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해당 지역의 문화와 역사, 생활양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최근 여행객들은 방문지역의 삶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여행을 선호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문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통시장 관광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황태일 기자 hti@

최근 전통시장에서 추억의 간식 ‘꽈배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중장년층이 유년시절 가족과 함께, 혹은 친구와 함께 즐기던 꽈배기가 복고열풍을 타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서 꽈배기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김대영 ‘못난이 꽈배기’ 대표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천안의 새로운 명물 먹거리 ‘못난이 꽈배기’

▲ 김대영 대표

천안의 전통시장인 남산 중앙시장 한켠에 자리한 못난이 꽈배기는 전국 100여개의 가맹점을 비롯해 백화점까지 진출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2015년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지난 5월에는 싱가포르에도 가맹점이 생겼고, 말레이시아와 인도 진출도 예약되어 있다. 전통시장 노점에서 출발한 못난이 꽈배기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못난이 꽈배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의류브랜드에서 MD로 근무했던 엘리트 출신의 김대영 대표는 이탈리아와 유럽 출장을 다니며 ‘츄러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IMF 이후 현직에서 물러난 그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츄러스를 응용한 먹거리 사업을 구상, 못난이 꽈배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렇게 탄생한 못난이 꽈배기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늘씬한 몸을 한 바퀴 잘 꼬아 자태를 뽐내는 일반 꽈배기와 달리 이름처럼 투박하고 못생긴 못난이 꽈배기는 밀가루와 찹쌀 그리고 곡물등을 섞어 황금비율의 독창성 있는 파우더를 핵심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오메가3가 풍부한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유로 튀기기 때문에 일반 튀김 음식과 달리 기름이 배이지 않아 겉은 과자처럼 바삭거리면서도 속은 매우 부드럽고 촉촉해 중독성 있는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못난이 꽈배기와 함께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팥 도너츠, 비타민C가 풍부하고 열압안정과 모세혈관 강화를 튼튼히 함으로써 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높은 건강 도너츠인 유자 도너츠도 인기 메뉴 중 하나이고 최근 심사숙고 끝에 개발한 고구마 크림치즈 도너츠와 찹쌀 핫도그를 출시하여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유니폼과 마스크의 착용으로 위생까지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에 창조 경제의 성공 모델로도 주목을 받으며 지난 2014년에는 중앙시장을 찾은 경제부총리가 못난이 꽈배기 매장을 직접 방문해 “이런 사업이야말로 서민형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창조경제 모델형 사업”이라고 극찬하며 친필 서명을 남기기도 했다.

‘88꽈배기데이’ 대신 수해지역 봉사활동 나서
사실 처음부터 김대영 대표가 가맹 사업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못난이 꽈배기가 천안의 명물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면서 못난이 꽈배기의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고 싶다며 김 대표를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김 대표는 창업 희망자들에게 사업적 노하우를 가르치며 전수창업을 시도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못난이 꽈배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과 달랐다. 대부분의 전수 창업자들은 적정한 투자를 하지 않고 제대로 된 영업마인드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 대표는 전수창업을 포기하는 선택을 해야 했다. 김대영 대표는 “대부분의 전수창업자들은 유명 브랜드를 등에 업고 장사만 하면 돈을 버는 것으로 착각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위생환경, 시설환경, 고객서비스 제공 등 모든 면에서 낙후되고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매장의 정상운영을 지원하고자 직접 가맹사업에 뛰어든 김 대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난 8월8일에는 ‘꽈배기 88데이’도 기획했던 그다.

김 대표는 “꽈배기 88데이는 단순한 무료 시식행사가 아니라 시급 최저임금 8800원을 의미하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2017년 최저임금 6470원(2016년 대비 7.3% 인상)을 8800원에 이끌어 올려야 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은 전국에 있는 체인점과 싱가포르에 있는 꽈배기 체인점까지 합류해서 ‘천안의 명물 명품 못난이 꽈배기’ 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계속된 폭우로 천안지역이 천문학적 규모의 수해를 입어 모든 행정력과 민간단체가 수해복구 작업에 나선 상황에서 김 대표는 경축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결국 올해의 꽈배기 88데이는 무산됐다. 대신 김 대표는 이날 꽈배기 88데이 대신 수해피해지역 봉사활동에 나서 귀감이 되기도 했다. 김대영 대표는 “내년 8월8일을 ‘꽈배기 88데이’ 시작원년으로 천안을 전국에 알리겠다”면서 “앞으로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고 연구개발, 창업지원, 사회공헌에 힘쓰며 못난이 꽈배기가 천안의 명물로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