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이라 하면 여전히 옛날의 그 진부하고 추상적이고 무거운 춤을 많이들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한국 현대무용은 많이 변화했다. 다양한 배경의 무용수들이 많이 유입됐고, 움직임 자체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 홍선미 교수는 현재 한국동작치료협회장, (사)한국현대무용협회 이사, (사)한국예술교육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 현대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선미 삼육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겸임교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홍선미 무용극단 NU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홍선미 교수는 현재 한국동작치료협회장, (사)한국현대무용협회 이사, (사)한국예술교육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해
홍선미 교수는 ‘공연과 리뷰’가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상과 안무상, (사)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심사위원선정 특별예술가상, (사)밀물예술진흥원 주관 베스트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무용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 춤을 접한 홍 교수는 서울예술고와 이화여대 무용과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춤 전공자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후 이화여대와 세종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홍선미 교수는 자신에 대하여 “무용에 의한 창작을 함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홍 교수는 “춤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신체 하나만으로도 표출할 수 있다. 거대한 무대장치에 의존해서 움직이거나 기능만을 보여주는 것은 춤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저는 작품을 창작할 때 일반 안무가들과는 달리 기교적인 부분보다 몸에서 진정으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호흡들을 중요시 여기며 의미 있는 동작연구와 상징적 표현, 정서전달에 의한 기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안무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이 없이 몸의 동작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춤은 어찌 보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홍선미 교수는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테크닉을 우선하기보단 무용의 내면에 흐르는 드라마적 요소를 연극처럼 강조했다. 덕분에 구성도 정확해졌다. 때문에 관객들은 홍 교수의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니아층까지 생겼을 정도다. 최근에는 음악제, 패션쇼, 오페라 등의 연출을 맡아 진행하면서 대중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전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 9월과 11월에 진행한 ‘단청, 춤추다’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리 고유의 단청 이미지를 춤에 접목시킨 개념적 패션 퍼포먼스로 단청의 오방색에 홀린 세계적 패션디자이너 이기향(한성대 패션디자인학과)교수가 예술감독을 맡고 홍 교수가 총괄안무가로 참여하여 뉴욕공연에 초청받기도 하였다. ‘단청, 춤추다’는 현대를 아우르는 춤의 클래식화로 깊은 울림을 주며, 무용수의 신체 본질을 부각, 단청의 화려함과 한국적 정서, 분단의 아픔, 평화 등을 폭넓게 표현한 성공적 크로스오버의 대표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각 나라 대사관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홍선미 교수는 “다시 한 번 한국을 알리는 단청을 활용한 ‘오방색의 꿈’이라는 새 작품을 준비 중”이라며 새 작품에서는 무용과 패션, 연극, 영상의 3가지 장르를 아우를 예정으로 올 하반기의 계획을 전하였다.

춤에 대한 갈증 해소하고자 무용극단 설립
무용수로서 항상 춤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홍선미 교수. 그는 그 갈증을 해소하고자 지난 1997년 홍선미무용극단 NU를 설립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홍 교수는 아직 어린 나이였고, 교수에게 사사 받으면서 학교 무용단에 소속되어 있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홍 교수는 과감히 무용단을 설립했고, 17년 동안 이끌어 오고 있다. 홍선미 교수는 “무용단 설립을 통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저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또한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을 만나 함께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설립 이후 무용단은 지금까지 총 15회의 정기공연을 진행해왔고 5월1~2일 8시에는 서강 메리홀에서 제16회 정기공연-‘그녀의 잔상’의 막을 올릴 예정이다. 홍선미 교수는 “이 작품은 작가 유진오닐의 ‘느릅나무 아래 욕망’이라는 작품의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서 창작화한 작품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와 닿도록 연극적인 요소도 많고, 책을 읽은 사람이나  읽지 않은 사람들도 편안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춤이 대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무용을 어렵게만 생각한다. 그 편견을 깨는 것이 아직까지는 어렵다는 홍 교수. 그는 “그동안 나름 대중과 소통할 수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해왔는데, 아직까지는 무용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용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며 “오늘날 예술계의 전체적인 흐름은 순수를 고집하기 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켜 대중들과 호흡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무조건 순수와 실용을 분리시킬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방법으로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실력 있는 진정한 예술인들이 걱정 없이 창작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만을 소망한다고 의미 있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