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영역에서 협동조합 설립의 봇물이 터지고 있다. 협동을 통한 약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협동조합의 기본정신과 지방자치단체의 본격적인 협동조합 설립지원시책에 힘입어 벌써 전국적으로는 4000개, 서울시만 1000개가 넘는 협동조합 설립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재원 기자@

▲ 김희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이사장

자본주의의 일반적 기업형태인 ‘주식회사’는 작금에 이르러 지나친 성장지향, 성과주의가 피로감을 보이며 바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일인 경영자 중심으로 휘둘리며 직원의 창의성 발현과 장기적 혁신을 저해한다는 시각에서 언제나 자유롭지 못하다. 공동체 주의의 협동조합이 과연 현실에서 어느 정도의 효율을 보일지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점차 시험단계를 넘어 다양성을 추구해야할 미래경제구조의 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고의 전문성과 규모화로 투명 정직한 ‘최소 이윤’ 추구
최근 성공적 조합운영사례로 자주 예시되고 있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남다르다. 전 직원이 항상 웃음과 행복이 끊이지 않으며, 매일 회사 출근이 즐겁다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김희범 이사장을 만나 보았다. 김 이사장은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공동투자, 민주적 운영, 공동분배의 정신 하에 이익보다 사회 정의와 사람, 인간중심으로 협동조합을 운영한다는 원칙에 충실히 운영되고 있다”며 “최근 직원 2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작년 설 보너스로 100만원을 지급하는 여유가 생길정도로 안정적으로 운영 되고 있다”고 말했다. 냉각탑, 환기 시설(닥트), 보일러 등의 유지·보수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국가공인 기능사, 산업기사 자격 등 규모 있는 회사의 팀장급 이상 직원과 20년 이상 베테랑 기술 위원들이 대거 포진한 국내 최고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희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자본주의의 역사적 문제점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며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민주적, 자립적, 헌신적, 공익적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구성원의 복리증진과 상부상조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선도하고, 유지보수 금액의 현실화와 투명성을 담보, 물가 안정과 국민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사회 공헌에 뜻이 있는 해당 전문분야 최고 경력의 기술 엘리트들이 합심하여 서울시의 인가를 얻어 설립되었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지보수업체들의 영세성과 비전문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유지보수의 표준 및 기준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대부분 업체들의 과도한 이윤 추구로 비교적 가격이 높고 편차도 심한 편이다. 이에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최고의 전문성과 규모화를 통해 최소 이윤만을 추구하며 투명 정직한 견적서와 제안서, 정품정량 시공, 깔끔한 공사 마무리, 공사완료보고서 제출 의무화, 확실한 A/S 보장을 위한 보증보험증권을 발행해 유지보수산업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김희범 이사장은 “이제는 한국유지보수업계에서도 규격 표준화와 계량화가 이루어져 보다 합리적인 공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규모화와 전문성으로 가격을 현실화, 적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업계에서도 선도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세종문화회관, 청와대 사랑채, 남부지방검찰청 등 관공서와 현대, 쌍용, 삼양식품 등 대기업이 발주하는 공사를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이 각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맡은 업무에 따라 기술이사·영업이사는 관련 책임을 다하고, 대표는 대표답게 일반적인 관리를 하고 중요한 결정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운영회의나 총회에서 결정한다. 김희범 이사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신뢰성이다. 아니면 믿음이 깨진다”면서 “모든 것을 100%  투명하게 오픈하고 있다. 사업도 회계도 조합원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전 직원 모두에게 법인 카드를 주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무적으로 주어진 역할은 있지만 어떠한 차별도 없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다

▲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공동투자, 민주적 운영, 공동분배의 정신 하에 이익보다 사회 정의와 사람, 인간중심으로 협동조합을 운영한다는 원칙에 충실히 운영되고 있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직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관리하며 운영하고 있는, 직원이 주인인 협동조합이다. 때문에 주요 안건은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하지만, 나머지 작은 범위 내에서는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회사에 지장이 없고 업체에 지장이 없다는 믿음 하에 책임자에게 일정부분 재량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은 일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자신이 맡은 책임만 다한다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모든 조합원들의 성과에 따른 급여수준도 오히려 처음부터 이전 직장에서 받던 수준보다도 높게 책정하여 지급받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일부 우려의 소리가 있었지만 목표를 가지고 반드시 이룬다는 의식을 전 조합원이 공유했고 어렵지 않게 목표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주식회사의 목표지향형 성과주의의 장점을 조합했다고 김 이사장은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또한 “조합원들의 여가 활동 역시 어느 직장에 비교해도 여유롭고 활기차다. 특히 회사도 중요하지만 집안에서 가장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최대한 배려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생명의전화사회복지관’ 등에는 원가만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등 복지 시설들의 보수 공사를 재능기부 방식을 통해 수행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김희범 이사장은 최근 ‘강서구 명예 지역아동센터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회사를 나오고 싶은 기분 좋은 회사, 스트레스 없는 회사, 그리고 ‘을’의 서러움이 없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의 임직원들은 업무에 있어서는 정도, 신뢰, 열정으로 고객이 감동할 때까지 임하며, 의사결정은 창의적,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상호협동을 통해 목표를 성취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모두가 고루 행복한 회사, 이익을 사회 환원하고 봉사하는 회사, 모두가 선망하며 존경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질주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NM