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가 LA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화 <설국열차>가 지난 6월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리걸 극장에서 열린 제20회 LA영화제 개막식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된 가운데 CJ엔터테인먼트 측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레드카펫 사진을 공개했다.

<설국열차>는 한국 영화 최초로 LA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이를 위해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틸다 스윈튼, 고아성 등이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설국열차>는 상영 후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 오는 6월27일 북미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젊은 스타 압도하는 관록으로 관객 사로잡다
2014년 상반기 극장가는 중년의 남자주인공의 매력에 푹 빠졌다. 배우 송강호는 쟁쟁한 20-30대 젊은 스타들을 압도하는 관록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상반기 아저씨 흥행의 첫 테이프를 끊은 이는 영화 <변호인>의 송강호다. 상반기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뜨겁게 만들었던 그는 ‘변호인’에서 돈만 밝히는 세속적인 속물 변호사에서 독재정권 시대 인권변호사로 변해가는 한 인물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송강호가 연기한 송우석 변호사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은 인물. 송강호의 사실적인 사투리 연기와 법정 연기는 영화가 막을 내린 후에도 오랫동안 회자됐으며 “국가란 국민이다”라는 대사는 올해 최고의 명대사로 손꼽힐 만하다.
<썰전>의 허지웅도 송강호를 극찬했다. 지난 5월 29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의 ‘예능심판자’ 코너에서는 허지웅은 영화 <변호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허지웅은 <변호인>에서 명장면으로 꼽히는 송강호의 원테이크신에 대해 “카메라 컷을 나눠서 찍어야 되는데 한 번에 찍겠다고 했다”며 “카메라 감독들에게 '여기에 이렇게 찍고, 이렇게 움직이겠다'라며 동선을 정해줬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허지웅은 “감독들이 조명이 잘 나올까 해서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찍고 보니까 기가 막히게 나왔다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어 허지웅은 송강호에 대해 “다작 끝에 오른 배우다”라며 극찬했다. 앞서 송강호는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송강호는 백상예술대상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후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변호인’ 곽도원 씨, 임시완 씨, 김영애 선생님의 양보로 큰 상을 제가 대신 받는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스태프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 송강호는 이날 수상소감을 전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잊을 수 없는 참담한 사건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가족분들께 힘내라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특유의 감정연기로 ‘송우석’ 역할 완벽 소화
2013년 송강호가 선택한 영화는 <설국열차>와 <관상> 그리고 <변호인>까지 3편. 작품성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3편의 영화에 출연한 송강호의 연기는 <변호인>에서 송우석(송강호)가 연일 먹는 돼지국밥처럼 진국이었다. 설국열차의 질주를 막는 남궁민수(설국열차), 아들을 구하기 위해 노심초사한 관상가 내경(관상), 그리고 우연히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눈뜨게 된 변호사 우석(변호인)은 모두 세상의 변화(정의)를 갈망하는 동시에, 심장 속 깊이 부성애를 품은 남자였다.
<설국열차>, <관상> 그리고 최근 개봉한 <변호인>까지 줄줄이 흥행을 이어오고 있으며 송강호는 이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삼천만이 넘는 관객들과 만났다. 바짝 각이 잡혀있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영어 대신 한국어 대사를 내뱉으며 유일하게 느슨하게 풀어져있던 남궁민수는 잔뜩 긴장된 분위기를 살짝 풀어주며 <설국 열차>의 호흡을 조절했다.

 평소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연기를 해오던 송강호는 <관상>에서 세밀하게 변화하는 심리들을 캐치해 그의 얼굴 위로 옮겨내며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을 보여주었다. 그런가하면 <변호인>에서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순차적으로 끄집어내며 강약을 조절해 5번의 공판으로 이어진 한정된 공간의 법정 씬을 클라이막스로 이끌어가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가 지난해 개봉한 이 세편의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가 모두 달랐으며, 모두 뛰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변호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인공인 송우석이 바로 인권변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인 셈이다. 송강호는 특유의 감정연기로 송우석의 변화를 오롯이 표현해 냈다. 특히 정의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법정신은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는 평가다. 송강호는 농익은 연기력으로 <변호인>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