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제5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지난 5월27일 열린 시상식에서 송강호는 영화 <변호인>으로, 제5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종서 기자 jslee@

▲ 배우 송강호

송강호는 <변호인>에서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연기했다. 돈 없고 배경 없는 세무 변호사 ‘송우석’에게 닥친 다섯 번의 공판을 다뤘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만 11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송강호는 <변호인> 뿐만 아니라 <설국열차>, <관상>까지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지난해에만 3000만 관객을 모았다.

한국 최고의 배우다운 수상소감 밝혀
송강호는 3분이 안 되는 수상소감의 대부분을 영화 <변호인>을 함께한 이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데 할애했다. 송강호는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던 지난 겨울을 보낸 것 같다”고 입을 뗀 뒤 “친구이자 영화적 동지인 위더스필름 최재원 대표의 뚝심이 아니었다면 과연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완성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또 “양우석이라는 어마어마한 내공을 가진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또는 좋은 영화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늘 연구하고 또 같이 생각해주는 투자배급사 뉴의 김우택 대표님 이하 전 직원이 아니었다면,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양우석 감독의 영화 <변호인>은 위더스필름(대표 최재원)이 제작을, 뉴(대표 김우택)가 배급을 맡았다. 송강호는 이어 “오늘 수상은 못 했지만 곽도원씨, 임시완씨, 또 김영애 선생님, 이분들의 양보로 제가 대표로 큰 상을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변호인> 출연진을 언급했다. “스태프 분들 노고에 가슴 깊이 고개를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긴 감사인사를 마친 송강호는 그제야 “18년 전 신인상을 받은 이후로 단 한 번도 얘기를 못 했다”며 아내와 두 자녀를 향해 “사랑한다는 얘기를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마지막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글쎄요”라며 입을 뗀 송강호는 “얼마 전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참담한 사건으로 소중한 생명을 희생 당하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고 나직이 말했다. 송강호는 “가족 분들께도 힘과 용기를 잃지 마시라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쳤다.

지난해는 한국영화 관객수가 사상 최다인 1억1500만명을 넘는 등 ‘한국영화 르네상스’와도 같았던 해다. 송강호는 <변호인>, <설국열차>, <관상> 주연으로 활약하며 그 르네상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 송강호의 수상소감을 들은 영화 팬들은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다운 소감이었다”며 극찬을 보내고 있다. 한 영화 팬은 온라인에서 “‘믿보송’(믿고 보는 송강호)답게 수상소감도 그 클래스가 남다르다. 잠깐의 수상소감에서도 연륜이 느껴졌다”고 했다. 다른 영화 팬은 “세월호 가족분들께 힘과 용기 잃지 말라는 얘기에 감동 받았다”며 “변호인을 통해 대상을 받은 송강호가 말하니 시사하는 바가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영화 팬은 “송강호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다. 그가 있어서 우리 영화계가 빛난다”며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고 했다.

‘2013년을 빛낸 최고의 남자배우’ 선정
2014 최고의 영화상에서 배우 송강호가 <변호인>으로 최고의 남자배우에 선정됐다. 송강호는 2014 최고의 영화상 투표에 참여한 관객 심사위원에게 총 76만 2,503표를 얻어 2013년을 빛낸 최고의 남자배우로 뽑혔다. 2013년 송강호가 선택한 영화는 <설국열차>와 <관상> 그리고 <변호인>까지 3편. 작품성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3편의 영화에 출연한 송강호의 연기는 <변호인>에서 송우석(송강호)가 연일 먹는 돼지국밥처럼 진국이었다. 설국열차의 질주를 막는 남궁민수(설국열차), 아들을 구하기 위해 노심초사한 관상가 내경(관상), 그리고 우연히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눈뜨게 된 변호사 우석(변호인)은 모두 세상의 변화(정의)를 갈망하는 동시에, 심장 속 깊이 부성애를 품은 남자였다. 2014 최고의 영화상 투표에 참여한 관객 심사위원은 이 3편의 영화 중 <변호인>의 배우 송강호에게 ‘최고의 남자배우’의 영예를 안겼다.

<변호인>에서 송강호는 17여 년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었던 연기를 선보인다. <박쥐>가 칸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을 때 <타임>지에서 “무관심, 무신경한 듯한 연기가 트레이드마크”라 평했던 송강호가, ‘매번 같은 연기를 하는데 매번 다르다’던 평가를 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열정과 의지의 화신, 변호사 송우석이 되어 열변을 토했다. 한 인간의 성장 영화이자 법정 드라마인 <변호인>에서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2007)의 생활형 조폭 아빠처럼 능청스럽게 굴지만, 세상에 대해 눈을 뜬 후에는 <어 퓨 굿맨>(1992)의 중위처럼 본능적으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굳건함을 유지한다. 법정에서 고문관 차동영(곽도원)과 맞서 항변하는 송강호의 눈에 서서히 눈물이 샘솟는다. 총 11,308,672명에 달하는 관객이 송강호의 슬프고 분노에 찬 눈물을 지켜보았으며, 2013년 최고의 남자배우로 주저 없이 송강호를 선택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