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기업과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다. 스마트폰,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등 세상을 바꾸는 큰 아이디어는 크고 작은 수만 개 기술이 결합돼야 현실이 될 수 있다.

황인상 기자 his@

이제 하나의 대기업이 모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기술 무한 경쟁시대에는 매우 중요하다. 이에 경제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강소기업이다.

‘불량률 제로’ 혁신 기술 개발에 성공

▲ 모경섭 대표

충북 청주에 자리한 ㈜지디테크놀러지는 터치스크린 패널(Touch Screen Panel·이하 TSP)용 커버글라스인 강화유리 및 사파이어 글라스의 인쇄 가공 업체로 TSP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최근 국내 최초로 TSP 열전사 인쇄 신공법 개발에 성공해 전 세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기존의 TSP커버글라스 인쇄는 실크스크린 인쇄 또는 데코필름 인쇄로 불량률이 60%에 달한다. 모경섭 ㈜지디테크놀러지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나 협력사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열전사 인쇄 공법을 연구 개발했지만 실제 상용화에는 모두 실패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지디테크놀러지가 선보인 열전사 인쇄공법은 이형 처리된 PET 필름면에 인쇄된 인쇄층을 글라스 면에 전사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전사란 말 그대로 사진이나 이미지를 다른 물체에 옮기는 작업으로, 열전사 인쇄 신공법은 필름에 이미지를 인쇄한 뒤, 다시 필름을 글라스(유리)면에 압착시킨 후 열과 압력을 가하면 이미지만 유리에 옮겨 붙게 되고, 필름만 떨어져나간다. 모경섭 대표는 “기존의 방법인 직접 인쇄와 데코 필름 부착 방식의 장점들은 취하고 높은 불량발생률, 시인성과 두께 문제 등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라며 “TSP 두께도 최소화하고, 유리와 필름을 접합할 때 흔히 생기는 기포도 제거할 수 있어 불량률 0%까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에 전체 커버글라스의 단가를 20%이상 절감하고 불량으로 인해 번번히 글라스를 재생하던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디테크놀러지는 TSP 열전사 인쇄공법으로 산업기술시험원으로부터 국내에선 유일하게 TSP 신뢰성 테스트를 통과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이에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지디테크놀러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지속적인 R&D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
“기술 개발에 있어선 기본이 중요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실패를 하더라도 문책하지 않지만,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중국이 선점한 TSP 원천기술을 되찾겠다는 목표로 창립 초기부터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지디테크놀러지. 이제는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화, 대형화를 이룬 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에 외국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충북도청과 MOU도 체결했다. 모경섭 대표는 “열전사 인쇄 신공법을 토대로 중국이나 국외로 넘어갔던 기업들을 다시 국내로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인류를 위한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모경섭 대표는 “인간은 곧 기술력이기도 하다. 이에 지디테크놀러지는 ‘인간중심, 사람우선주의’로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구성원들의 뛰어난 협역능력, 우수한 연구진, 지역 대학과의 원활한 연계활동 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국내 TSP 산업의 파이를 키우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모경섭 대표. 베트남에 대규모의 생산 공장을 설립하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