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함께 수십억 년의 역사를 함께한 바다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대륙과 섬들을 둘러싸고 있다.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포함해 다른 많은 생명이 필요한 것들을 여전히 아낌없이 내어주고 있다.

▲ 이영돈 제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 소장

이제는 ‘바다를 둘러싼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바다’와 지혜롭게 공존하는 길을 택해야 하는 것은 미래의 생존권의 보장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이에 제주대학교(총장 허향진) 해양과학연구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영돈 제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해양 자원생물의 관리와 양식기술의 실용화
제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는 우리나라 연근해의 해양 및 수산에 관한 기초연구와 제주도의 환경과 해양개발 해양산업 전반에 대한 종합연구를 목적으로 지난 1968년 3월 제주대학교 수산과학부 남방수산생물연구소라는에서 출발하여, 국립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된 제주대학교 발전 내부 혁신계획에 의거, 2001년 9월1일 해양연구소와 환경연구소를 통합 후 해양과학연구소로 오늘에 이르렀다. 특히 그동안 주로 각종 어패류의 양식기술 향상과 해양기초조사 연구에 힘써 오던 연구소는 지난 1988년 재일동포 독지가인 기당 강구범 선생이 조천읍 함덕리에 14,859㎡의 부지에 연구소 본관2,470㎡과 부대시설561㎡을 갖추어 기증함으로써 연구조사선과 연구장비를 새로이 마련해 해양과 환경 분야의 종합연구를 위한 기틀이 마련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과학연구소는 현재 해양의 실체와 그 자원의 합리적 이용과 관리, 제주 양식 수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 제주연안 환경의 특성과 관리방안 등을 규명하기 위하여 해양물리, 화학, 생물, 지질, 공학 등 여러 관련분야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영돈 교수는 “제주 양식어류의 적응생리 특성을 이용한 건강한 사양관리 기술개발과 실용화를 위한 산업체와 지식서비스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연구소는 제주에서 양식하는 대표적 어류인 광어의 번식특성과 광주기와 수온을 이용하는 적응생리 이용기술을 개발하여 년중 수정란을 생산 할 수 있는 사양관리 시스템을 양식현장에 지식서비스를 통한 실용화 성공으로 1990년 초까지 일본에서 수입하는 광어 수정란을 대체하였고 광어양식의 완전 산업화 선도에 기여하였다.

▲ 2014년 5월 벨기엘 브르쉘 수산식품박람회

이 교수는 “연구소는 제주연안 어족의 산란과 번식 생태를 연구해 자원생물 관리와 양식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 할 예정”이라며 “이와 같은 양식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는 실용화가 관건이기 때문에 장기계획을 세워 경영평가를 병행하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경제 살리는 다양한 연구 수행
“21세기는 해양시대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해양자원관리 및 보호,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은 물론 고부가 해양산업개발에 치열한 경주를 해나갈 것이다. 해양과학연구소도 이러한 추세에 부합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과거의 정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설립 이후 사회를 이롭게 하는 연구에 매진해온 해양과학연구소. 현재 해양과학연구소는 나가사키대학교와는 매년 번갈아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국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실습과 지역 어민들의 소득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등 연구 기관이자 교육시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년 지역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에게 소정의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이영돈 교수는 제주 물, 용암해수(염지하수)를 실용화 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 붉바리 어미사육수조

이 교수는 “제주 염지하수는 수온 17~18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무암과 모래에 여과된 물이기에 항상성과 청정성을 겸비하고 있다”며 “이런 장점을 갖춘 염지하수는 난류성 어종과 한류성 어종을 양식하는데 더 없이 좋은 환경 요소이다. 제주 염지하수는 기후변화에 대응,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개발해 나가는 중요한 울타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용암해수사업단(2005년-2008년)을 이끌면서 염지하수를 ‘용암해수’로 명명하고 브랜드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앞으로“ 용암해수를 먹는물로 개발하여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고, 화장품소재, 식품소재, 의료건강서비스 등으로 활용범위가 확대되어 제주의 신성장 동력으로 거듭 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영돈 교수는 제주양식 어류의 브랜딩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간 제주의 양식어류는 일본이나 미국 시장에 상당수 진출했으나 유독 판매기준이 엄격한 유럽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제주양식광어의 품질과 가치를 높이고, 수산양식문화를 업그레이드하기위해 고군분투해온 이영돈 교수는 ‘GAP(Global good aquaculture practice)’ 을 국내 최초로 유럽인증을 획득하여 양식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제주 바리과어류 붉바리, 다금바리(표준명 자바리), 구문쟁이(표준명 능성어), 홍바리에 대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미 붉바리의 인공수정난 생산과 종묘생산을 수행했으며 현재는 어미 개체를 확보하고 번식특성 이용기술과 정보를 바탕으로 산학연이 양식 실용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광어에 이어 붉바리, 다금바리를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