한지 캐치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찍으면서 정말 쉽지 않을 역할이었다.

Q. 맏형으로서 주지훈과 이광수를 이끌어 나가는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 연기는 다들 각자 활동을 해왔었기 때문에 걱정되지는 않았고 조합이 잘 될지, 호흡이 잘 맞을지 처음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모두 잘했다. 오히려 이 분들께 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렇게 믿을 수 있는 동생들이 있어서 좋았다. 첫 영화이긴 하지만 감독님 또한 작품을 준비하시면서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하셨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범죄 드라마에 도전했다. 변화를 주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지?
- 그동안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가벼운 캐릭터를 많이 했지만 오히려 <좋은 친구들>의 ‘현태’ 역할이 실제 모습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제가 진지한 편이라 오히려 부담되거나 어려운 점은 없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한 작품씩 하면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내는 것이 설렌다. 어떤 모습으로 담길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기대로 인해 이번 영화에 임했다. 

#. 주지훈, 깊어진 연기력과 야누스적 매력으로 스크린 장악
주지훈은 영화 <결혼전야>,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드라마 <궁>, <마왕>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여 왔다. 그는 <좋은 친구들>에서 친구에 대한 의리도, 성공에 대한 야망도 있는 ‘인철’ 캐릭터로 분해 기존의 작품에서 선보였던 로맨틱한 모습을 탈피, 야누스적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사건에 연루된 후 급격하게 변화되는 인물의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해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지훈은 “인철은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이다”며 그가 맡은 영화 속 캐릭터의 매력을 전했다.

Q. 야누스적 매력을 가진 역할인데, ‘인철’ 캐릭터만의 차별화된 매력이 있나?
- 영화적인 문법으로써는 큰 사건들을 가지고 가면서 차별화 된 것처럼 보이지만, 친구들 간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친구들의 관계 간의 신뢰, 살다 보면 싸우기도 하는 것들을 영화적으로 심도 있게 키워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차별적인 매력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 들어있다.

Q. 화재 장면을 직접 촬영했는데, 지하에서 촬영된 신이라 굉장히 힘들고 위험하다고 들었다.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 위험하긴 했었다. 철두철미하게 안전하게 준비를 했다.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 연습할 때는 1층에서 하고 2층에서 촬영을 했다. 하지만 유독가스는 위로 올라가니까 촬영하면서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꼈다. 모두 집중하고 있어서 제 자신이 집중과 열기를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Q. 영화를 위해서 10kg을 찌웟다고 들었다. 살 빼는 것만큼 살 찌는 것도 힘든데 어땠나?
- 많이 찌우긴 했지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보험회사 직원인 캐릭터다. 스타일에 신경을 쓰지만 평범한 모습을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흉근이 두툼해졌다. 캐릭터를 위해 필요한 몸을 만들 뿐이다. 영화 끝나고 운동을 다시 하고 있다.

Q. 드라마, 영화, 뮤지컬 장르를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보여줬는데, 이번에 특별히 강조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 생각보다 배우들은 힘이 없고,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 동안 저에게 역할을 주어졌을 때 제가 준비하고 각오를 하지만 그것까진 바라시진 않았다. 하지만 이도윤 감독님께서 그 잠겨있던 문 하나를 열어주셨다.

#. 이광수, 독보적 개성, 완벽한 몰입으로 만들어낸 대체불가 캐릭터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내 아내의 모든 것>, <간기남> 등을 통해 차세대 개성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광수.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한 이광수는 <좋은 친구들>에서 친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민수’로 분해 관객들에게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광수는 “한 번 보면 끝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시나리오였다. 민수라는 캐릭터에 크게 공감을 했었고, 한 번쯤 민수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밝히며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Q. 예능 이미지 때문에 한계를 넓히고 싶었는지, 어떤 특별한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 시나리오를 감명 깊게 봤다. 일단 관객 분들에게 저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고 싶었다. 대본 많이 보고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 한 것이 노력이었다고 생각한다.

Q. 연기변신에 대해 벌써부터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 감독님이다. 촬영 전에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고 시나리오를 읽고 민수를 통해 느낀 점들을 관객 분들에게 고스란히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 고민과 부담이 많았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감독님께 설명도 많이 듣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

Q.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변신을 했는데 개봉했을 때 어떤 평가를 원하는가?
-사실 ‘민수’ 역할이 좋았지만 어려웠다. 관객 분들이 어려운 감정을 전달받았다고 느껴주면 그게 저한테 제일 기분 좋은 칭찬이 될 것 같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관객 분들이 받아서 감정선을 잘 전달 받았으면 좋겠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